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하루키 지음

by 독나리

하루키가 최근에 쓴 장편이다 벽안과 밖의 경계를 넘나드는 주인공. 안에서는 '오래된 꿈'을 읽는 그림자 없이 사는 삶. 벽안이라 밀폐되어 고통이나 감정, 두려움등을 막아주는 평온한 삶. 그러나 아무 변화가 없는 삶. 경계 밖은 온갖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진정한 인간의 삶


16,17살 소녀소년이 만나 사랑한다. 그것은 현실세계의 삶이다. 어느 날 소녀가 말없이 사라진다 소녀는 이곳의 나는 자신의 그림자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 후 사라진 것이다. 20여 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주인공은 그녀를 잊지 못하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소녀가 살고 있는 벽안의 세계로 들어가 그곳에서 삶을 시작한다. 그곳은 그림자 없는 사람들만이 산다. 그곳에서 그는 그녀를 만나 도서관에서 '오래된 꿈'을 불러내 그것을 읽는 사람이 된다. '오래된 꿈'을 읽는 것이 벽안의 도시에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곳은 고요하고 변함없고 안정된 삶이다. 벽안의 도시에 들어올 때 그 경계에서 그림자를 떼어버린다. 경계에서 죽어가고 있는 그의 그림자를 만나 벽밖의 세계로 내보낸다.


그때 경계 벽밖의 세계로 같이 나가자고 하며 그림자가 하는 말


"--그곳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고생하며 나이 들고 쇠약해져 죽어가요. 물론 썩 재미있는 일은 아니죠. 하지만 세상이란 원래 그런 것 아닌가요. 그 과정을 이어가는 게 순리입니다. 나 또한 미흡하게나마 그에 따르고 있고요. 시간은 멈출 수 없고, 죽은 것은 영원히 죽은 겁니다. 사라진 것은 영원히 사라진겁 니다.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어요"

"당신은 이곳에서 짐승들이 왜 그리 맥없이 픽픽 죽어간다고 생각해요?" 모르겠다고 나는 말한다.

"그들은 온갖 것을 떠맡고 아무 말없이 죽어갑니다. 아마도 이곳 주민들을 대신해서요. 도시를 성립시키고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선 누군가가 그 역할을 떠맡아야죠. 그것을 저 불쌍한 짐승들이 짊어진 겁니다"


'오래된 꿈'은 본체인 나만이 읽을 수 있다. 떼어낸 그림자는 이곳에 남아 여러 감정의 찌꺼기가 용기에 오래된 꿈으로 남는다. 그것을 읽어내 소멸시킨다 '오래된 꿈'을 읽는다는 건 영혼을 가라앉히고 소멸시키는일 진짜인간만이 가능한 일이다.


그는 남아서 똑같은 일을 반복하며 그녀와 함께하는 생활을 해나간다. 그러나 어느 날 벽밖으로 튕겨 나온다. 그 경위는 그도 모른다. 벽밖의 세계에서는 그는 시골 도서관장으로 일한다. 그곳에서 도서관설립자 고야스를 만나고 그는 이미 1년 전 죽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영혼은 주인공이 한번 벽안의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도서관장으로 채용한다. 그는 1년 전에 죽은 영혼과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리고 소통을 한다.

그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소년을 알게 되는데 소년은 벽밖에서 살기에 적응하기 힘든 소년이었다. 그는 주인공의 도움으로 벽안으로 사라진다. 벽안에서 둘은 만나 하나가 되고 후에 그는 다시 벽밖으로 나오고 그 소년은 그곳에 남는다.

벽밖과 벽안 어느 곳의 삶이 실체이고 그림자인지 모른다. 소년은 이 벽밖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어서 벽안으로 완전히 가버린다. 주인공은 경계선 안팎을 오갔으나 그림자가 있는 경계밖의 세계인 고통과 고뇌 혼돈이 있는 이 세상에서 살아간다.


하루키의 작품은 이해하기 참 어렵다. 750페이지 이상의 이번 소설도 단숨에 읽긴 했으나 무엇인지 구름 잡는 듯했다. 결국에는 이상, 꿈 모든 것도 좋고 그 속에서 사는 삶도 있으나 현실의 고통 혼란 속에서 이 세상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삶이 진짜라는 것인가 보다.

한 문장

'한세계와 또 다른 세계의 경계를 초월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고통을 수반하는 각인. 나는 아마도 그것을 내 존재의 일부로 간직한 채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