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작업에 관한 45편의 단상(4)

by 김향금
<예술은 자유를 품은 날개의 사상이다>, 캔버스에 아크릴릭, 2023

"예술가의 붓질은 단순한 흔적이 아니다. 색은 울타리를 넘고, 선은 굴레를 벗어난다. 예술이 남긴 흔적은 자유를 향한 인간의 가장 순수한 선언이다."


예술가가 대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일은 아니다. 그것은 마음 깊은 곳의 시선과 연결되어 있어, 대상의 순간을 포착한다.


이를테면, 길가의 낡은 벽돌 하나가 눈길을 끌 때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겠지만, 예술가는 그 벽돌에 생긴 이끼의 초록과 균열의 표정을 오래 들여다본다. 카페에서 흘린 커피 얼룩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얼룩의 무늬가 마치 무르익은 추상화 같기 때문이다. 심지어 냉장고 속에 낀 성에조차 작은 조각 작품처럼 반짝일 때가 있다. 일상의 소소한 장면들이 어느 순간 소재가 되고 주제가 된다. 내면을 흔드는 영감의 씨앗이 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가 바라본 대상은 무엇이었을까. 대상의 어떤 점이 마음을 움직이고, 작업실로 이끌었을까. 스스로 질문을 하는 순간, 나는 또 다른 응시의 자리에 서 있다. 바라본다는 것은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내면을 흔드는 어떤 울림과 마주하는 일이다.


예술가는 그 울림을 좇아, 삶의 가장 사소한 장면에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발견들이 쌓여 작업이 되고, 작품이 된다.


예술가에게 대상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지금 바로 눈앞에 있다. 대상의 은밀한 몸짓과 눈이 맞는 순간, 창작의 시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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