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를 보다
중세 이래로, 근대까지도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시도들이 철학 분야에서 계속 있어왔다. 하지만 수많은 우리의 전통 신이 등장하는 영화 [신과 함께]는 역설적으로 신의 부재를 증명한다. 한 개인을 삶을 재판하면서, 그 가치에 대해 인간의 잣대로 평가를 내린다. 하지만 이 세상에 순수한 개인의 판단과 결정은 없고, 비록 영향이 크거나 작을 수 있지만, 재판을 받는 사람의 삶은 모든 것이 상황 논리 속에 가능할 뿐이다. 신이 주인공을 가난하게 태어나게 했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그는 절대로 나태할 수 없었다. 이것은 어쩌면 신이 주인공의 ‘나태 점수’를 0점으로 만들기 위해, 일부러 가난하게 만들어 놓은 건지도 모른다. 상황이 이러한데 신들이 그 주인공의 삶을 평가하는 것은 공정치 못한 것이다. 늘 가정하듯, 신이 모든 것을 아는 전지전능한 존재라면 상황 논리 역시 신의 창조물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부당한 상황 논리에도 불구하고, 그를 평가하여 상벌을 준다면, 신은 공명정대해야 하는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그러므로 신은 부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