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
우리 집 근처에 자그만 연못이 하나 있다. 나는 이연못에 자주 가곤 한다. 한 번은 왜가리가 물속에서 걷는 모습으로 그 연못의 깊이를 알게 된 적이 있었고 또한 그곳에서 오리가족들을 자주 만나곤 했었다. 이 연못은 한 모퉁이에서 물이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폭포소리를 내며 쏟아져 들어오곤 한다. 모양도 폭포와 같다. 난 그 소리도 좋아한다. 그런데 그동안 이리저리 수해를 겪더니 오리며 왜가리가 모두 사라져 버렸다. 주위가 변해 버렸다. 아쉽다.
<좁긴 하지만 뛰는 연습>
젊을 때는 좁은 공간에서도 뛰는 연습을 많이도 했다. 이제 와 생각하면 별로 소득이 없는 것만 같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뛰지 말고 천천히 한 발 한 발 앞으로 가라 한다. 옳은 말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뛰어올라서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차근차근 오른 사람도 자신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사람도 있다. 결과는 같아 보여도 둘은 다르다고 외쳐 보았자 소용이 없다. 눈에 보이는 것은 결과다.
<부채>
친구로부터 부채를 선물로 받았다
부채 위의 그림을 자신이 직접 그렸다 한다
부채를 흔들 때마다 그녀의 얼굴이 비람결에 흔들린다
<산다는 것>
산다는 것은 그저 살아가는 것
죽어지기 전까지는 살아야 한다
열심히 살자
<하이쿠>
역시 하이쿠는 구절마다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 문장을 각자가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나 그 해석이 자기 자신 이상은 벗어날 수없는 듯하다.
<좁은 길 지나면 광활한 들판이 나온다>
좁다고 툴툴대며 좁은 길을 한참 가노라니 넓은 들판이 나온다. 넓은 들판이 나오니 종잡을 수 없이 넓기만 하다고 툴툴댄다. 어쩌란 말이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