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서 지하로 내려가면 바로 탄천이 나와. 그리고 그대로 왼쪽으로 가면 수내방향, 오른쪽으로 가면 서울대병원 방향. 그리고 탄천을 건너는 다리가 나오지.
다리를 건너는데 아래 징검다리에서 짙은 남색 점퍼에 청바지를 입은 한 청년이 하얀 조그만 강아지를 데리고 초입에서 우물쭈물하고 있는 거야. 여기 징검다리는 커다란 평평한 돌들이야. 안전하단다. 하긴 나도 강한 물살로 흘러내리는 물의 위력에 때때로 징검다리 건너는 것을 피해 안전한 다리를 찾곤 하기도 하지. 여기는 징검다리가 많단다.
유심히 보고 있노라니 강아지가 그 징검다리를 건너는 걸 거부하고 있더라고. 청년이 먼저 건너뛰고 줄을 아무리 당겨도 꼼짝하지 않고 있더라니까. 다리 위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았지. 어쩔 수 없이 강아지를 안고 가겠다 난 생각했지.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그 청년이 폴짝 뛰어 건너며 시범을 보여주기를 수 없이 반복하고 있었어. 어찌 될까 궁금해서 한참을 보고 있었는데 세상에나 조금 후 강아지가 드디어 홀짝 뛰어서 건너는 거야. 다음에도 뛸까 궁금해서 보았더니 언제 내가 못 건너느냐 하듯이 계속 폴짝폴짝 뛰어서 그 징검다리를 다 건너는 거야.
다 건너와서는 둘이 내가 서 있는 방향으로 달려오는데 나도 모르게 '아유 저 애 아주 신통하네요' 하며 청년 얼굴을 보니 키도 크고 체격 좋고 잘생긴 청년이 환하게 웃으며 나에게 눈인사하며 달려가는 거야 신통방통 감동!
202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