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는 골목에는 원룸이나 주택단지가 많다.
그래서 항상 길 가에는 비슷한 모양의 풀이나 똑같은 풀들이 넓게 자리 잡고 있다.
한 곳에서 무성하고 넓게 또 높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엔
색이 있고 꽃잎 같은 형상을 가져야지
무언가를 피워냈다고 생각했다
남들은 꽃이 되라고 하지만
난 꽃보다 질기고 파릇파릇한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풀이되면 좋겠다 했다.
뭐가 피었는지
내가 뭘 피워냈는지
어떻게 피어났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
한 곳에서 무성하고
넓게 또 높게 자라며
영역을 넓히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는 걸
살다 보면 이 모든 걸 까먹었었다.
그렇게 까먹은 것들은
또 나와 가까이 있는 것들로 인해 떠올리게 된다.
늘 그랬듯
다시 제자리를 찾으며
결국엔 나의 주변이 다시 알게 해 줄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좀 더 나은 이가 되고자 노력하는 것도
모두 다 필요하지만
꽃이 되지 않아도
풀이되지 않아도
무언가 피어나고 있으니
언제나 그랬듯
다시 찾아갈 수 있을 거다.
그러니 너무 낙담하지 말자.
너무 스스로를 불행하게 하지 말자.
만약
그 어떤 것도 피워내지 않았다면
내가 무엇을 피워냈는지 까먹었다면
가까이에 있는 것들이
너의 주변이 다시 알려줄 테니.
무엇을 피워냈는지
무엇이 피어났는지
잊지 않았으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