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일부러 유명 미술관을 찾아 진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커다란 열정과 약간의 허세다. 매우 전문적인 수준에서 붓 터치, 재료의 특성, 공간 속 진본의 느낌을 관찰하려면 진품을 봐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관광객들과 섞여 정신없이 그림을 흘리 듯 보는 것보다, 도판으로 보는 것이 더욱 그림을 온전하게 드러내어 준다. 한참을 눈앞에 놓고 보면, 작가의 의도, 그림이 주는 메시지, 그림과 나의 교감 등이 온전히 나의 머릿속에 들어온다. 요즘은 책의 도판도 매우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