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것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by 도우




올해 1월은 대부분 남프랑스에서 보냈다. 한 달이라는 기간 때문인지, 그 어떤 여행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뭘 선물해 줄까' 하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내 주변은 단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많기에 수많은 디저트 가게들을 지나쳤다.


비단 이번만은 아니었다. 내가 먹으려는 것도 아니면서 디저트 가게를 보면 멈칫거린다. 예쁘게 포장된 초콜릿, 구움 과자, 온갖 색깔의 사탕들. 어른을 위해 조금 덜 달게 만들었다지만 전부는 못 먹을 달달이 세트들. 그것만 보면 그렇게 누굴 선물하고 싶었다. 생일도 아닌데, 그냥 단 걸 하나 사서 누군가에게 내밀고 싶었다.




1. 세상에는 단 것이 더 필요하다.


세상에는 단 것이 더 필요하다.

단 걸 선물하고 싶은 마음은 그 누군가가 달았으면 하는 마음과 같았다. 내가 준 것이 상대에게 달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실 세상에는 단 것이 더 많이 필요한데, 내 능력으론 그 맛을 선물할 수 없어서. 세상의 달콤함을 선물할 수 없어서, 실제로 단 맛을 내는 것으로라도 달달함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점점 디저트로 넘쳐나는 세상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달달함은 세상에 더 넘쳐나도 될 텐데 그러질 못해서. 달콤한 순간은 인생에 많을수록 좋을 텐데 씁쓸하다 못해 구역질이 날 정도로 험악한 것이 세상에 너무 많아서.

오늘도 그 험악함과 추함에 속을 부여잡고 있을 너를 알아서. 네가 달콤함을 느꼈으면 좋겠는데 내가 줄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어서.






2.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굳이 그 친구의 생일이라던가, 내가 여행을 왔다던가, 집들이를 한다던가, 정말 축하할 일이 생겼다던가 하는 날에만 그러는 것도 아니다. 그 사람에게 긍정적인 하루였다면 거기에 긍정을 더해주고 싶다. 이런 사회에 오늘이 긍정적이었다면, 그만큼 중요한 날이 어디 있겠어?

그것을 아직 말로, 사회적으로 유지되는 도움으로 선물을 전할 능력은 안 되어서, 그냥 혀의 힘을 빌려본다. 너에게 세상이 얼마나 달았으면 좋겠는지. 으레 하는 말로, 그래, 얼마나 '꿀'이었으면 좋겠는지.


그렇게 나는 계속 예뻐 보이는 디저트 가게가 있으면 나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긴다. 단 걸 좋아하는 친구와 단 걸 싫어하는 친구를 떠올리며. 저 정도면 많이 단 편은 아니지 않을까? 맛있다는 리뷰가 많은데 단 걸 안 좋아하는 사람한테도 괜찮을까? 속으로 고민하면서. 레몬이든 얼그레이든 단 맛을 잡아줄 것 같은 이름이 앞에 붙어있으면 더더욱 생각은 길어진다. 친구의 기분 좋아 보이는 메시지를 받으면 다시금 떠오른다. 그 집이 맛있다고 했는데. 거기 케이크를 좋아했었는데.


행복은 순간이라고 하던가. 영원히 달기만 한 삶은 없다. 하지만 구태여 그만큼 역하고 구역질 날 필요도 없다. 고통인 나날에 순간적인 행복이 없다면 우리는 버티지 못할 것이다. 내 선물이 그에게 쓴 맛을 넘기기 위한 사탕 한 알이 되기를. 만일 오늘 하루가 사탕 같았다면 더없이 오래 머물 향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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