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동굴을 발견하다(소라 섬 소녀 이야기)

[우리들의 세계 - 창작동화 편]

by trustwons

4. 동굴을 발견하다[소라 섬 소녀 이야기]


가을이 왔다. 하늘이 매우 높고 푸르다. 아침식사를 든든히 먹고 소녀는 할머니랑 낚싯대를 들고 바닷가로 나왔다. 물론 소라 집도 함께 했다. 소라 섬에는 작은 부두가 있다. 거기에서 소녀는 낚싯대를 놓았다. 미끼는 주로 갯벌에 사는 발 달린 갯지렁이였다. 소녀는 능숙하게 미끼를 낚싯바늘에 끼우고 힘껏 멀리 던졌다. 할머니는 해녀복장으로 바닷속으로 들어가셨다. 소녀는 일찍이 할아버지랑 자주 낚시질을 해본 경험이 있었다. 소녀는 릴 낚싯대보다는 대나무 장대로 된 낚싯대를 좋아한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릴 낚싯대를 사용하지만 소녀는 장대 낚싯대를 사용해 왔다. 오늘따라 해가 얌전히 햇볕을 바다 위로 비추어주었다. 소녀는 낚싯대를 바다에 들인 후 멀리 해를 바라보았다. 해는 소녀를 보자 빙그르 돌며 반겼다.


“안녕! 부탁한다.”


소녀는 하늘로 손을 높이 흔들며 해를 향해 소리쳤다. 해도 반갑다고 한 번 더 빙그르 돌았다. 그리고 바닷물에 빛을 쏘았다. 바다 물결은 잔잔해지고 더욱 푸르렀다. 그러자 바다 위에 살짝 내민 찌가 위아래로 춤을 추었다.


“음, 슬슬 먹히기 시작하는군.”

소녀는 서둘러 낚싯대를 끌어올리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역시 소녀는 노련한 솜씨를 보였다. 찌는 위아래로 춤을 추더니 갑자기 바닷물 속으로 쏙 들어갔다. 이때다 싶어 소녀는 황급히 낚싯대를 쳐올렸다. 그러자 낚싯대는 크게 휘어졌다.


“아주 제법인데, 어디 해볼까? 누가 이기나~”

소녀는 능숙하게 낚싯대를 당겼다 살짝 풀었다 다시 세게 당겼다 하며 힘겨루기를 했다. 소녀는 서서히 낚싯대는 끌어리면서 큼직한 고등어를 보았다.


“옳거니, 됐어!”


그러나 쉽지 않았다. 워낙 고등어는 힘이 세다. 쉽게 끌려오지 않는다. 다시 고등어는 이리저리 헤치며 요동을 쳤다. 소녀도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힘을 놓지 않았다. 당기고 밀리고 그러기를 10분이나 그랬다. 역시 소녀는 잘 버텼다. 경험이 증명해주는 것 같았다. 고등어는 힘이 다했는지 서서히 끌려왔다. 소녀는 망태로 고등어를 건져내었다. 그리고 양동이에 넣었다. 양동이 안에서 고등어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듯이 한바탕 요동을 쳤다. 소녀는 양동이 뚜껑을 덮었다. 그리고 다시 낚싯바늘에 갯지렁이를 끼우고 힘껏 낚싯대를 휘둘러 내쳐서는 멀리 던졌다. 소녀가 그러고 있는 동안 할머니는 바닷속 깊이 들어가 멍게와 해삼과 조개 그리고 문어도 잡았다. 해가 머리 위까지 올라왔다. 이제 그만 하라는 표시로 해는 바다 물결을 일으켰다.


“알았어. 그만할 거야.”

소녀는 낚싯대를 정리하고 있었다. 할머니도 바닷물에서 나오셨다. 할머니는 망태를 들고 소녀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소녀에게 손짓으로 말했다.


“얼마나 잡았니?”


할머니는 양동이 속을 들여다보셨다. 물고기가 세 마리였다. 고등어 두 마리와 전어 한 마리였다. 그리고는 할머니는 망태를 양동이 옆에 내려놓으시며 손가락 세 개를 펴서는 소녀에게 손짓으로 말했다.


“제법이다. 세 마리씩이나 잡았구나.”


“할머니는 얼마나 잡았어?”


“나, 여기~”


할머니는 눈을 크게 떠 보이시며 망태 속을 열어보였다. 소녀는 망태 속을 들여다보았다. 문어와 멍게와 조개 그리고 해삼이 가득했다.


“할머니도 많이 잡으셨네. 여전해요.”


“그럼, 아직 팔팔해!”


할머니는 팔뚝을 내보이시며 웃으셨다. 소녀는 할머니와 함께 망태와 양동이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소녀의 주머니 속에서 소라 집이 우엉 하고 소리를 냈다.


“혹시 내 친구들은 안 잡았겠지?”


“응? 그럼, 네 친구들은 없었어.”


할머니는 소녀가 잡아온 고등어랑 그리고 문어를 가지고 점심식사를 준비했다. 소녀는 맛있는 식사를 했다. 소녀는 자기의 배를 만지며 할머니에게 말했다.


“할머니, 너무 맛있게 먹었어요. 자주 낚시하러 가요.”

할머니는 고개를 끄떡이셨다. 소녀는 먼저 일어나겠다고 하면서 자리를 떴다. 그리고 소녀는 마당으로 나왔다. 해는 머리 위에서 소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나랑 산책하지 않을래?”


“산책?”


소녀는 할머니께 산책하고 오겠다고 말하고는 집을 나왔다. 그리고 해변을 따라 걸었다. 해도 조금씩 소녀 앞에서 움직였다. 그리고 소녀는 주머니 속에서 소라 집을 꺼냈다.


“어휴~ 답답했잖아!”


소라 집은 우엉 하는 소리를 냈다. 소녀는 걸음을 멈추고는 소라 집을 높이 들어 올렸다.


“어때 시원하지~ 더 시원하게 해 줘?”


소녀는 소라 집을 높이 든 채로 한 바퀴 돌았다. 그러자 소라 집은 우엉 우엉 소리를 냈다. 소녀는 언덕길로 걸어갔다. 그리고 다시 바위 아래쪽으로 소녀는 내려갔다. 그렇게 소녀는 오르고 내리며 계속 걸었다. 해는 소녀보다 앞서서 움직였다.


“야~ 어디까지 가는 거야? 더 가?”


소녀는 힘들지는 않지만 처음 가는 길이어서 마음이 당기지 않았던 것이다. 해는 대꾸를 하지 않고 앞으로 가고 있었다. 소녀는 주변을 이리저리 살피면서 천천히 걸었다.


“여기서 잠깐 쉬자!”


소녀는 한 작은 바위에 걸터앉았다. 그리고는 먼바다를 바라보았다. 멀리서 갈매기들이 줄지어 날아오고 있었다. 소녀는 주머니에서 소라 집을 꺼냈다. 그리고 소라 집 입구에게 소녀는 입을 가까이 대고는 말했다.


“들리니? 저기 갈매기 소리 말이야.”


“응, 잘 들려~ 꽤 많이 오는 거 같아!”


소라 집은 귀를 기울여 듣는 척했다.


“웬일이지? 이리로 오는데~”


소녀는 당황하여 말했다. 갈매기들은 소녀가 있는 곳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소녀는 갈매기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갈매기들은 소녀의 머리 위에서 원을 그리며 돌았다. 그리고 바위 주변에 여기저기 내려앉았다. 대장 갈매기가 소녀에게로 뒤뚱뒤뚱하며 걸어왔다. 소녀 앞에 온 대장 갈매기는 기우뚱하더니 소녀의 무릎 위에 앉았다. 소녀는 대장 갈매기의 깃털을 손으로 쓸어주었다. 소녀는 대장 갈매기의 주둥이를 보자 뭔가를 물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네 입에 뭘 물고 있니?”


그리고 소녀는 대장 갈매기의 주둥이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대장 갈매기는 소녀의 손 위에 무엇인가를 떨어뜨렸다. 소녀는 손위에 있는 물건을 보았다. 그리고 소녀는 놀랐다. 진주 목걸이였다.


“아니? 이건 진주 목걸이잖아~ 어디서 났어?”

대장 갈매기는 날갯짓을 했다. 그리고 하늘로 날아올라서는 빙 돌았다. 그리고 다시 내려와 소녀의 무릎 위에 앉았다. 그러자 다른 갈매기들이 어디론가 날아갔다. 대장 갈매기도 뒤따라갔다. 소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갈매기들이 날아간 곳으로 따라갔다. 어느 바위 아래로 조심스럽게 소녀는 내려갔다. 주변에는 나무들이 있었고 바위틈 사이로 작은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곳에는 동굴이 있었다. 소녀는 갈매기들이 여기로 자신을 이끌어왔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소녀는 조심스럽게 바위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나무들 사이에 커다란 동굴이 있는 곳으로 갔다. 갈매기들은 동굴 주변에 빙 둘러앉아 있었다. 대장 갈매기는 소녀의 앞으로 날아왔다. 그리고 동굴을 안내하듯이 앞서 동굴 입구로 갔다. 소녀는 대장 갈매기를 따라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 입구에 들어서자 시원한 바람이 소녀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소녀는 머리를 만지고 나서 다시 동굴 안을 들여다보았다. 해가 소녀의 등 뒤에서 동굴 안으로 빛을 비추어줬다. 그러자 동굴 안에는 환히 밝혀졌다. 소녀는 동굴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면서 주변을 살폈다. 동굴 안에는 누군가가 손질해 놓은 듯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점점 동굴 깊숙이 들어간 소녀는 위로 올라가는 길이 보였다. 소녀는 조심조심 위로 올라갔다. 또 다른 동굴이 있었다. 아담했다. 그리고 밖으로 트여 있었다. 그리고 햇빛이 안을 가득 채웠다. 마치 이층 집의 방안 분위기를 주는 듯했다. 소녀는 주변을 살폈다. 그러자 동굴 안에는 책상이 있었고, 큰 나무상자가 놓여 있었다. 소녀는 누군가 여기 살았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소녀는 책상 가까이 다가갔다. 책상 위에는 사진이 놓여 있었다. 소녀는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사진에는 소녀의 어머니를 닮은 여인이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이었다. 소녀는 사진액자를 손에 들었다. 그리고 세밀히 보았다. 그런데 그 사진 속에 여인이 하고 있는 목걸이를 보고 또 소녀는 놀랐다. 그것은 아까 대장 갈매기가 소녀에게 준 진주 목걸이였다. 소녀는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동굴 입구에 대장 갈매기가 와 있었다. 소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혹시 이 여인은 우리 어머니? 아기는 나?”


대장 갈매기가 고개를 끄떡끄떡 거리며 끼륵 끼륵 하고 울었다. 소녀는 뒤돌아 대장 갈매기를 쳐다보았다. 대장 갈매기는 날아와 소녀가 손에 들고 있는 사진과 소녀를 번갈아 가며 주둥이로 콕콕 찍었다. 그러자 소녀는 사진액자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소녀는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대장 갈매기는 떨어져 깨진 사진액자로 내려와 앉아서 사진을 콕콕 쫓았다. 소녀는 그만 깨진 사진액자 앞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천천히 깨진 액자에서 사진을 꺼냈다. 그리고 소녀는 책상 서랍을 열었다. 서랍 속에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편지 봉투에는 사랑하는 아기에게 라고 쓰여 있었다. 소녀는 떨리는 손으로 편지봉투에서 편지를 꺼냈다. 그리고 읽었다.


『사랑하는 나의 아가야,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나에게는 큰 복이었단다. 사랑하는 너의 아빠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단다. 엄마는 너의 아빠를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지쳤단다. 그리고 내 배는 점점 불러오고 있었단다. 그래서 엄마는 결심을 했지. 엄마의 부모에게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엄마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배를 타고 이곳, 소라 섬으로 돌아왔단다. 그리고 소라 섬에서 너를 낳았단다. 그래서 엄마는 너의 이름을 ‘소라’라고 지어주었단다. ‘금소라’가 너의 이름이란다. 네가 얼마큼 자라면 소라가 너를 찾아올지 모르겠다. 너는 꼭 그 소라와 친구가 될 거란다. 엄마는 여기서 소라 섬에서 자랐단다. 그리고 여기 동굴은 엄마만이 알고 있는 유일한 공간이란다. 어릴 적에도 엄마는 자주 여기로 놀러 와 놀았단다. 아가야, 너도 여기를 발견하게 되면 엄마처럼 자주 놀러 와 주렴. 여기엔 엄마가 가지고 놀던 소품들이 아주 많단다. 이제는 너의 소품이 될 거야. 이제 엄마는 오래 살지 못할 거야. 이유 없이 기운이 점점 쇠약해 가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이렇게 너에게 편지 한 장을 남기고 가려고 생각했단다. 아가야, 네가 여기로 자주 와서 놀아준다면 엄마는 외롭지 않을 거야. 그리고 너는 여기에 있는 소품들을 하나하나 가지고 놀다 보면 언젠가는 엄마가 어떤 분인지 알게 될 거야. 그럼 나중에 여기 있는 소품들과 함께 우리 대화를 나누어 보자.
사랑하는 나의 아가야~ 금소라야! 먼 훗날에 우리 하늘나라에서 만나자. 안녕~
사랑하는 엄마가.』


소녀는 엄마의 편지 위에 눈물을 떨어뜨렸다. 잘 기억나지 않는 엄마를 소녀는 바다를 바라볼 때마다 그리워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 동굴에 와서 소녀는 엄마의 얼굴을 사진으로 보았고, 엄마의 편지를 읽게 된 것이었다. 소녀는 엄마의 편지를 읽고 또 읽었다. 소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의 책상을 청소하고 정리했다. 그리고 책상 옆에 있는 큰 상자의 먼지들도 깨끗이 닦았다. 그리고 소녀는 상자를 열려고 했다. 그런데 상자는 자물쇠로 채워져 있었다. 소녀는 열쇠를 찾았다. 책상 서랍들을 열고 찾았다. 서랍 구석에 작은 주머니가 있었다. 소녀는 그 주머니를 열어보았다. 거기에 열쇠가 있었다. 소녀는 열쇠를 가지고 상자의 자물쇠를 열고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그 속에는 여러 가지 인형과 소품들과 책과 노트들이 있었다. 소녀는 이리저리 만지다가 멈췄다.


“아냐, 오늘은 아니야~ 나중에 천천히 볼 거야.”


소녀는 다시 상자의 뚜껑을 덮었다. 그리고 상자 위에 걸터앉았다. 소녀가 상자 위에 앉으니 바로 동굴 밖에 바다가 보였다. 소녀는 엄마가 여기서 저 바다를 바라보았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소녀는 일어나 동굴 입구로 갔다. 소녀는 동굴 입구에 앉았다. 멀리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때에 바다에는 돛배 하나가 지나가고 있었다. 소녀는 하늘에 구름을 바라보다가 엄마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바다 끝 수평선 위에 구름에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소녀는 크게 소리쳤다.


“엄마!”

동굴 바깥쪽으로 작은 길이 나 있었다. 소녀는 편지를 주머니에 넣고 동굴 밖으로 나와 작은 길로 내려가려고 했다. 그때에 소녀의 주머니에 있던 소라 집이 우~ 엉~ 하고 말했다. 소녀는 주머니에서 소라 집을 꺼냈다.


“왜 그래? 소라 집!”


“이제 알겠니? 내가 널 찾아온 이유를…….”


“응? 네가? 내 모래성을 보여주려고 한 거잖아~”


“그건 널 유인하려는 핑계였지.”


“그럼, 엄마의 편지?”


“엄마의 모든 비밀을 내가 너에게 말해줄 거야.”


“엄마의 비밀? 내가 어떻게 알아?”


“난 사실 네 엄마와 오랫동안 친구였어!”


“엄마의 친구라니?”


“간단히 말할게, 너의 엄마가 너만 할 때에 바다에서 나를 만났지. 그리고 너처럼 날 가지고 놀았어.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줬지.”


“우리 엄마가? 그랬어? 신기하다. 나도 너에게 그러고 있잖아~”


“맞아, 내 속을 들여다봐~ 나사 모양이지?”


소녀는 소라 집의 안을 들여다보았다. 정말 신기하게 생겼다고 소녀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네 엄마의 이야기랑 너의 이야기를 솔솔 담아 넣어둔 거야.”


“그래? 넌 정말 신기한 얘야~”


“신기하지? 그래서 사람들은 모래사장에서 나를 주워서는 자기들 귀에 대고 뭔가를 들으려고 하지.”


소녀는 고개를 끄떡이며 다시 자기 주머니 속으로 소라 집을 넣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동굴 밖으로 나와 작은 길을 따라 내려왔다. 그리고 하늘에 해를 향해 손을 흔들며 고맙다는 손짓을 했다. 해는 어느덧 서편 바다 쪽으로 많이 가 있었다. 해는 빙그르 회전하면서 구름 속으로 몸을 감췄다. 소녀는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깡충깡충 뛰면서 소녀는 집으로 돌아왔다. 소녀가 대문으로 들어서니 할머니는 툇마루에 걸쳐 앉아서는 눈을 감은 채로 계셨다. 소녀는 살금살금 할머니께로 다가갔다. 그리고 할머니를 안았다. 깜짝 놀란 할머니는 눈을 뜨고 소녀를 힘껏 안았다. 할머니는 소녀를 많이 기다렸나 보다. 소녀는 할머니 옆에 툇마루에 앉았다. 소녀는 주머니에서 엄마의 편지를 꺼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슬그머니 내밀었다. 할머니는 깜짝 놀라며 편지를 받았다. 그리고 편지지를 꺼내어 편지 내용을 읽었다. 그러시면서 할머니는 한없이 눈물을 흘리시는 것이었다. 소녀도 같이 눈물을 흘렸다. 소녀는 할머니를 껴안았다. 그리고 울먹이면서 말했다.


“할머니, 미안해요.”


할머니는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리고는 소녀를 품고는 한참 동안 그렇게 계셨다. 어느덧 해는 서편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었다. 소녀는 할머니와 함께 해가 지는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점점 어둠이 바다를 덮어갈 때까지 소녀와 할머니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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