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자체로 미적인 인식과 연결된다. 그래서 음악은 예술의 장르에 포함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소리의 높이와 길이를 이용하여 매우 수학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음악이다. 음악이 가진 본래적인 미와 더불어, 특정 음악의 확장된 아우라, 즉 그것이 다른 영역으로 연결된 이미지 역시 어느 정도 미적인 감상을 불러올 수 있다. 그것은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는 마술이며, 이성의 일탈이 만들어낸 변주이다.
특정 음악을 듣고 있으면, 과거 개인이 그 음악을 많이 들었던 시절의 기억이 소환된다. 대학 축제 때 흐드러지게 핀 철쭉 사이로 스미던 따듯한 봄볕이 떠오르는 음악이 있고, 장마철 자취방의 퀴퀴한 냄새를 떠 올리게 하는 음악, 사막에 내리는 비의 비릿함이 떠오르는 음악이 있다. 음악은 청각뿐 아니라 과거 기억 속의 시각, 미각, 후각, 촉각의 오감을 그 순간 소환하는 마술을 부린다. 이것은 분명 청각이 다른 감각으로 확장된 형태이고, 의식과 결합하면서 음악 자체가 주는 미적 인식은 더욱 깊어지고 확장된다.
이렇게 음악이 주는 자체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음악의 미적 가치는 감상자의 감각과 기억이 어울릴 때 완전한 미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특정 음악 자체를 아름답게 느끼고 좋아할 수 있지만, 그 음악이 감상자의 감각 및 기억과 연결될 때, 눈물을 흘리고, 오열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