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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치는~몸~떠다니는 ~혼~~] 현호정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by YT

디스토피아의 외투를 입었지만 지독한 ‘긍정’이다. 보통 무엇에 대한 긍정은 그것의 영향에 대한 것이지만, 소설은 ‘그것’ 자체에 대한 긍정을 말하고 있다. 이는 ‘이러한 이유로 믿는다’는 믿음에 대한 사회일반의 관념이 ‘자체를 믿는다’는 종교 세상에서 폐기되어 버리듯, 이유는 없다. 그 자체에 대한 믿음을 담고 있다. 그래서 K가 자신이 알바하는 카페 앞을 지나며 내부에 꽉 찬 사람들을 바라보는 마지막 장면에 ‘룰루랄라 즐거운 걸음으로 K는 물결치듯 지나간다’가 추가되어도 좋을 듯하다.

‘결합’ – 작가는 혼을 넘어 육체의 결합까지 긍정한다. 괴기적으로 보일 수 있는 기형체들의 물리적인 결합은 우리의 과거이고 미래다. 거기에는 가치 평가가 없다. 그냥 그 결합 차체가 시간이므로 결합은 긍정되는 것이다. 그래서 결합은 태초의 탄생이고, 결합을 통해 지구가 드러난다. 지구의 탄생이고, 매우 종교적인 믿음의 탄생이다. 그래서 모든 살아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고, 이는 구분될 수 없다. 태초에는 아름다운 것과 살아있는 것은 구분되지 않았을 것이다. 기생체조차도 모든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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