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신화전설] 위앤커 4.

1권까지 읽음

[중국신화전설] 1권까지 등장하는 수많은 신과 영웅 중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지는 인물은 ‘禹’ 임금이다. ‘곤’의 아들로 완벽한 治水(치수)를 이룬 ‘우’는 후대 중국인들의 영웅으로 추앙되고 있다. 이는 수렵/채집의 시기에서 농경문화로 넘어오는 신화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농사를 위해 치수는 필수적인 요소다. 중국의 농업은 씨앗을 가져온 ‘후직’에 의하여 본격 시작되지만 그 이전에 광포하게 범람하는 황하의 물줄기가 통제되어야 비로소 본격적인 농경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치수’의 강조는 서양과는 다른 중국신화의 특징적인 서술이다. 서양신화에서는 ‘치수’에 대한 내용을 발견하기 어렵다. 인간의 타락과 신의 심판으로서의 ‘홍수’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것은 1회 적인 사건으로 범람했던 물은 자연스럽게 빠져나가게 된다. 하지만 중국에서 매년 반복되는 황하의 범람은 사람들의 생활을 피폐하게 만드는 고통이었고, 국가의 기반을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위험이었다. ‘우’는 이 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하였으며, 그 물길의 통제 작업 속에서 그와 관련한 수많은 신화와 전설의 주인공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중국신화에서 홍수는 신의 벌이 아니다. 위앤커 역시 ‘신의 심판’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서양 홍수신화의 영향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중국신화의 서양과는 다른 ‘현실성’과 ‘합리성’을 볼 수 있다. 홍수의 발생에 대한 신화적인 이유를 덧붙이기보다는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홍수의 통제(治水)인 것이다. 이런 홍수의 통제를 둘러싸고 수많은 신화와 전설을 만들어내는 현실적인 민족이 중국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