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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by YT

다음 세대는 내가 느끼는 것 것보다 훨씬 먼 곳에 있었다. – 창작은 미래를 담고, 특히 소설(특히 젊은 작가들의 소설) 속 상황은 우리에게 곧 닥칠 미래를 보여준다. 작품집 속 환경은 미래를 드러내고, 인간의 일반적인 가치들이 어떻게 곁눈을 발아하며 왜곡되고, 어떻게 파괴되어 가는지를 보여준다. [리틀 프라이드]와 [최애의 아이]의 배경은 현재는 뚜껑 닫힌 작은 영역에 보관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곧 상자는 열리고 대세의 상황으로 변할 수 있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다. – 아니면 현재도 트랜스 젠더와 임신을 동반한 아이돌 팬덤은 이미 우리의 다음 세대에겐 대세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모습은 기성세대에겐 ‘디스토피아’적이지만 – 개인적으로 [최애의 아이]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 다음 세대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상’ 혹은 ‘유토피아’ 일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작품집 속 상황은 미래 모습을 가만히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단편들은 곧 대세가 될 상황에서 겪게 될 심리와 가치의 변화를 포착한다. [반의반의 반]과 [바우어의 정원]은 모성의 추락을 이야기하고 있고, [리틀 프라이드]에서는 차이가 만들어내는 미묘한 자격지심을 표현하고, [길티클럽: 호랑이만지기]는 가벼워진 가치의 역겨움을, [최애의 아이]는 소유 심리의 끝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젊은 작가들이 주목한 심리와 가치는 어두운 암흑 속을 더듬는 촉수처럼 예민하고, 섬세하다.

그리고 또 하나. 작품들에서는 공통으로 꿉꿉한 돈 냄새가 난다. 이야기 속 미래 상황과 미래적 심리와 가치의 변화 기저에는 ‘돈’에 의해 재편된 상황과 인식 그리고 가치의 변화를 담고 있는 듯하다. [반의반의 반]은 돈으로 측정될 수 있는 절대불변 ‘모성’의 현실성을 탐구하고, [바우어의 정원]은 자신의 애틋한 감정을 돈으로 파는 것에 대한 거부를 담고 있다. 또, [최애의 아이]에서는 자본주의 덕질의 끝을 보여주고, 그 속에서 개인 심리는 애착의 끝단으로 치닫는다. [길티클럽: 호랑이만지기] 역시 덕질의 형태를 다루지만, 우상과 팬들 간 많은 자본주의적 차이를 곳곳에서 드러낸다. 미래는 젊은 작가들의 예민한 더듬이로 포착되지만, 미래는 돈에 의해 삼켜진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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