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여행 중일지 모르고 또 다른 누구보다 해외여행을 많이 했을 것으로 생각되기에 내 여행의 이유도 여기에 있을까 하는 기대로 책을 읽었다.
김영하 작가는 그림자 찾기, Nobody가 되는 것 등으로 여행의 이유를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 회사원보다 일상의 변화가 많을 것 같은 소설가/유명인의 여행의 이유일 것이다. 그럼 나에게 있어 여행의 이유는 무엇일까? – 일상의 루틴에서 벋어 나고 싶을 때 여행을 기획하는 것 같다. 하지만 휴일이나 휴가 등 시간적인 제약과 맞아떨어져야 된다는 조건도 있다. 일상의 루틴 – 골프에서 ‘루틴’은 셋업부터 공을 치기 전까지 습관을 이야기한다. – 이 하품 나고, 점점 피로해지고, 졸릴 때 나는 여행을 기획한다. 일상의 루틴과는 다른 여러 요소를 구성함으로써(관광지, 낯선 곳에서의 운전, 호텔에서의 조식과 숙박, 미술관, 공연 등) 약간의 일탈, 특별함을 겪고 싶은 욕구가 내 여행의 이유인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루틴의 일탈'은 나와 관계없이 자동 재생된다는 것이다. 최초 여행의 일탈과 자극은 다시 루틴을 지루하게 만들고, 두 번/세 번 계속해서 여행을 기획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주기는 점점 단축된다. 어쩌면 여행은 마약과 같은 자극제인지 모른다. 어쩌면 여행이 '돌아온 루틴'을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한편, 내가 여행을 통해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실제 여행 기간보다 그것을 준비하는 기간이 더 설레고 즐겁다는 것이다. 막상 여행지에 가서는 일정에 쫓기거나, 다소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책과 유튜브를 통해 마주하는 여행지는 나의 상상과 결합하여 감정을 증폭시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