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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는 생활공간이다

by YT

중동과 북부 아프리카의 수많은 모스크를 다녀봤지만, 대부분의 모스크는 우리의 선입견만큼 그리 엄숙한 공간은 아니다. 오래된 유적지 급의 모스크든, 성지 순례의 대상인 모스크든 아니면 동네의 조그만 모스크 든, 많은 무슬림들이 일상을 보내는 편안한 공유 공간처럼 느껴진다.

천년이 넘은 시리아의 우마니야드 모스크를 방문했을 때 나 역시 처음에는 우리의 교회처럼 매우 신성한 장소로만 생각했는데 한쪽에서는 이맘의 설교가 있고 설교와는 별도로 열심히 자신만의 기도에 집중하는 몇몇 사람, 그 주변을 마구 뛰어다니는 아이들, 계속 울어대는 아이, 구석에서 잠자는 근처의 노동자, 열심히 비디오로 찍어대는 사람, 굳이 모스크가 아니더라도 여느 장소에서 흔하게 발견할 수 풍경을 보았다. 모스크는 우리의 교회와는 달리 그냥 삶의 또 다른 공간처럼 비친다.

그리고 이란에서 이맘 호메이니 모스크를 방문했을 때는 입구 몇 미터부터 진동하는 발 냄새를 맡아야 한다. (대부분의 모스크는 들어가려면 신발을 벗어 맡겨야 한다) 수많은 지방도시에서 온 성지 순례객들로 붐비는(모스크에는 이맘 호메이니의 무덤이 있다) 내부는 시리아의 우마이야드 모스크처럼 이맘 호메이니 관이 있는 창살 울타리에서 열심히 기도하는 사람, 잠자는 사람, 모로 누워 누워 노닥거리는 사람들, 동전을 가지고 장난치는 젊은 남녀, 아이들이 시끄럽게 뛰어노는 소리 등 그냥 생활의 한 공간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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