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걷는 것을 보면, 손가락이 안으로 약간 오므라들어 전체적으로 손은 무엇인가를 쥐고 있는 느낌을 준다. 손바닥을 쫙 펴고 걷는 사람은 없다. 손바닥을 쫙 펴는 것은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의식적으로 힘이 들어가는 행위로, 계속해서 손바닥을 쫙 펴고 생활할 수는 없다. 손바닥은 안으로 약간 오므라드는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밖으로 굽지 못하는 손가락의 인체 구조 때문인데, 나로서는 손바닥이 약간 오므라들어 걸어가는 사람을 볼 때 면, 뭔가 들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고릴라가 손을 오므려 걷는 모습을 자꾸 연상하게 된다. 이것은 몸이 기억하는 ‘진화의 기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