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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낭아 Aug 08. 2023

호칭난관


우리나라 사람들은 호칭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조선시대에 이어 현재도 한국사회에서는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 한다.

서열을 따져 상대를 높여 부르거나 직함으로 지칭해야 한다.

현직함이 없으면 전직함까지 끌어다 쓴다.

고객에게는 '..님'자 까지 붙여야 한다.

이렇게 호칭은 불리는 이가 대접 받는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아저씨' 나 '아줌마' 라는 호칭은 미운 오리자식이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아저씨', '아주머니'가 집안 어른을 높여부르는 호칭이었지만,

지금은 '아저씨'라는 호칭이 남남 관계의 성인 남자를 예사롭게 이르거나 부르는 말이 되어 당사자를 낮게본다는 느낌을 받게한다.

예전의 드라마들에서 가사도우미를 '아줌마'라고 불렀다.

귀족의 딸을 높여부르던 '아가씨'라는 호칭도 유흥업소에서 자주 사용되었던지, 가족이 아닌 관계에서는 불건전한 호칭이 되었다.


이처럼 우리말의 호칭은 계급이 낮아졌다.

우리는 호칭난관에 빠졌다.


서양에서는 집 밖에서 모르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웃어준다고 한다. 

우리는 미지인과는 눈을 잘 마주치지 않던가, 마주쳐도 무표정하게 고개를 돌린다.

왜 그럴까? 아마도....

중세 서양은 칼찬 기사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적이 아니라는 것을 표현해야 했을 것이다.

조선은 신분제 사회이고 서열사회여서, 

길에서 만나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위아래 관계부터 따져서 아랫사람이 설설 기어야 했다.

게다가 호칭까지 높낮이를 따져야하니, 낯선 사람을 보고 웃었다가는 서열관계에 강제수용 되니 눈도 잘 마주치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지금 쓰이고 있는 호칭을 보면

전화를 받을 때 - 여보세요? (여기 보세요의 준말 인듯)

부부 관계 - 여보(여기 보오의 준말 인듯), 누구 부모, 자기야, 오빠야

청소년을 부를 때 - 학생

가게에서 직원을 호출 할때 - 여기요(여기 보세요의 준말 인듯), 저기요

음식점에서 직원을 호출 할때 - 이모님, 사장님

---> 이 부분은 서로 불만이 없는 듯 하다.

(그런데, '여보세요'를 마주 서 있을 때 사용하는 것은 따질 것이 있다는 뜻이니 조심)


불평등을 호소하는 호칭들에는

시댁 : 처가

친가 : 외가 (外家)

남편 어머니 - 어머님 : 아내 어머니 - 장모님 

(어떤 젊은 부부의 사연을 보니, 아내 전화기에  '시어머니'로 저장 된 것을 보고 남편이 '시어머'이라고 '님'자를 붙여쓰지 않았다고 타박했다던데...... '~님'은 호칭에 쓰는 것이지 명칭이 아님)

시아주버님, 도련님, 아가씨 :  처남, 처형, 처제

---> 이거슨 엄청난 사회적 합의가  .......


지금 우리에게는 듣는이도 부르는 이도 서로 좋을 호칭이 필요하다.

특히 남남관계의 성인을 부르는 호칭이 중요하다.

예전에 공놀이 하다가 공이 테니스장으로 넘어 가서

"선생님, 공 좀 주워 주시겠어요?"

했더니, 다른 사람이 넘긴 공까지 주워다 주었다.

'아저씨' 대신 '선생님'으로 부르면 듣는 이도 기분 좋고 좀 더 정중하게 나를 대할 것이다. 게다가 부르는 나 자신의 품격도 높여 준다.

('선배님'은 형제 항렬의 호칭이고, '선생님'은 부모 항렬의 선배에 대한 호칭이다)

'아줌마' 보다는 '아주머니'가 조금 더 무난하게 들린다. '여사님', '사모님'은 영업계 쪽의 호칭이라 일반인끼리는 좀 거슥하다.

미혼의 여성을 부를 때는 ........(고민고민) 

"언니"

"내가 그쪽보다 나이들어 보여요?"

"애기씨?" - 부르는 이가 낯 간지럽다. 

 '아가씨' 호칭이 불건전해 지니 젊은 여성을 부를 호칭이 참 없다.

뭐 없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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