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by 연필향나무

집 가는 골목에는 원룸이나 주택단지가 많다.

그래서 항상 길 가에는 비슷한 모양의 풀이나 똑같은 풀들이 넓게 자리 잡고 있다.

한 곳에서 무성하고 넓게 또 높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엔

색이 있고 꽃잎 같은 형상을 가져야지

무언가를 피워냈다고 생각했다



남들은 꽃이 되라고 하지만

난 꽃보다 질기고 파릇파릇한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풀이되면 좋겠다 했다.



뭐가 피었는지

내가 뭘 피워냈는지

어떻게 피어났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

한 곳에서 무성하고

넓게 또 높게 자라며

영역을 넓히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는 걸

살다 보면 이 모든 걸 까먹었었다.



그렇게 까먹은 것들은

또 나와 가까이 있는 것들로 인해 떠올리게 된다.

늘 그랬듯

다시 제자리를 찾으며

결국엔 나의 주변이 다시 알게 해 줄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좀 더 나은 이가 되고자 노력하는 것도

모두 다 필요하지만

꽃이 되지 않아도

풀이되지 않아도

무언가 피어나고 있으니

언제나 그랬듯

다시 찾아갈 수 있을 거다.

그러니 너무 낙담하지 말자.

너무 스스로를 불행하게 하지 말자.



만약

그 어떤 것도 피워내지 않았다면

내가 무엇을 피워냈는지 까먹었다면

가까이에 있는 것들이

너의 주변이 다시 알려줄 테니.



무엇을 피워냈는지

무엇이 피어났는지

잊지 않았으며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