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짐바브웨 빅폴 공항에 내릴 때, 마치 불이 난 것처럼 흰 연기가 솟아오르던 곳, 그곳이 빅토리아 폭포였다. 빅토리아 폭포의 원래 이름은 ‘MOSI OA TUNYA’(모시 오아 툰야)로 ‘The Smoke That Thunders’(천둥 치는 연기)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지금은 이곳을 처음 발견한 영국인 리빙스톤(빅폴로 가는 입구엔 그의 동상이 있다)에 의해 영국 여왕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폭포 주위는 밀림 지역으로 주변은 모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폭포 쪽으로 걸어 갈수록 더 강해지는 천둥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폭포가 언뜻 보이는 곳부터는 안개 같은 비를 맞게 된다. 폭포는 전체가 하나의 줄기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폭포 위의 섬들에 따라 몇 개의 줄기로 나뉘고 그 각각은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왼쪽부터 Cataract Fall, Cataract Island, Main Fall, Livingstone Island, Horse Fall, Rainbow Fall, Danger Point, Eastern Cataract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운 좋게도 지금은 물의 양이 적어서 폭포를 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라고 한다. 6~7월에는 폭포의 형태를 온전히 볼 수 없을 정도로 빅토리아 폭포 주위는 물안개에 휩싸인다고 한다. 폭포 주변으로 형성된 전망로는 폭포를 볼 수 있도록 여러 곳의 viewpoint가 만들어져 있으며 이곳에서 아름답고, 웅장한 빅폴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부드럽게 흐르던 잠베지 강의 물은 폭포에 가까워질수록 물살이 빨라지고 마침내 길게 잘린 지구의 구멍 100미터 아래로 곤두박질친다. 강물은 너무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에 본래의 흐린 황토 빛은 사라지고, 산산이 부서져 눈부시게 하얀 거품이 된다. 서로서로 부딪혀 사방으로 흩어지며 아래로 곤두박질하는 물길은 아수라장이 되고 그렇기 때문에 천둥 같은 소리를 낸다. 메인 폴로 갈수록 떨어지는 흰 물줄기는 장관을 이루고, 폭포물이 튀겨 떨어지는 비를 흠뻑 맞는다. 돌아올 때는 옷이 마치 금방 빨래를 마치고 널기 직전의 옷처럼 젖어있다. 때때로 빅폴 투어에는 우산과 우비가 동원되지만 우산은 전혀 방패막이가 되어주질 못한다. 전후좌우, 위, 아래에서 비가 흐르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샤워를 한다는 생각으로 이 비를 고스란히 느껴보는 것 역시 좋은 체험이 될 듯하다.
Rainbow Fall의 viewpoint에서는 아주 선명한 쌍 무지개를 볼 수 있다. 빅폴 곳곳에서 무지개를 볼 수 있지만 Rainbow Fall을 바라보며 보는 무지개는 마치 일부러 그곳에 무지개를 그린 것처럼 선명하다. 가끔 관광객 중 자살하는 사람이 있는데, 주로 Rainbow Fall옆의 Danger Point에서 투신한다고 한다. (자살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곳의 이름이 Danger Point다) 그들은 아름다운 쌍 무지개 속으로 몸을 던진다.
비를 맞으며 폭포를 돌아 국경의 다리에 도달하면 거칠던 하얀 거품은 본래의 연한 황토 빛으로 변하며 잔잔하게 절벽 아래로 흘러간다. 바로 이곳부터 래프팅 코스가 시작된다. 그 위 절벽을 가로지르는 다리에는 번지점프를 하는 곳이 있는데 불행하게도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번지 점프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