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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ustwons Jun 20. 2024

22. SH여중 교정에서

[공상동화 3 편 - 다르 소녀와 달무리 검]

22. SH여중 교정에서     


   뜨거운 날씨도 꼬리를 길게 늘이고는 서서히 물러가고 있었다.  학교 뒷산에 플라타너스 나무 숲 그늘에 둘러앉아 무엇인가 대화에 열중하고 있는 여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플라타너스 나무마다 앉아 있는 매미들도 여학생들에 지지 않겠다는 듯이 열심히 매암 맴맴 노래를 불러대고 있었다. 

  아직 학교는 개학을 하지 않았고 여름방학이 하루 남아 있었다. 내일이 오면 이토록 고요한 학교정원에 여학생들로 부적이겠지. 긴 여름방학이 지루했는지 학교 건물마다 하품을 하고 있었다. 아니 하품을 한다고 하기보다는 교실마다 한 두 개씩 창문이 열려있어서 여름바람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가끔은 열린 창문으로 바르르 창문이 흔들림이 살며시 들려왔다. 그럴 때마다 여학생들은 고개를 들어서는 교실들을 바라보곤 하였다. 혹시나 누군가 있을까 하는 눈치인 듯하였다. 사실 학교에는 일직 하시는 선생님이 빈 교실마다 둘러보시며 열린 창문을 일일이 닫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때에 교실을 순회하시면서 복도창문을 드르르 닫으시던 일직 선생님이 뒷산 플라타너스 숲에 여학생들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을 하였다. 열린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고는 일직 선생님은 큰소리로 말했다.   

  

“거기! 여학생들~ 모여 앉아서 뭐 하니?”

“선생님! 저예요~ 고 미수예요!”

“고 미수! 그래 거기서 뭐 해?”

“내일이 개학이잖아요. 그래서 학교에 놀러 왔어요.”

“그래? 더운데 교무실로 오지 그러니~”

“아니에요. 여기 너무 시원해요. 바람도 불고요. 매미소리가 좋아요.”

“그렇겠구나! 즐겁게 놀다 가거라.”

“네, 선생님!”     


  그렇게 일직 선생님과 미수는 서로 가까이 지내는 사이인 거였다.      


“미수! 넌 어떻게 저 선생님이랑 그렇게 아는 사이였어?”     


  은비는 조금은 질투가 나는지 미수를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다. 그러자 미수는 멋쩍은 듯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우리 집 옆집에 사셔~ 가끔 놀러 오시기도 하셨어. 우리 어머니랑 매우 친하다.”

“어머? 그래~ 어떻게 선생님이랑 학부모가 친할 수 있어?”

“응, 우리 어머니랑 같은 학교를 나오셨데. 우리 어머니랑 선후배사이라고 해.”

“선후배? 누가 선배니?”

“당연 우리 어머니시지. 일 년 선배라고 하셨어. 학교 서클활동을 같이 하셨다고 하셔,”

“와~ 너 혹시 저 선생님이랑 몰래 과외하는 거 아니니?”

“과외라니? 가정선생님이신데....... 뭔 과외냐?”

“농담, 농담이야~”

“그건 그렇고, 우리 어디까지 얘기 한 거지?”     


  미수는 무안함을 털어내려는 듯 화제를 바꾸었다. 그러자 예지와 다르는 동시에 말을 꺼냈다.     


“그러니깐, 우리가 소라 섬에서 소라언니랑 언니의 친구들이랑 대화를 가졌던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는 것이지.”

“어머? 예지와 다르는 쌍둥이냐? 어찌 똑같이 말을 하니?”

“그러게~ 신기하다야!”     


  은비가 놀라 하며 말을 하자 미수도 끼어들어 말했다. 예지와 다르는 그만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웃고 말았다. 다시 예지가 지난 일에 대해 말하기 시작을 했다.     


“그날, 우리가 소라의 집에서 소라언니와 언니의 친구 되는 노라, 엠마, 소피아 하고도 대화를 가졌잖니? 그때에 우린 이런 생각을 했었잖니.”

“무슨 얘기였지?”     


  미수가 친구들을 둘러보면서 마치 전혀 기억나지 않는 듯이 말했다. 그러자 은비가 미수의 옆구리를 팔로 툭 치며 말했다.     


“맞아, 언니들은 ‘우리들의 세계’란 이메일 사이트로 우리를 언니들에게 소개해주었었지. 그리고 얼굴까지 보여주었잖니!”

“그러니깐 우리도 그런 활동을 시작해 보자는 거지.”

“그러니깐 ‘고아’란 이름으로 우리들의 사이트를 꾸미자는 거지.”     


  예지와 다르가 그렇게 말을 하자. 이제야 알겠다는 듯이 친구들은 진진해졌다.     

  사실 그동안 다르와 친구들은 담임선생님까지 모시고, 아니 함께 여름방학 여행을 즐겼던 것이었다. 미국에 있는 린다와 줄리아 그리고 일본에 있는 하루 등의 친구들도 함께 하는 여름방학 여행이었다. 여기에 초등학생인 인선도 함께 하였었다. 특히 담임선생님은 이들의 활동에 대해 매우 관심이 많았었기에 함께 함으로써 더 많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소라 섬에 있던 금소라를 알게 되어, 나이도 비슷하여 친구처럼 지내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은 담임선생님도 우리들의 세계에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르와 예지 그리고 민지는 다민예 소녀 탐정단 활동을 넘어서 은비와 미수 그리고 미국에 있는 린다와 줄리아와 일본의 하루까지 함께 활동하는 이메일그룹 사이트를 만들게 되었던 것이었다. 이메일그룹 이름은 ‘고아(GOA)'로써 실종되는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로써 ’The Girl in Our Amide'라는 영문 이름의 약자로써 고아(GOA)란 이름을 결정한 것이었다. 특히 소라언니의 도움으로 더욱 의미 있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즉 고아(顧娥- 두루 살피는 미녀)[GOA]의 이름에 모두 찬성을 했다. 

  그렇게 함께 지내었던 친구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소라 섬에서 떠날 때에는 서로 아쉬워하며 눈물바다를 이루고 말았다. 그리고 더욱 기쁜 일은 자매 섬에 있는 자매교회의 섬 목사님의 특별한 배려와 관심을 주셔서 그리고 소라 언니의 권유로 자매 섬에 있는 ‘우리들의 세계’의 건물에 ‘고아’의 본부를 두기로 하고 사무실로써의 역할도 함께 해주신다는 말에 다르와 예지와 민지 그리고 은비와 린다와 줄리아와 하루 그리고 미수와 인선까지 모두 너무 좋아 껑충껑충 강강술래처럼 빙빙 돌았다. 이젠 ‘고아’의 본부도 생겼고,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논하려고 학교 뒷산에 모였던 것이었다.       이때에 예지가 모두 집중하라면서 신중히 말을 꺼냈다.     


“우리말이야, 솔직히 말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고 해서 간단히 요점만 말할게.”

“그래, 들어보자!”

“실은....... 우린 이렇게 규모가 커질 줄은 몰랐어! 우리 오빠들도 그랬거든........ 너무 크게 하면 무너진다고 말이야.”

“맞아! 우린 단순히 잃어버린 아이를 찾고자 하려던 것이었잖아?”     


  예지의 말을 듣고는 민지가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다르도 역시 그렇다는 듯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에 은비가 나섰다. 역시 가만있을 은비가 아니었다.      


“누구나 처음에 다 그렇게 단순한 일에서 시작하는 거지. 어찌 미래를 알겠어? 어떻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그래서 말인데, 처음 시작한 ‘다민예 소녀 탐정단’과 ‘고아’를 어떻게 연계할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자는 것이야.”

“그러니깐, 너희들 활동을 어느 정도 규모로 할지에 고민하는 거네.”

“너희들이라니? 넌 남에 일처럼 말하니?”     


  미수가 말을 실수하여 민지가 나서서 핀잔하여 말했다. 그러자 미수는 홍당무가 되어 어쩔 줄 몰라했다. 예지가 미수의 손을 잡아주면서 오히려 감싸주었다.     


“이해해~ 아직 우리랑 활동을 많이 하지 못했으니, 얼떨결에 그리 말했을 거야. 그렇지?”

“예지야, 하던 말을 계속해! 일단 예지의 의견을 들어보자! 모두들~”

“소라언니도 우리에게 크게 기대하고 있고, 담임선생님도 우리를 주시해 보시고 있잖아~ 우리 오빠하고도 많이 대화를 가져봤는데, 우리의 목적은 실종된 아이들을 찾는 데 있지만, 한편으로는 상처받은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지.”

“예지의 생각에는 공감해! 우리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냥 단순히 찾아주는 것으로 끝내는 것보다는 함께 하면서 용기를 갖도록 서로 의지하는 거지. 아마도 우리에게는 엘로이가 있잖아~”     


  은비가 힘을 주며 말하자. 모두 놀랐다. 사실 다르도 엘로이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목걸이에 손이 가 있었다. 그렇다. 이 소녀들의 활동에는 천사들이 있었던 것이었다. 아마도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동화 같은 생각을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소녀들에게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었다. 다시 예지가 차분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좋아! 나도 은비의 생각과 같아. 우리들에게는 하나님이 계신 거야. 그래서 우리는 용기가 생겼던 것이지. 그런 용기를 친구들이랑 공유하는 거야. 다민예 소녀 탐정단에서는 실종된 아이들을 찾아내고, 고아 그룹에서는 서로 용기를 공유하는 활동을 하는 거야.”

“맞아, 맞아! 예지의 생각처럼 실종아이를 찾는 팀과 용기를 공유하는 활동을 하는 팀으로 구성하는 거야. 어때?”     


  미수는 그렇게 말하면서 친구들을 살폈다. 다르는 잠잠히 있었다. 아니 다르는 어찌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때에 예지가 다르의 팔을 꼬집었다.      


“아얏!”     


  갑자기 다르의 고함소리에 소녀들은 화들짝 놀라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먼저 민지가 말을 했다.     


“미수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두 팀으로 나누어야 할 것 같아! 지금까지는 우리는 하나라고만 생각을 해 왔었는데 말이야.”

“그런 뜻이 아니지. 편을 나누자는 것이 아니잖아? 일을 나누자는 것이지.”     


  미수는 미안한 생각이 들었든지 변명 같은 소리를 했다. 눈치가 빠른 은비가 나서서 말했다.     


“우리 너무 민감해진 것 같지 않아? 다르의 생각을 들어보자!”

“그래! 다르는 아무 말이 없는 거니? 뭐라고 말해봐!”     


  민지가 다르에게 다가가면서 말했다. 다르는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도 모르겠어! 처음에는 소라언니가 부러웠지. 그래서 우리도 그런 모임을 만들었으면 하고 생각을 했던 거야. 그런데 막상 부딪치고 보니깐. 여러 가지로 혼란스럽다야.”

“우리 담임선생님께 찾아가서 상의해 보자! 우리와 함께 계셨잖아.”

“그래, 그러자!”     


  미수가 담임선생님께 상의하자고 말하자 은비가 그러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때에 예지가 담임선생님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선생님! 어디 계셔요? 우리 친구들이랑 찾아뵙고 상의할 게 있어요.”

“오~ 예지니? 무슨 일인데....... 지금 어디에 있는데?”

“학교 뒷산에 친구들이랑 모여 있어요.”

“그래? 집으로 올래?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아~ 미수도 같이 있니?  미수가 우리 집을 알 거야.”

“네, 선생님!  그럼 잠시 후에 뵐게요.”     


  예지는 미수에게 선생님 집으로 가자고 손짓했다. 그러자 미수는 친구들이랑 함께 담임선생님 댁으로 갔다. 여학생들이 집으로 찾아온다고 하는 말에 담임선생님은 부랴부랴 간식을 준비해 놓으셨다.      


“어서 오너라! 그래, 여행을 다녀와서도 여전히 자주 모이는구나? 피곤하지도 않니?”

“내일이 개학이잖아요? 그래서 모인 거예요.”

“그래 무슨 일이지?”

“소라 섬에서 가졌던 일인데요. ‘고아’의 그룹에 대해서요.”

“그래, 그룹사이트를 만들기로 했었지. 잘 돼 가나?”

“아뇨?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걱정이 되었어요.”

“운영을 한다? 너무 깊이 생각하는 것 같구나~ 그냥 편하게 시작하다 보면 좋은 길이 보일 거야. 지나친 걱정을 하는 것 같다.”

“지나친 걱정인가요? 그룹 홈페이지도 만들어야 하고, 운영방침도 세워야 하고 그래야 하잖아요?”

“마치 사업하는 것 같구나~ 지금 너희들이 자연스럽게 모이잖니?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는 거야. 하다 보면 좋은 생각들이 떠오르겠지.”

“맞아요! 선생님~ 우선 우리끼리 시작하는 거예요.”     


  재치 있는 미수가 그렇게 말하자 은비는 미수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한 마디 했다.     


“너~ 아까는 두 팀으로 운영하자고 했잖아! 이제 와서 딴 소리니?”

“거야~ 예지가 심각하게 말하니깐 나도 그리 말한 거지. 두 팀으로 운영하자고 했지.”

“그러지 말고 그냥 자연스럽게 시작해 봐요! 지금도 이렇게 자연스럽게 서로 모이잖아? 그런 식으로 이메일그룹도 시작하는 거야. 소라언니도 그렇게 시작했다고 하지 않았니?”

“맞아요. 그거예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다르의 얼굴이 환해지면서 말을 이었다. 예지도 밝은 표정을 짓더니 정리하듯이 말했다.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우리가 너무 긴장을 했나 봐요. 지금처럼 모이지 않아도 그룹에서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것이 좋겠어요.”

“그럼. 거기에 나도 끼어주렴. 나도 여자이잖니?”

“우와~ 선생님도 우리랑 함께 하셔요! 대 환영이에요.”     


  다르와 예지 그리고 민지는 안심이 되었는지 환호성을 질렀다. 은비도 미수도 두 손을 높이 쳐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선생님도 빙그레 웃으시며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얼마나 소리를 질렀는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선생님의 집을 쳐다보며 지나갔다.      


“이제 간식들을 먹으며 이메일 그룹을 만들도록 하자. 여기 내 노트북으로 만들렴.”     


  담임선생님은 곧바로 책상에 있는 노트북을 가져와 예지에게 주면서 말했다. 예지는 오빠가 가르쳐준 대로 자신의 이메일을 열어서는 그룹사이트를 설정을 했다. 그리고 친구들이 한 명씩 자신의 이메일 주소로 가입을 했다. 물론 담임선생님도 자신의 이메일 주소로 가입을 했다. 구글 사이트에 이메일이 없는 친구는 새로 만들어서 그룹 이메일에 가입을 했다. 

  멀리 있는 친구들, 미국에 사는 린다와 줄리아도 그리고 일본에 있는 하루에게도 연락을 하여 함께 그룹구글 이메일을 통해 고아그룹사이트에 가입하게 하였다.   

  고아 그룹구글을 만들자 서로들 한 마디씩 오고 가고 야단법석이었다. 이때에 예지가 근심스러운 얼굴로 고아창에 글을 올렸다.     


「얘들아! 진정하자~ 이렇게 너무 많이 들어오면 어떡해! 고아 그룹창이 터지겠다!. 간단히 나누고 나중에 천천히 하자! 알았지? - 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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