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의 다른 특징 4가지
선지자 무함마드의 피의 혈통을 중시했던 관점 탓일까? 그 믿음의 방식에서 시아파는 순니파에 비해 조금 더 격정적으로 보인다. 현재도 시아파 지역에서는 제3대 이맘 후세인의 순교를 기리는 행사를 가진다. 이맘 후세인의 죽음이 있었던 모하람 기간 동안 거리는 검은 천으로 덮이고, 사람들은 밖으로 나와, 체인이나 칼로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며, 대대적인 행진을 벌인다. 이것을 ‘씨네 자니’라고 하는데, 이맘 후세인의 카라 발라에서의 고통을 나누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는 이 광경을 2004년 파키스탄에서 약간의 무서움과 호기심을 가지고 호텔에서 지켜보았다. 보기보다 뭐 그리 잔인하거나 무섭지는 않았지만, 주변의 말로는 이 기간 동안 외국인들은 조금 위험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시아파에는 특별한 거짓말의 전통이 있다. ‘타키예’라는 것인데, 과거 순니파에 의한 대대적인 탄압이 가해졌을 때, ‘자신이 시아파임을 부인할 수 있다’는 전통이 그것이다. 이것은 공식적으로, 종교적으로 거짓말이 허용되는 전 세계 유일무이의 사례일 것이다. 순니파에 의한 역사적인 탄압이 얼마나 지독하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정치적인 정적의 제거와 탄압이 종교라는 탈을 쓰고 진행된 경우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두바이와 터키의 모스크에서는 보지 못했는데, 이란의 모스크에서는 기도할 때 사용하는 조그만 돌멩이나 나무를 볼 수 있다. 이슬람의 기도는 서양과는 달리 동양의 절과 비슷해서 머리를 바닥에 대고 엎드리는 절차가 있는데, 이 때 이 돌에 머리를 찧는 것이다. 그래서 이란에서는 신실한 사람들의 이마는 늘 불그스름하다. 몸에 어느 정도 고통을 가함으로써, 자신의 격정을 드러낸다.
그리고 순니파에서 이맘은 단순한 예배 인도자를 의미한다. 예배 인도자는 선창을 하고 기도의 절차를 리드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사무실에서 직원들끼리 모여 기도할 때도, 직원 중 하나는 꼭 앞에 나서서, 수라 틀 파티하(개경장 - 꾸란의 첫 번째 장으로 기도를 시작하는 페이지)를 낭송하고, 몇 번의 절과 반절을 인도한다. 이때 그 직원도 일종의 이맘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아파에서 이맘은 12 이맘처럼, 절대적인 숭배의 대상이 된다. 이란을 여행하며 이맘과 관련하여 느꼈던 것은 이란에서는 이맘 숭배가 지나쳐 어쩌면 선지자 무함마드 조차 뒷전으로 밀린 듯한 인상을 받는다. 이슬람은 원래 성직자 계층이 없으며 알라와 인간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그 근본으로 삼는데 비해 시아파의 12 이맘의 존재는 어쩌면 신과 인간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호메이니 역시 이맘으로 호칭되는 것을 보면 호메이니 역시 이란 인들에 의해 신성이 부여되고 있는 듯하다. 또 이슬람은 기독교와는 달리 우상의 모습을 만들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시아파에서는 이맘의 존재가 그림으로 그려지며 존경과 숭배, 심지어 구복의 대상이 되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