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 카드를 이용한 다양한 종류의 도박이 존재하고, 도박은 나쁜 것, 가까이해서는 안될 것으로 우리는 배워왔다. 하지만 날것의 도박이면서도 멋진 탈을 쓰고 대우받는 경우도 많다. 화려한 상류층의 라이프스타일로 미화된 카지노가 있고, 레포츠의 탈을 쓴 경마, 경정, 경륜이 있다. 국가가 합법적으로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일확천금의 대명사가 된 로또도 있다.
요즘 우리는 여기에 몇 가지 항목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부동산과 주식이 그것이다. 정부가 만들어 놓은,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 재테크라 불리며 미화되고, 하지 않으면 바보 취급당하는 그런 도박의 세계가 있다. 부동산과 주식은 마치 사람이 사는 목표라도 되는 것처럼 진지하다. 대학에 전문적으로 배우는 학과가 있고, 서점과 인터넷에는 수많은 정보와 강의가 넘쳐난다. 모든 사람이 마치 당연한 듯 이런 근사한(?) 도박에 빠져든다. 상대방의 돈을 뺏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정보를 조작하고, 아젠다를 떠 올리고…, 어쩌면 전통적인 도박을 찜 쪄 먹을 수준으로 교묘하고 현란하다.
우리는 너무나 마이크로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른다. 전략과 전술, 방법론, 각론 등에 메여 현재를 살고 있다. 우리는 한발 물러서 거대한 모습의 세상을 진지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재테크 문외한의 패배적 넋두리로 비칠까 걱정이지만, 적어도 한 번은 도박판 같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나 ‘나는 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을 한 번쯤 던져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