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te Modern 큐레이터의 기획에 감탄했다. 보통 미술관은 시대별, 작가별,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사조별로 전시를 하는 것이 관례인 것으로 알았는데, 몇몇 전시 공간에서 아주 특별함을 보았다. 유명한 모네의 그림이 다른 현대 미술가의 작품 속에 전시되어 있고, 몬드리안의 작은 작품이 역시 무명 작가(?)의 작품과 같이 전시되어 있었다. 설명에 따르면 대가의 작품에 영감을 받았거나, 같은 감성에서 나온 유사한 이미지를 병렬로 보여주는 기획이었다. 이렇게 전시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대가의 작품들이 주눅 들어 보이고, 왜소하게 보이는 느낌이 있었다. 전시 자체가 생소함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예술이 되는 순간이었다.
Wallace Collection에서의 경험 - Mr. Wallace는 정말 대단한 수집가다. 나는 주로 벽에 걸린 회화 작품들을 보며 지나왔지만, 전시된 고가구, 예쁜 그릇들 그리고 중세의 기사들의 무기와 갑옷 등 개인이 수집할 수 있나?라는 의심을 들게 할 만큼 방대한 양의 수집을 자랑한다.
이런 개인이 운영하는 미술관에 오면 수집가 개인의 미술 취향을 파악할 수 있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Mr. Wallace는 로코코의 거장 프랑수아 부셰의 그림을 무척 좋아했다. 그의 그림은 다소 관능적이지만 잘 그린 그림으로 당시 귀족들의 집을 장식하기에 매우 좋은 것이었다. 또 영국 화가로는 조슈아 레이놀즈의 초상화 그림들이 많았다. 역시 공식적인 아카데미 출신들의 안정적인 그림을 사는 것이 당시에 안전한 투자이고, 당당한 보여주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초상화가 상당히 많았는데, 특히 나의 맘에 들어온 것은 그뢰즈의 그림 속 여성의 나른한 시선과 영국 작가 게인즈버러의 소녀 그림이었다.
Tate Britain - 나의 마음에 들어온 생소한 화가의 크지 않은 두 개의 작은 그림이 있었다. ‘Fairy Feller’s Master-stroke’ 리처드 대드 / 화면을 가로지르는 나뭇가지들에서 현대의 구도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알고 보니 그는 정신병으로 아버지를 살해하여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