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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Sep 04. 2023

종교의 탄생 – 해설

이 대화 속 당사자의 하나로, A의 허탈함과 울분 그리고 그의 간절함을 알기에 여기에 약간의 해석을 추가하고자 한다. A를 분노하게 만든 것은 특정 사람이 아니다. 그것은 B가 말한 천년 이후 벌에 명시적으로 드러나있다. 단순히 사람이라면 천년을 기다릴 필요도 없으며, 굳이 하늘에 그 벌을 의뢰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A의 ‘그놈’은 미국이었다. 철저한 자신의 이익 기반에서 세상의 판을 짜려하고, 줄을 세우는 그들에게 하나의  조그만 알갱이로써 A는 진한 무력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놈’이 말하는 Humanism과 Justice는 그들 전략의 앞잡이 이거나 들러리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분명 A로 하여금 분노를 일으키는 사실이지만, 슬픔까지 부르지는 않았다. 분노가 거대한 슬픔의 늪에 빠져 울분이 된 것은 ‘천년’이라는 지속성과 현실 가능성 때문이다. 그놈의 공세에 자칭 G2를 표명하던 중국의 쪼그라듬이 느껴지고, 아무것도 없던 우크라이나 군은 미국의 첨단 무기로 푸틴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과거 로마 제국의 패권은 천년도 넘게 지속되었다. 이런 사실들이 A를 무력감과 울분으로 몰아 넣은 것이다.

A의 하늘에 대한 절규에는 니체적 도덕의 탄생이 있다. 꼼짝할 수 없는 짓누름에 포섭된 노예의 정신은 안으로, 안으로 파고들었고, 처절한 울분 속에서 마침내 A는 자기 마음에 대한 구출 작전을 행한다. 그 순간 안과 밖은 뒤집어진다. 쥐구멍에서 탄생한 A의 내적 의지는 안과 밖을 뒤집는 힘으로 작용한다. 아무리 작아도 의지는 의지인 것이다. A의 도피처럼 들리는 절규는 힘을 만들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그놈’이 머뭇거리고 삐끗한다면 A의 의지는 마침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지금 A의 대사가 절규에 머물러 있지만, 안으로 향하는 순간 그것은 의지가 되어 세상을 뒤집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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