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모든 지방 음식이 특색 있고 맛있지만, 그중에서도 터키 내에서 음식과 맛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아마도 ‘가지안텝’ 일 것이다. 그리고 이 가지안텝의 동쪽 가까운 곳에 ‘산르 우르파’가 있고, 안텝의 서쪽 비슷한 거리에는 ‘아다나’가 있다. 이 세 도시는 터키에서 음식으로는 내로라하는 유명한 곳들이다. 아다나는 매콤한 아다나 케밥의 고향이고, 가지나 야채를 곁들이는 우르파 케밥은 우르파가, 가지안텝은 터키인들의 최애 후식 ‘바클라바’의 고향이다.
하지만 이 세 도시는 또한 더운 날씨로 악명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아다나는 여름에 50도에 육박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떻게 이 세 도시가 음식의 도시가 되었을까? 개인적으로 나는 유프라테스 강 상류에 지어진 ‘아타투르크 바라지’(아타투르크 댐)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댐 건설 당시에는 하류에 위치한 시리아, 이라크의 엄청난 반대가 있었지만, 아타투르크 바라지는 아다나, 가지안텝, 산르 우르파가 있는 터키 동남부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 아타투르크 바라지의 수원을 통해 넓은 사막 같은 불모지가 비옥한 옥토로 바뀐 것이다.
아타투르크 바라지가 없다면 어땠을까? 아마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가는 고속도로 밖 사막의 경치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50도에 육박하는 땅에서 물 없이 자랄 수 있는 식물은 많지 않다. 흙조차 몇 시간이 지나면 먼지로 부서지는 곳이 사막이다. 아드야만에서는 담배 농사를 많이 짓고, 우르파를 중심으로는 면화, 옥수수, 피스타치오가 재배된다. 이 우르파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피스타치오가 가지안텝 바클라바의 재료가 된다. 곳곳에선 스프링 쿨러가 돌아가고, 밭 가장자리로는 세차게 농업용수가 흐른다. 농업용 수로는 사람 키 높이 정도의 관을 통해 도로를 따라 흐르는데, 차로 1시간을 넘어 달려도 끝을 볼 수 없을 정도였었다. 이곳을 여행하며, 그 어떤 유적보다도 감동이었던 것은 끝없이 이어진 수로 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