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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복장

by YT

아랍의 복식에 대해 알아보자. 여성 억압의 상징처럼 보이는 검은 ‘아바야’는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알고 있지만, 실제 사우디 아라비아에는 다양한 색감과 재질의 아바야가 존재한다. 여기에 (머리에 걸치는) 다양한 히잡이 더해지면, 쇼핑몰은 패션쇼 장을 방불케 한다. 조금 보수적인 가풍을 가진 여성들은 검은색 아바야와 히잡, 여기에 더하여 눈 아래를 가리는 니캅을 착용하지만, 이제 사우디의 여성 복장도 천천히 변해가고 있다.

사우디 내에서 남성의 전통 복장은 정부부처 공무원들의 공식 복장이고, 일반 회사에 출근할 때도 정장으로 즐겨 입는다. 사우디 남성의 흰색 드레스를 ‘토브’라고 하는데, 두바이에서는 ‘칸두라’라고 한다. 하지만 둘의 스타일은 달라서 토브는 목 부분에 세워진 깃이나, 접힌 카라를 가지고 있고, 칸두라는 라운드 형태다. 사우디에서는 주로 카라가 있는 토브를 선호한다. 그리고 아바야와 마찬가지로 색상 역시 매우 다양해서, 아바야처럼 검은 색도 있고, 사막색 같은 것도 있고, 초록 계열의 토브도 존재한다. 젊은이들의 개성과 취향에 맞게 그들의 전통 복장도 점점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굳이 아랍이 아니더라도 중동에서 사는 많은 인도인들과 파키스탄인들도 자신의 전통 복장을 일상에서 자주 입고 다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바이와 사우디에 살면서 이런 아랍의 전통 복장과 그것들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 보면 하나의 의문이 든다. ‘그 많던 우리나라의 한복은 어디로 갔을까?’, ‘우리의 조상들 대부분도 입었을 테고, 우리 할아버지도 입고 다니시던 그 많은 한복은 어디로 갔을까?’ – 내 나름대로 곰곰이 생각해보면 식민지와 근대화에 그 혐의가 짙게 있는 듯하다. 특히, 정부에 의하여 한 방향으로 뛰어가야만 했던 시기에 우리는 많은 것들을 우리 뒤에 흘리고 간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우리는 정말 지독한 근대화의 터널을 통과했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고…’, 이와 더불어 비실용적, 비효율적, 불편이라는 낙인을 찍음으로써, 우리 복식은 개량이나 개선 등이 시간을 두고 자연스럽게 전개되지 못하고, ‘헌 옷 수거함’에 버려졌다. 그 시기를 그렇게 빠르게 지나왔기 때문에, 수년 전부터 우리들은 당시에 흘렸던 것들에 대한 가치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복식에서도 개량한복 같은 붐이 일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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