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동안 니체의 저작을 읽어가며, 그에게 점점 빠져드는 느낌이다. 니체에 동조하며 차츰 정신이 니체의 색을 입어간다. 매일의 생활에서, 평소의 생각에서 그리고 일상의 글에서 니체적인 요소들이 튀어나오고, 나에게 암바를 걸어온다. 니체로의 염색은 더욱 진하게 나의 내장까지 물들이려 하는 듯하다
니체가 보통의 합리주의 철학자처럼 정상적(?)이면 좋으련만, 그의 잠언적 글쓰기에서 나오는 생략과 비약, 기존 철학과 도덕에 대한 저항, 비틀어 보기, 강력한 어조는 니체를 읽는 내내, 나의 세속 생활을 너무 힘들게 한다. 나의 말에는 생략과 비약이 많아지고, 세상의 모든 현상은 그 밑에 무슨 커다란 음모가 있는 것처럼 보려 하고, 상사의 말을 비꼬아 보고, 상대방에게 강하게 나의 의견을 주장하게 된다. 이러한 태도는 그래도 여기에서 살아야 하는 나를 힘들게 한다. 정말 읽기는 보통 작업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