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도 그렇고 글쓰기도 그렇고, 시간을 들이지 않고 잘할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더 잘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우선이고요, 그다음은 매일매일의 꾸준한 실천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한 달 후에 공개할 글을 씁니다. 그중에는 끝내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글도 많겠지만, 그럼에도 일단 씁니다. 글을 못 쓰는 사람이 매일 글을 올리려면 그 방법밖에 없거든요.
<매일 아침 써봤니?(김민식 지음)>
20대 때, 내가 갖고 싶은 것들은 명품백이나 화려한 옷, 신발, 액세서리 등이었다. 당시 가난한 나로서는 선뜻 가질 수 없는 것들이었다. 손에 쥐지 못해 아쉬워하며 자괴감에 빠졌던 날들이 있었다.
50을 향해 가는 지금의 나는 더 이상 그런 물질들을 갈망하지 않는다. 대신 돈을 들이지 않고 가질 수 있는 것들을 원한다. 그런데 그게 더 어렵다. 하루하루 시간을 쌓아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돈을 지불하고 사는 것이야말로 가장 쉬운 일인 것 같다.
멋진 글솜씨를 갖고 싶지만 그 재주를 어디 가서 사 온단 말인가? 내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서 부족한 실력을 채워내며 노력으로 사는 수밖에. 물 흐르듯이 술술 드로잉을 하고 싶은데 그 실력은 그 어디에서도 파는 곳이 없다. 다 내 시간을 쏟고 내 노력을 들여야지만 얻어낼 수가 있는 것이다. 내가 간절히 갖고 싶은 건 시간이라는 겹이 단단히 쌓여 완성되는 파이다.
식물들을 키우며 배우게 된 것 또한 시간의 힘이다.
지인에게 산호수 한 가지를 얻었다. 빳빳한 잎의 촉감이 플라스틱 조화 같았다. 물에 꽂아 놓고 뿌리가 내리기만을 기다렸다. 일주일, 이주일이 지나도 변함이 없었다. 조급한 내 맘과는 달리 산호수는 매일매일 그대로였다.
‘충분히 물을 주고, 햇빛도 쐬였는데 뭐가 문제야?’
새침하게만 보이는 얄미운 산호수에게 따져 묻고 싶었다. 그러다가 한 달, 두 달, 세 달쯤 지났을까? 가지 끝에 뾰루지 같은 하얀 알갱이가 돋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가느다란 실 같은 뿌리가 한줄기 내렸다. 새로운 잎을 보기까지 또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더딘 성장에 조바심을 냈던 나는 살아 있는 건지, 죽은 것인지 끊임없이 의심하며 재촉했지만 실은 쉼 없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산호수는 당장은 변화가 보이지 않지만 1초, 1분을 꾸준히 치열하게 살아낸 후, 선물처럼 결과물을 보여줬다. 안간힘을 쓰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왔던 산호수에게 부끄럽고도 미안했던 경험이었다.
매일매일을 꾸준히 쌓아간다는 것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주어진 공평한 기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