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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ustwons Mar 24. 2024

62. 퍼펙트

[독서와 생각]

62. 퍼펙트   

  

적도아래, 눈을 가득 채운 흰 띠로 우뚝 선 킬리만자로,

그 품 안에 펼쳐지는 야생의 왕국 암보셀리,

코끼리 무리가 느리게 걷고, 무성한 수풀 위로 기린 부자가 머리를 내민다. 

하이에나들이 다투듯 내 달리고 하마가 물속에서 코를 내민다.

무지개를 배경으로 수천 마리의 분홍 플라밍고 떼가 날아오르면 그 사이로 새빨간 천을 두른 마사이족이 걸어간다.

이 웅장한 대지가 연출하는 클라이맥스는 아기 코끼리의 탄생이었다.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던 날, 발이 진흙에 푹푹 빠지는데도 쓰러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버티는 아기 코끼리, 이를 눈물로 지켜보는 어미 코끼리.     

‘아!’

이 위대한 자연 앞에서 언어는 얼마나 무력한가..........,

자연의 리듬에 몸을 맡길 때, 비로소 마음에서 몸으로 퍼지는 이 ‘투명한 감성’은 무엇일까?

이 감성 가운데 내가 찾는 퍼펙트가 분명 있을 것이다.

<Love&Free/다카하시 아유무 글차수연 옮김/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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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펙트[Perfect]! 더 이상 오점이나 모순, 부정도 찾아볼 수 없는 완전함에서 오는 감탄사~ 아니 완전함보다 온전함이 더 깊이 느껴지는 감탄사이겠지. 대 자연을 바라보며 언어로써는 표현하기엔 너무나 부족한 인간의 감동! 

  저자는 여행 중에 거리낌 없이 천연스럽게, 조금도 주정함도 없이 자신의 느낌을, 감성을 간략하게 표현한 여행기의 책을......, 접하고서 나서 그 순수함이 내게도 밀려왔다. 순간 난 이 책을 소중하게 간직하게 되었다. 그녀는 일본의 명문대학을 중퇴하고 갓 스무 살 나이에 도전과 경험과 여행을 통해서 자기를 찾아 떠난 인생길을 견문록 같은 책으로 펴내 출판계를 놀라게 한 정말 퍼펙트한 일이 되고 말았다.

  여기서 저자에 대한 글을 나누고자 함은 아니었다. 그녀의 짧은 글 속에는 가릴 것 없는, 스물 나이에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는 모습에서........  누가 그녀를 바라보며 가장 기뻐하실까? 그런 생각을 아니할 수가 없었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기를 가장 바라시는 분이 누굴까?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아프리카의 최고봉이자 적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 탄자니아 북동부에 있는 킬리만자로 산과 들판......... 그녀는 거기서 대 자연의 퍼펙트함을 느꼈던 것이었다. 인간의 언어로써는 다 표현할 수가 없을 놀라움의 대자연의 모습....... 특히 어린 아기 코끼리의 탄생이 연출되는 자연........ 뜨거운 태양, 폭우와 진흙탕....... 그러한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자연의 모습, 그 속에서 한 생명이 탄생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천지창조에서 창조자가 물을 나누어 하늘을 내시고, 물과 하늘에 생명을 내고, 땅 위에 생명을 내시고 하신 첫 말, 감탄사는 역시 퍼펙트! ‘보기에 좋았더라!’ 이였다는 것이다. 수천 년이 지난 이 시대에도 여전히 퍼펙트를 느낄 수 있다는 것 또한 퍼펙트한 일이 아닌가?         

  비록 킬리만자로에는 오르지 못하였지만, 아니 가본 적이 없지만, 어릴 적부터 산과 들을 돌아다니던 나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비록 한반도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정릉산과 부산에 천마산 등을 마당처럼 다녔던 그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그때에도 어린 나이였지만, 산언덕을 오르내리고 바위에 오르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떠오르는 태양, 지는 태양, 푸른 하늘에 그림을 그리는 구름들과 노을 등에서 나는 항상 퍼펙트를 느꼈었다. 그뿐 아니라, 산과 들에 수많은 생물들을 만나고 바라볼 때마다 나는 퍼펙트했었다. 산에 있는 동안에는 나는 전혀 외롭지 않았다. 나는 대 자연에서 진실을 배웠다. 그들은 나를 해지지 아니하였다. 그들은 내게 자유와 평화를 보여주었다. 진정한 자유는 서로 상생(常生)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참 평화는 얻는 것이 아니고, 빼앗는 것이 아니고, 자연처럼 그대로 두는 것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이다. 창조자는 천지를 퍼펙트하게 하셨다. 

「Nature is true per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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