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방 환자

by 독나리

인생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가 다 거기서 거기다. 83살 끝의 환자의 명언이다. 이건 자기 말이 아니고 스님법문에 나오는 말이란다. 그분은 불교신자다. 가운데 환자는 독실한 가톨릭신자 꽃동네 이야기부터 술술 나온다.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냉담자다. 우리 나이쯤 되면 거의가 종교가 있다. 내가 딱히 종교가 없다 하니 불교신자 하는 말 당신은 살아오면서 큰 굴곡이 없었나 보다고 한다. 아마도 그분은 나름대로의 큰 어려움을 겪어서 종교에 귀의했나 보다. 나라고 왜 어려움이 없었겠는가


그분은 전원생활을 하는 음성에 사는 분이다 700여 평하는 주택이란다. 시댁이 살던 집 비워둘 수 없어 20여 년 전에 서울에서 음성으로 이사했나 보다.

그러니까 60세 좀 넘어 들어오신 거다. 지금껏 만족하며 살아왔는데 앞으로는 어려울 것 같단다. 남편과 둘이 정원도 가꾸며 자연 속에 살아온 것에 대한 만족도가 크신 것이 말하는 중에 은연히 나타난다. 요즈음은 시골에도 사람이 없어 정원을 가꾸기 위해 사람을 부르기는 어렵단다. 그래서 직접 정원 가꾸며 매일 달라지는 자연을 즐기며 살아서 참 행복했단다.

나도 이곳으로 이사 와서 탄천의 자연을 즐겨와서 그 말씀에 충분히 공감한다. 지금쯤 풀밭에 푸릇푸릇 조그만 새싹이 솟아났을 거라 말하신다. 남편은 86세신데 지금도 낫을 들고 다니며 정원을 가꾸신단다. 그 환자는 아직도 운전을 하고 있어 심심할 때 두 분이 근처 카페에 찾아다니며 커피 한잔에 빵 사서 먹으며 즐긴단다. 시댁이 8남매. 힘드셨겠다고 하니 이제는 그렇지 않단다 조용히 두 노인네가 사는 가보다. 시골이 생활하기 많이 좋아졌고 버스비도 무료고 외부에서 오는 사람들도 무료. 지자체에서 과자며 아이스크림 향신료종류도 가끔 나누어주어 향신료는 버리게 될 때도 많단다. 노인복지회관에서도 좋은 강좌를 많이 하고 그중 챗GPT강좌도 있는데 마감이 빨리 된단다 나는 정자동 노인복지회관에서 챗GPT를 그것도 등급별로 강좌가 있어 놀랐는데 음성시골에도 그런 강좌가 있다니 지자체들이 잘되어있다는 걸 실감한다. 모든 생활여건이 만족스러워 잘 즐기며 살았는데 이제 병원생활을 몇 번 하다 보니 조그맣고 편리한 단칸방에서 간편하게 살고 싶단다. 이 모든 것이 나이탓이렸다. 얼마나 남편에게 깍듯한지 다친 것에 미안해하고 밥을 어찌 먹는지 걱정하고 있었다. 8남매의 맏며느리 나는 연애결혼인 줄 생각했는데 중매란다. 어머니가 딸들 절대로 형제 많은 집 맏며느리는 안 보낸다 계속 말씀하셨는데 자기와 동생 둘 다 형제 많은 집 맏며느리란다. 모든 것은 마음대로 되는 게 없고 팔자소관이 아니겠는가 하며 절에 다니게 된 것도 인연인 것 같다고 하신다. 전에 살던 포이동에서 능인선원을 다녔단다. 이곳은 정형외과환자가 대부분이라서인지 다친 사람들이 모두 팔자소관이라고 많이들 생각한다. 조심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아무리 조심해도 순식간에 일이 일어난다 팔자다 란다.


이제 가운데분 이야기. 들어올 때 딸이 모시고 왔다 이 동네 주택에서 시집 안 간 딸과 두노인이 같이 산다 1층은 두부부 2층은 직장 다니는 딸. 엄마가 아프니 딸이 식사준비등 하겠네요 했더니 지금은 내가 병원생활하니 어쩔 수 없이 챙기겠지만 전부터 딸은 딸대로 부부는 부부대로 따로 밥을 해 먹는단다. 집만 같이 쓰나 보다. 70세 넘어져서 무릎도 아프고 뇌진탕으로 두통이 자주 와서 입원했단다. 불교신자인분이 두통이 자주 온다는 분께 여기 입원하는 비용으로 어디 공기 좋은 곳에 가서 쉬는 게 어떻겠냐 권하며 자기는 어디 새로운 곳에 가서 한달살이를 해보고 싶단다. 인생 마칠 때가 코앞인데 시간이 아까워죽겠단다. 두통 있으신 분 그것도 해본 사람이나 하지 자기 같은 사람은 해보지 않아서 못한단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래도 시작이 중요하니 시작해 보시라고 나는 내 모임의 어떤 분 이야기를 보탰다. 그녀는 버스 타고 시골길 가다가 적당한데 내려 이곳저곳 산책하며 자연을 즐기고 야생화보고 다시 버스 올라타고 종점까지 갔다가 어느 곳이든 내려 우연히 예쁜 카페를 만나면 커피 한잔 하며 시골풍경 즐기다 돌아온다고 말해주며 무엇을 못하겠는가 거들었다. 이제 퇴원해서 이것저것 생각해 보아야겠다고 말한다. 과연 실행이 될지 미지수다.


젊은 사람들과는 다른 노인들 세계의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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