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詩]
하늘이 높다하나
해 아래 있으니
바람을 싣고
내비치는 가을햇살에
질척한 땅위 곧추서
흰머리 풀어헤쳐
하늘 하늘거리는
참 억새풀.
푸른빛 하늘아래
심심찮게 부는
가을바람에
따가운 햇볕자리가
차가운 냉기 가득해
흰머리 곧추세워
하늘 하늘거리는
참 억새풀.
높이뜬 구름들도
아쉬워하는 듯
하늘아래에
양떼를 이루었다가
새털로 나붓대주니
흰머리 고쳐 매며
하늘 하늘거리는
참 억새풀.
드높은 가을하늘
무덥던 여름날
뜨거운 열기
바람에 멀리 보내고
따뜻한 옷을 입혀줘
흰머리 어울림에
하늘 하늘거리는
참 억새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