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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의 이름

by YT

한국과 아랍/터키의 이름 짓는 패턴은 매우 다르다. 우리는 대부분 한자어로 포함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거나 뜻이 아름다운 순 우리말을 찾는 반면, 아랍의 이름은 이미 존재하는 기성품의 의미 및 이미지를 차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아랍과 터키 이름의 상당수는 종교적인 인물 혹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이의 이름을 차용하고 있다. 이것은 그 이름이 주는 후광과 좋은 이미지 때문이다. Muhammad(Muhammad도 Mohammad, Mohamed, Mohannad, Muhannad 등으로 Variation 된다), Ahmad, Omar, Fatima(선지자의 딸, 여자 이름), Ali 등의 이름은 종교적인 지도자나 유명인의 이름을 차용한 경우이다. 그들의 이미지에 있는 숭고, 높음, 정화, 희생, 봉사의 이미지를 작명에 더하는 것이다.

다른 형태로는 자식이 태어난 달과 요일을 이름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Rajab(이슬람력 7월)이나 Jumana(금요일), Ramazan(이슬람력 9월), Kamis(목요일)등의 이름이 그러한 것이다. 우리네 사극에 등장하는 삼월이, 유월이, 근대의 춘자 같은 이름 작법과 유사하다. 물론 이런 단어들도 나름대로 그 고유의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주로 자식이 태어난 달과 요일에 일차적으로 근거한 이름들이다.

또, 아랍어 알파벳에 근거한 이름이 있다. 터키의 경우 여자 이름 중 ‘엘리프’가 많은데 이는 아랍어의 첫 번째 알파벳을 차용한 경우로, 주로 그 집안에서 태어난 첫째 딸에게 붙이거나, 혹은 여성스럽고, 키 크고, 곧게 자라라는 바람에서 알파벳 엘리프의 길쭉한 이미지를 차용하여 작명한 경우다. 아랍지역에서는 함자라는 이름이 이 경우인데, 터키의 엘리프와 같은 첫 번째 알파벳의 이름을 차용한 경우이다.

그리고 내가 접한 특이한 아랍 이름 중에는 Turki라는 이름이 있는데, 이는 아마도 조상이 터키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터키에서는 쿠빌라이라는 이름의 파트너사 사장을 만난 적도 있는데 이것은 조상이 몽골과 관계있을 것이다. 터키에서 많은 '젱기스'라는 이름 역시 장기라는 아랍의 유명 장군과 관계있거나, 더 멀리는 몽골과 관계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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