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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Jan 05. 2024

두 화가

The Fairy Feller’s Master-Stroke, Richard Dadd, 1855, 660mm*530mm, Tate Britain - 구글에서 이미지 차용
Bacchanalian Scene, Richard Dadd, 1862년, 356mm*241mm, Tate Britain - 구글에서 이미지 차용

세밀한 디테일과 화면을 가로지르는 나뭇가지와 풀들, 수많은 요소들로 꽉 들어찬 공간이 화가의 머릿속을 말해주는 듯하다. Richard Dadd의 정신병은 그에게 부수적으로 두통을 유발했을 것이다.


Moonlight, Ralph Albert Blakelock, 1883년, Hight Museum(Atlanta)-구글에서 이미지 차용
Moonlight, Ralph Albert Blakelock, 1880년 – 1890년, Phillips Collection-구글에서 이미지 차용

달빛을 주로 그린 미국 화가. 두텁게 칠한 색의 무게로 달빛은 어둠에 눌린 듯하다. 끈끈한 질감이 묻어나는 그의 그림은 캔버스로 골판지를 쓴 재료에도 기인하지만, 그의 병(정신병)이 짓누르는 무게 때문이기도 하다.


Richard Dadd와 Ralph Albert Blakelock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공통적인 것은 무게가 주는 답답함 인 듯하다. 이것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에서 받는 느낌과도 유사하다. 무게감과 답답함이 정신병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신병을 지닌 화가들의 그림에서 우리는 공통적으로 무게로 인한 답답함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Dadd의 그림에서는 작은 화면(실제 그의 그림은 작은 편이다)을 횡단하는 선들과 디테일한 묘사가 답답한 무게로 다가오고, 블레이크록의 그림에선 두터운 질감과 달빛을 압도하는, 짙은 어둠이 짓누르는 답답함을 느낀다. 같은 병을 가진 두 화가의 작품에서 나는 우연히 공통의 미감을 읽은 것일 뿐, 비판하거나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무게감과 답답한 감정도 예술작품에서 얻을 수 있는 미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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