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니샤드] 정창영 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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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에서 미끄러진 의미는 문장을 둘러싼 안개를 만든다. 우리는 설명하기 어려운 뜻을 설명하기 위하여 비유를 동원하여 쉽게 풀이하려 하고, 각각의 요소를 상징으로 뽑아(이것 역시 일종의 비유다.) 상징의 체계를 세움으로써 비유를 통해 구조를 완성한다. [우파니샤드] 속 비유가 부처와 같은 현자들의 위대한 지성을 담고 있지만 또, 그것이 몇 천년 동안 갈고 다듬어져, 실체를 온전히 설명한 다곤 하지만 분명 실체와 비유사이에는 채용되지 못하고 탈락하거나 혹은, 실체에 잉여로 덧붙여지는 의미의 미끄러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비유는 실체를 온전히 담을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미끄러진 비유, 잉여로써의 의미는 그것을 이해하려는 독자의 지적 시선에 부서져 산란한다. 부서진 눅눅한 잉여는 실체의 주위에 머물고, 실체는 뿌연 운무에 덮여버린다. 이것이 어려운 책, 특히 종교의 경전이 보유하는 신비한 아우라를 형성한다. 그리고 그 ‘쉽게 파악하기 어려움’은 경전의 특권이 되어 하늘에 붙박여 버렸다. 어떤 경우 우리는 비유에서 미끄러진 안개 같은 잉여를 붙잡고 싸우며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탁월한 현자의 비유는 우리(凡人)에게 실체에 접근하는 것을 돕기 위해 개발된 방편이었지만, 후대의 우리에게 그 방편은 실체로의 진입을 막는 장애물이 되었다. 이것은 비유의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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