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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ustwons Mar 28. 2024

63. 들어준다면

[독서와 생각]


63. 들어준다면


      아이의 말을 참으로 들어주는 일은 진정한 사랑에서 우러나온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다.

  부모들이 그런 수고를 기꺼이 감수할 수 있도록 동기를 주는 사랑이 없다면, 그 일은 행동으로 옮길 수가 없다. 왜 그런 일을 해야 할까? 첫째로 당신이 그렇게 관심을 가는 것이 당신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존중감의 가장 좋은 구체적인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둘째로 아이들은 자신이 귀중하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귀중한 것들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하기 시작할 것이다. 셋째로는 아이들에게 귀를 기울여 주면 줄수록, 당신은 아이들에게 말하고 쉬고 더듬거리는 순진하기 이를 데 없는 그 재잘거림 속에서 아이가 참으로 가치 있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넷째로 당신 아이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당신은 더욱더 잘 가르칠수가 있을 것이다. 끝으로 아이들이 당신이 그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독특한 점을 이해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기꺼이 당신의 말에 순종하고, 당신이 그들을 대했던 것처럼 존경과 사랑으로 대하게 될 것이다.

<아직도 가야 할 길/M. 스캇 펙 지음>



  한국의 가정이나 사회에서는 들어주는 사람보다 자신의 생각을 주입시키려는 인상이 강하다. 특히 윗사람일수록 심하다. 신세대들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이것은 존경과 사랑의 상실감에서 빚져진 결과이다. 들어줌은 관계의 기초이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늘 가슴이 아프다. 들어주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 한국사회, 특히 어른들의 사회, 직장에서 더욱 강하게 느끼는 현실성, 웃어른과 윗 상사의 개념은 왜 그런지 무겁게만 느껴진다. 항상 그들의 중심이 되어있는 자리, 특히 회식자리에나 명절날이 되면 피부로 느끼게 된다.

  결국 어른중심의 대화, 상사중심의 화제가 되어버리고 밑이나 아랫사람은 어떤 의견도, 생각도 나눌 수가 없고, 일방적인 대화, 절대적인 대화 속에 공손하게 들어주어야 하고, 때론 격식에 맞게 맞짱을 쳐주어야 하는 예절 바른 모습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를 동방의 예절이 있는 사회라고 칭찬을 한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가정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가부장제도이니, 가문의 집안이니, 명문가정이니 하면서 위계질서(位階秩序)가 있는 선진국이라, 문명국이라 체통(體統) 있는 집안이라고들 자화자찬(自畵自讚)하며 교만한 모습을 보게 된다.

  한국은 1980년대 들어서면서 해외로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초기엔 해외로 나가려면 소양교육을 받아야만 했었다. 즉 해외에 나가서 국가를 망신케 하거나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행동양식의 교육을 받았었다. 그 후에 부유한 사람은 해외를 들락거리며 또 하나의 계층사회를 형성해 가고 있었다. 그렇게 해외바람이 불어 너도나도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신혼여행 못지않게 흥분되고 기대가 컸었다.

  그런 풍토 속에서 빚을 내어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났었다. 그것도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자료 수집하여 자유여행을 떠났었다. 그때에 보고 깨달은 것은 무엇이 인간존중인지를 알게 되었고, 무엇이 사람다운 생활인지 알게 되었고, 특히 자유와 평등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었다. 또한 대화의 평등과 관계의 평등에 대해 알게 되었었다. 특히 그들의 언어에도 평등함을 발견하였었다. 부모와 자식 간에든, 나이나 신분에도 대화에 있어서는 평등함을 알게 되었다. 전혀 그들은 언어의 존칭과 높임에 있어서는 관심이 없었다. 단지 그들의 대화에서 진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었다.

  그런 놀라움을 알게 된, 나로선 매우 유익한 해외여행이었다. 그들 나라의 문화와 전통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생활이 어떠한지를 알았을 때에 성경의 진리가 무엇인지를 더욱 깨닫게 되었었다. 그 진리의 놀라움은 이러하였다. 자유와 평등은 신의 선물이라는 사실이었다. 어느 누구도 한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빼앗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죄악이란 것이다.

  따라서 인간관계에 있어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은 자유와 평등인 것이다. 이러한 올바른 인간관계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들의 관계에 있어서 자유와 평등은 어떻게 지켜지며, 교육되는가? 첫째가 사랑인 것이다. 모성애를 통해서 아기는 사랑을 배워간다. 둘째는 들어주는 것이다. 서투른 말일지라도 들어주는 부모의 진정성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귀중함을 알게 되고, 남을 존중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셋째로는 참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엽서의 글

  이러한 인간관계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첫 단추를 잘 끼어야 한다는 것처럼 들어주는 태도에서 인간관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반면에 들어주지 못할 때에는 인간관계는 비틀리게 되고, 존재의 상실감에서 상처를 받게 되어 참 가치와 진정성은 왜곡되고 거짓과 갈등 속에서 본능에 집착하게 되어버린다.        

  그러므로 들어주는 태도가 아니라 들어주는 마음이 진정한 인간관계에 인력(引力)이 생겨나고,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아름다운 관계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즉 인간의 자유와 평등이 인간관계에 꽃을 피우게 되는 것이다.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은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다. 즉 진실한 사람인 것이다. 그리고 선한 사람인 것이다. 진실하고 선한 사람은 하늘의 복이 있는 사람이다.

예수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다. 그들은 하나님을 볼 것이다.」〈Blessed are the pure in heart, for they will see God.〉(마태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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