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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Aug 04. 2022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2.

EBS 특별기획 통찰 –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연세대 김상근 교수

 나로서는 ‘소재의 통일성’ 정도로 가볍게 받아들였던 [변신 이야기]를 김상근 교수는 ‘사람의 본성은 변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접근하고, 그 나름대로 결론을 도출한다. 그는 방대한 에피소드 중 몇 개를 인용하는데, ‘은하수의 유래와 아리아드네의 화관 에피소드’에서는 율리우스력의 공표로 촉발된 당시 로마 사회의 천체에 대한 관심 증대를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인간으로의 변화를 바라는 오비디우스의 의도가 에피소드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디아나와 칼리스토 / 악타이온 이야기 / 베누스와 아도니스에서는 오비디우스의 개인적인 상황에 빗대어 ‘총애는 오래가지 않는다’, ‘인간의 삶에서 배신은 흔한 것’, ‘용기가 우리를 파멸시킬 수 있다’와 같은 다소 엉뚱한 교훈(?)을 던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다스 왕의 에피소드를 통해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시대가 변하므로 우리 역시 변해야 하고, 과거의 우리가 미래의 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바로 이것이 오비디우스가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였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며 그의 1시간 남짓의 강의를 마친다.

 그는 변신을 변화로 얘기하고 싶은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던 듯하다. 그는 이미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책을 읽었다. 그는 별로 연관이 없는 에피소드에서 공통의 무엇을 발견하고자 하는 태도를 취한다. (방송 강의라는 형식이 그것을 요구했을지 모른다) 그의 해석은 자유다. 텍스트가 저자의 손을 벗어나는 순간 수많은 읽기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화 속에서 교훈과 의미를 찾으려 하는 그의 해석이 틀렸다고 할 수 없다. 그런 해석의 가능성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아무리 열린 마음으로 그의 강의를 들어도 [변신 이야기]와 관련한 그의 해석에 동의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나의 해석을 하나 더 세우는 것은 의미 없는 짓이다. 이럴 때는 그의 해석의 내부 논리적인 모순을 들추는 방법이 유효하다. 비록 그는 몇 개의 에피소드가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각 에피소드의 의미적 연결은 약하다.) 어쩌면 사회생활의 처세와 비슷한 교훈을 준다고 하면 어느 정도 믿어줄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그가 강조한 ‘멍청하고 고지식한 미다스 왕의 두 편의 에피소드’를 변하지 않는 본성에 대한 것이라고 양보한다고 해도, 그것을 통해 세상이 변하니 변해야 한다고 교훈을 끌어내는 것은 너무 감상적이고 작위적이다. 강의는 텍스트의 해석과 결론이 뒤틀려 끼워졌고,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이를 증명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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