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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Dec 27. 2023

[인류 본사] 이희수

서양과 동양이라는 익숙한 구분의 중간에 어정쩡한 구멍으로 존재하던 공간에 대해 ‘중양’이라는(지리적) 개념을 도입하고, 몇 년 전 발견된 4대 문명 이전의 초고대 신전도시, 괴베클리테페의 후광을 시원으로 두고, 메소포타미아와 페르시아를 중심으로 소아시아, 중앙아시아를 아우르면서 이것이 현재 인류의 본류이고, 인류의 진정한 역사(本史) 임을 서술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어렴풋이 존재만 알고 있는 히타이트, 프리기아, 파르티아, 호라즘샤의 역사가 왕조의 변천을 중심으로 상술되고, 본류의 확장으로 아프리카의 말리/송가이 왕국과 인도의 무굴제국을 다루고 있다.

현대의 서구는 현재 그들 문명의 기원을 메소포타미아에서 찾는다. 그들이 주장하는 역사의 직접적인 시원은 그리스로, 이는 소아시아의 식민도시들을 통해 그리고 페니키아인들을 통해 메소포타미아와 닿는다. 서양의 역사가들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후광을 얻기 위하여 전이(轉移)와 이식(移植)을 주장한다. 이러한 암시적 주장은 자신들이 인류의 본류임을 논증하기 위한 것이다.

전이! 좋다. 그러면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계속 거주하며, 탄탄한 문화를 일구고, 주변을 개척해 갔던 인류는 무엇인가? 만약 세계사의 본류가 있다면, 이들에게 있지는 않을까? 하지만 우리의 인식에서 또, 우리의 세계사 교육에서 여전히 ‘중양’은 뻥 뚫린 공간으로 남아있다. 아마도 중양의 종교가 이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에 대한 편견이 역사 인식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여전한 오해와 편견을 재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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