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랑 May 26. 2021

참 나쁜 언니가 아니었음 좋겠다!


꽃 모양이 머리에 쓰는 터번과 비슷하여 튤립이라고 이름을 갖게 되었던 꽃. 왕관 같은 꽃, 뿌리가 황금색인 Tulip.  언니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꽃! 웃을 때 입모양이 튤립처럼 우아하게 웃던 모습이 떠오른다. 꽃의 여신이 억울한 소녀를 위로하기 위해 만든 꽃이라고 하는데, 꼭 꽃의 여신이 언니에게 선물을 선사해주길 간절히 기도한다.




언니의 카톡프사에 있던 튤립이다. 언니랑 정말 많이 닮았다. 한국에 K 장녀로 태어나 K 장녀로서 잘살아냈고, 그리고 시집가서 의사 아들의 며느리의 역할도 잘 해냈던 언니. 그 누구보다 씩씩하고 당당하게 보였던 내겐 그런 사람이었다. 내게 친언니가 있었다면 저런 언니였으면 좋겠다고 몇백 번을 상상했었다.  



언니는 지금 표적 항암 치료받고 있다. 꽃같이 이쁘고,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언니가 유방암 전이가 되어서 치료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글 쓰는데 왜 눈물이 먼저 흐르는 거지..




오랜만에 전화해서 목소리를 들었다. 

여전히 곱고 당당한 목소리가 내 마음 한곁을 후벼판다. 

괜찮다고! 지금 치료 잘 받고 있어서 좀 괜찮아지고 있어서 이제 차 한잔할 수 있다고 꼭 보자고 한다. 


참 못 땠다! 언니!  그렇게 말하는 나도 참 못 땠네. 

여태껏 연락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말이야. 

너무 미안해서 지금 언니한테 편지를 쓰고 있는 거야. 


내 마음을 전화로 도저히 전달을 못하겠더라. 

억지로 꺼냈다가 언니를 내가 더 힘들게 할까 봐. 

언니 같은 튤립꽃이 꼭 안아주는 꿈을 꿀 거야...




작가의 이전글 달리기! 읽기! 쓰기! 나를 다시 알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