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월나라 구천의 賢臣 ‘범려’의 화신으로 알려진 도읍에 사는 도주공의 말이다. 주공은 자식을 셋을 두었는데, 둘째가 초나라에서 살인을 저질러 죽을 위기에 처하자, 뇌물을 써서 둘째를 구하려 하였다. 그는 이 임무를 가세가 핀 이후 태어난 막내에게 맡기려 하였으나, 장남으로서의 도리를 하고 싶다는 큰 아들의 강력한 주장으로 그 뜻을 굽힘으로써 결국 둘째의 시신을 가져오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큰애가 가면 동생의 시체만을 가지고 올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을 나는 일찌감치 알고 있었지. 그것은 저 애가 동생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재물을 너무 아끼기 때문이야. 저 아이는 어려서부터 나와 함께 가업을 일으켰지. 생계조차 어렵던 시절을 겪었고 돈 한 푼 모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것을 몸소 체험했어. 그래서 돈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한 푼도 함부로 낭비하지 않았지. 그러나 막내는 그렇지가 않았어. 태어나면서부터 저 아이는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었어. 견고하게 만들어진 수레에 앉아 훌륭한 말을 몰아 토끼나 여우 따위를 좇으면서 사냥이나 하는 것이 일이었지. 그러니 저 아이는 돈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알 도리가 없었어. 그리고 돈을 쓰는데도 호탕해서 조금도 인색하지 않았지. 지난번에 내가 막내에게 이 일을 맡기려 했던 것은 바로 그 아이가 돈을 아끼지 않고 쓸 줄 알았기 때문이야. 큰아이는 돈을 함부로 쓰지 못하거든. 설명을 하자면 이렇게 간단한 거야. 그러니 슬퍼할 것이 없지. 내가 일각이 여삼추같이 기다리던 것은 바로 저 아이가 동생의 관이라도 메고 오는 것이었어.” – 2권 248페이지
이 이야기는 관성에 관한 것이다. 나와의 접점에서 오만가지 생각과 감정이 생겼다 다시 바뀌는 듯하여 그 부분에 밑 줄을 긋고 여러 번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