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OO교회 발 코로나 환자 56명’ ‘강원도 외국인 전수 코로나 검사 실시’ – 뉴스를 보다가 갑자기 덜컥 겁이 났다. 겁먹은 생각은 나를 공포로 끌어당기고, 곧이어 공포의 감정은 내가 무언가에게 겁박당하고 있다는 생각에까지 미친다. 뉴스가 감정의 공포를 조장하고 위협하는 것이다. 외국에서 살면 현지인으로부터 ‘너희 나라 괜찮니?’라는 질문을 가끔 듣는다. 국제 뉴스의 1면을 장식하는 북한과의 소요와 분쟁을 물어오는 것이다. 또 가끔씩 우리나라에 출장 오면, 친구들도 묻는다. 지난번 예멘에서 미사일 날아왔다는데, 괜찮니?
이런 질병과 전쟁, 재해와 사회 소요와 관련된 뉴스는 수신자에게 전달되는 즉시 마음속에서 증폭되는 경향이 있다. 발신자는 사실만큼의 뉴스를 전달하지만, 수신자는 여기에 생각을 넣고, 감정을 넣어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다. 뉴스의 수신자는 ‘사실+’로 현상을 받아들인다. 뉴스 자체는 사실이지만, 그 사실은 특정 상황 속 사실이다. 즉 뉴스는 TEXT만을 전달하고, CONTEXT를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신자는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을 보며 일반화해 버리는 경향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그것은 대구시 전체가 코로나로 꽉 차 있다는 인상을 주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코로나 보균자이고, 북한은 매일 전쟁하기를 원하는 호전적인 국가이고, 사우디의 밤하늘은 매일 미사일로 덮일 것 같이 보인다.
이것은 뉴스 자체의 정치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굳이 노골적인 전략적 의도 - 아젠다 세팅 - 가 아니더라도, 뉴스의 존재 자체가 정치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모든 언론 기관은 – 비록 그들이 중립을 선언한다고 해도 –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뉴스 본래의 취지(먼 곳에서 발생한 사건을 공유한다.)와는 별개로, 부정적인 뉴스는 우리 모두를 코너로 몰아가는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