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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낭아 Sep 05. 2021

옹고집전, 김유신과 가짜 의자왕

의자왕은 태자시절에는 '해동의 증자'로 불릴 만큼 

품성이 좋았고 즉위 후에는 외교와 내치에 힘쓰고 

영토확장에도 의욕을 보였다

     

어느 때부터 시원찮더니 나라까지 잃고 말았으니.....


............


신라 무열왕2(655)에 백제 의자왕은 고구려와 말갈의 힘을 빌려 신라 23개 성을 공격, 8월에 30개 성을 함락한다.

이에 불안을 느낀 김유신은 홀로 깨어 신라의 명운을 걱정하였다추남이 홀연 모습을 드러냈다.

어인 한숨이신가?”

백제의 의자가 이리 신라를 괴롭히니 어쩐단 말입니까?”

우선 당에 사신을 보내게급한 불을 끄는 동안 백제왕 의자를 어찌 할지 생각해 보겠네.”

이에 신라왕 춘추가 당에 사신을 급파하여 구원을 요청하였다당고종은 영주도독 정명진과 중랑장 소정방을 보내 고구려 침공을 감행했다

고구려가 당군을 막기 위해 군사를 요서 쪽으로 돌리자 신라는 숨통이 트이었다

그사이 김유신은 백제의 도비청성 한 곳만 집중적으로 공격하였다

신라군의 집중적인 공격에 못 이긴 의자왕은 퇴각을 결정한다.

사비성의 턱 밑까지 들어가 진을 친 유신의 막사에 쥐 한 마리가 앉아있다유신은 초조하게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이윽고 부관이 작은 주머니 하나를 들여온다

조미압으로부터 전해 온 것입니다.”

조미압은 백제로 끌려간 신라의 지방현령인데지금은 백제신하 임자의 종으로 들어가 있다.

그래이것이 백제왕의 손톱이란 말이지?” 

유신은 백제왕의 손톱을 쥐에게 먹였다손톱을 삼킨 쥐가 유신의 막사에서 달려 나갔다유신은 쥐의 뒷모습을 비장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그리고 부관을 불러 애매한 지시를 내렸다.

기마병 200 기로 퇴각하는 백제왕을 추격 하되 따라잡지는 마라.”

부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명을 수행 하였다



백제 주력부대가 신라군의 추격을 방어하며 퇴각하는 동안의자왕의 호위부대는 선두로 퇴각했다하지만어느 새 따라붙은 신라 기병대가 의자왕의 붉은말만 집중적으로 뒤쫓아 왔다의자왕의 호위군 병사 하나가 말을 옆으로 가져다 대었다

어라하곧 신라 기병에 따라잡히겠습니다앞쪽 산모롱이를 돌면 소인과 갑옷을 바꾸어 입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의자왕은 병사의 의견을 따라 옷을 바꿔 입었다의자왕의 갑옷을 입은 병사는 의자왕의 붉은말을 타고 달려 나갔다신라 기병이 붉은 말을 추격하자 진짜 의자왕은 숨을 돌리고 골짜기로 몸을 숨겼다.

어둠이 내리고 사방이 고요해졌다산골짜기에서 숨어 있던 의자왕은 그제야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호위병 하나 남기지 않고 부대를 전부 몰아간 것도 그렇고수색부대조차도 오지 않는 것이었다

이슬을 맞으며 밤을 지새운 의자왕은 산길을 걸어 며칠 후에야 사비성에 도착하였다지친 의자왕은 성문 경비에게 겨우 한 마디 했다.

나는 백제왕이다궁에 알려라.”

의자왕은 기진하여 당장에라도 주저앉고 싶지만왕의 체통을 지키려 애쓰며 서 있었다.

낙오병 같은데소속 부대로 가서 귀환신고 하게.”

경비는 사병복장의 의자왕을 그냥 성문으로 들여보냈다의자왕은 일개 문지기에게 자신의 신분을 증명해 보일 수 없어 스스로 궁궐까지 걸어가야 했다궁궐 문 앞에서 문지기에 또 막혔다.

물러나라어라하의 행차시다.”

뭐라?”

의자왕이 의자왕의 행렬에 떠밀려야 했다.

내가 어라하이거늘어라하의 행차라니?”

의자왕은 이게 무슨 일인가 하여 빈 수레를 밟고 올라서서 왕의 행차를 보았다전날에 옷을 바꿔 입었던 병사가 의자왕 행세를 하며 말을 타고 입궐하는 것이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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