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성석제 아저씨의 소설이 아니다. 성석제 하면 기지와 해학인데 그것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성석제라면 기본적인 재미와 여러 번의 '피식'은 얻을 수 있었기에 [왕은 안녕하시다]를 신청했으나, 읽는 내내 나는 안녕하지 못했다.
‘역사에서의 가정’ 같은 것을 할 의도로 썼다고 여겨진다. 역사적인 흘러가는 사건 속에서, 가공의 인물을 만들었고(그는 성춘향의 손자다) 그 인물이 사건 속에서 가지고 가는 아주 평범한 역할(이미 알려진 역사의 전개를 바꾸지는 않는 범위에서)을 보여주며, 그것이 일반 백성의 관점임을 얘기하고, 확장하여 오늘날 ‘이 또한 역사적 사건’ 속 우리 민중을 얘기 하고 싶었다고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나 그 역할이 작아서, 사건의 증폭을 키워내는데 실패한 감이 있다.
그리고 그는 왜 그동안 KBS/MBC/SBS/종편/영화 등에서 수많은 변주가 이루어졌던, 숙종대의 사건을 배경으로 한 것일까? 읽는 내내 내가 익히 알고 있는 배역의 탤런트들이 상상 속 장면에서 연기를 했다. 과거의 어휘들을 이해 못하고 건너뛰는 찜찜함이 많았고, 상소문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너무 지루했다. 왜 성석제 아저씨는 이 소설을 썼을까? 정말 미스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