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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ustwons Dec 17. 2024

10. 다르의 꿈

[소년소녀들의 공상소설-다르소녀와 달무리 검 4편]

 

10. 다르의 꿈    

 

   「만물은 다 하나님의 뜻 안에 있으며, 모든 생물은 하나님의 은혜로 살며, 천사들이 부러워하는 사람을 세우시고, 사람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나타내시며, 하나님의 나라의 백성이 되게 하셨다.」(源)     

 

  어느덧 날이 어두워져 가고 있었다. 초등학교 뒷산의 바위 위에 앉아서 푸른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아니 두 여인이 바위 위에 나란히 앉아서 해지는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언니, 언니는 이른 새벽마다 해변에 나와 해 뜨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면서...........”

“그랬지, 소라 섬에 있을 때에는 그것이 내게는 유일한 희망이었단다. 육지에 사는 친구들은 학교에 가기 바쁠 때에 말이다. 떠오르는 해는 나의 유일한 친구인 셈이지.”

“언니야~ 나는 요즘에 들어선 저녁이 다가오면 여기에 와서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어.”

“그랬구나! 무슨 이유라도 있는 거니?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넌 요즘에 사춘기에 있다고들 말하더라.”

“몰라! 자꾸 생각에 잠기고 그러는데, 왜 그런지를 모르겠어?”

“모른다고? 생각에 잠긴다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거니?”

“그것도 모르겠어? 그냥 생각에 빠져있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몰겠어.”

“아무 생각 없이 생각에 빠진다고? 그럼 혹시 멍하니 있는 거니? 불교에서는 무상무념(無想無念)이라고들 말하지. 모든 생각을 버린다는 것이지.”

“언니는 불교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

“전에는 불교가 있는 줄도 몰랐지. 대학에서 철학과 불교에 대해 알게 되었지. 처음엔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관심에 철학과 불교를 접하게 되었단다.”

“철학은 또 뭐야?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들이야?”

“그래! 다르가 명확히 지적해 주었네. 철학이란 그런 셈이지. 처음엔 인간은 무엇인가? 그리고 인생은 무엇일까? 그러면서 철학이 태어났다고 생각해.”

“언니야~ 지금 내가 그러고 있는 걸까?”

“아니야~ 넌 지금 하나님의 응답을 찾고 있는 걸 거야!”

“맞아, 난 숲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뭔가를 찾는 그런 심정이야!”

“그래, 언니도 그런 적이 있었단다. 엄마의 동굴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을 때, 시간이 흘러가는 줄도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지. 그때엔 넓은 바다 한가운데에 나 홀로 조각배에 누워있는 것처럼 밀이다.”

“언니도 그런 적이 있었구나? 그래서 나중에 어떻게 되었어?”

“응? 다르야~ 그 넓은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조각배에 내가 누워있는 모습이었단다. 그때에 해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

“역시 언니는 해를 참 좋아하나 봐~”

“그런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해만 본 게 아니야. 하늘 아버지를 본 거지.”

“아~ 언니야! 그럼 난 지는 해를 보고 있었네?”

“그렇지만, 넌 달을 바라보잖니? 나도 달이랑 많은 대화를 가졌단다. 달은 참 온유함을 준단다.”

“맞아, 언니처럼 나도 달이랑 대화를 많이 해! 어떤 때는 내게 정보를 주기도 해! 그래서 나는 해가 지는 시간에 여기 있는 이유도 그런 거 같아~”

“음 … 우린 공통점이 많다 그치?”

“응, 언니야~ 그렇지 않아도 그 할아버지가 언니를 만나라고 했어!”

“그 할아버지? 너에게 작은 나무칼을 주신 분?”

“응.”

“뭐? 그 할아버지를 다시 만났어? 어떻게? 어디서?”

“몇 달 전일 거야. 민지랑 여기에 있다가 내려가는 길에 학교 정문 앞에서 만났어. 나도 놀랐어. 하지만 너무 반가웠어!”

“별 얘기는 없었고?”

“불안해하지 말라고, 하나님이 지켜주신다고 믿음을 가지라고 했어.”

“그리고?”

“응? 언니가 널 만나러 온다고 말했어.”

“뭐라고? 내 생각을 알고 있었던 거야? 그분이?”

“언니가 무슨 생각을 했는데?”

“응, 그러니깐. 네가 자꾸 생각이 나는 거야. 너를 만나야겠다고 생각이 자꾸 드는 거야.”

“언니가 날 생각했었어? 나도 언니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이 또한 하나님의 뜻인가?”

“하나님의 뜻? 그래서 내가 자꾸 멍하니 있었나? 아닌데~ 뭔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어!”

“나도 마찬가지야! 지금도 그래~ 생각이 깊어질 때가 많단다.”

“언니야~ 나도 그래! 친구들이랑 있을 땐 그렇지 않다가 혼자 있으면 생각에 빠지게 돼!”

“그러고만 있을 수는 없잖니?”

“그럼, 어떻게 해?”

“독서를 하면 어떨까?”

“책을 읽다가도 생각에 빠지곤 그래.”

“맞아, 네 말이 맞다. 나도 그랬어. 나중에 할아버지가 생각이 났지. 성경을 자주 읽으라고 말하셨지.”   

“돌아가신 친할아버지?”

“그래, 늘 말씀하셨지. 세상의 책들도 중요하지만, 꼭 성경을 읽도록 하라고 말이다. 할아버지는 성경을 등대와 같다고 그리셨어.”

“성경은 등대와 같다. 참 멋있는 말이다. 그치?”

“넌 무슨 말인지 아니? 세상의 책들은 등대가 아니라고, 오직 성경만이 등대라고 하셨어.”

“예지는 성경을 열심히 읽어! 언니야, 예지 알지?”

“쌍둥이 오빠가 있는 애? 똘똘하더구나.”

“맞아, 예지는 판단력이 빠르고 명확해!”

“너의 친구들은 모두 각자의 재능들이 있더구나. 민지는 파워! 은비는 재치! 지수는 뚝심! 예지는 리더십! 넌......”

“난 뭐?”

“음....... 나랑 비슷해!”

“언니랑? 뭔데? 그게?”     


  소라언니는 다르의 귀에 가까이 대고는 속삭이듯이 말했다.


“너랑 나는 하나님의 자녀야! 특별하지~”

“언니야~ 예지도 민지도 하나님의 자녀야! 은비도 미수도....... 할아버지가 그랬어!”  

“그 할아버지? 어떤 분일까? 만나보고 싶다.”

“언니~ 그 할아버지는.........”

“그 할아버지는? 뭔데?”

“아냐~ 말하지 말라하셨어.”

“정말 신기해? 어떻게 날 알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말이야.”

“언니는 엄마를 본 적이 있다며?”

“그래, 일찍 돌아가셨지만, 엄마의 동굴에서 할아버지도 보고 엄마도 보고.........”

“엄마도 보고라니? 또 누가 있었어?”

“응, 광일오빠의 엄마도 보았지.”

“광일오빠의 엄마? 불 수 없고 듣지도 못하시는 그분?”

“응,”

“거봐! 그 할아버지도 그렇게 보고 만나는 것일지 몰라!”

“음......... 그 할아버지? 그런 분이시라고?”

“언니는 고등학교 때에 무슨 꿈을 꾸었어? 언니의 꿈은 무엇이었어?”

“내 꿈? 난 너처럼 학교에 다닌 적이 없는데........ 홈스쿨링으로 초중고를 졸업한 셈이지.”

“그렇구나! 미안! 언니야~ 그럼 대학 전공은 왜 물리학이야?”

“그러게 말이다. 내가 왜 물리학을 전공으로 했지? 사실 난 하나님이 만드신 만물에 대해 알고 싶었거든.”

“나도 그래! 언니야~ 왜 사람들은 악하게 살까?”

“음! 넌 사람들에 대해 알고 싶은 거구나?”

“응, 초등학교 때에 친구 생일파티를 하고 늦은 시간에 집으로 가던 중에 골목에서 오빠들이 한 오빠를 때리고 죽이는 것을 보았어! 그게 잊혀지지 않아~”

“그게 너의 트라우마가 된 셈이구나?”

“응, 그보다 나도 모르게 자꾸 실종 아이를 찾는 일에 이끌려가는 거야.”

“그게 너에게 힘드니?”

“아니? 그렇지는 않아~ 하지만.......... 사람들이 왜 악할까 하는 마음이 떠나질 않아.”

“네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다. 네가 한 일이 좀 보통의 일은 아니지. 그래도 좋은 일을 하는 거잖아~ 안 그래?”

“그렇긴 해! 실종 아이를 구하면 얼마나 기쁜지 몰라! 하지만 답답할 때가 많아~ 언니야!”

“답답하다. 그렇겠지~ 실종된 아이가 이게 전부는 아닐 테고, 그렇다고 모두 구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것도 그렇고, 나를 죽이려는 자가 있어!”

“뭐라고? 널 죽이려고 하는 자라니? 누군데?”

“몰라? 여러 번 있었어. 그때마다 해치웠는데도....... 또 나타나? 그리곤 사라져 버려?”

“사라지다니? 그럼 사람은 아닌가?”

“모르겠어? 어떤 조직에 있는 것 같아~ 그자가 그랬어! 내가 그들의 일에 방해를 한다는 거야!”

“방해를 한다고?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큰 세력이 뒤에 있다는 것인데.......”

“맞아! 그거야~ 그 세력이 뭘까? 그래서 사람은 왜 악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돼!”

“그건, 성경에서 말해주고 있잖니? 아담이 선악의 열매를 먹은 후에 인간의 마음에 악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이야.”

“그건 알아~ 목사님도 그렇게 설교하시잖아? 그런데 난 더 알고 싶은 거야.”

“무엇을? 얼마나 악한지를? 아니면 어떻게 악한지를?”

“언니야! 애매하잖아~ 그렇게 말하면 말이야. 악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하는 게 아니야? 사람이 왜 악한가를 알고 싶은 거야.”

“음........ 나도 모르겠다. 어릴 적엔 섬에서만 자라서, 그리고 미국에 살면서 인간들의 다양함을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언니야~ 뒷산에 올라오면 풀과 나무들이 다양하잖아? 그런데도 서로 잘 조화를 이루잖아? 얼마나 아름다워!”

“오! 바로 그거야?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이 말이야. 소라 섬에 있을 때에는 큰 나무는 별로 없었지만, 풀들이 다양했었지. 그리고 갈매기랑 토끼, 하늘에 해와 달과 별들, 바다에 많은 해초류 등 생각이 나는구나.”

“그렇지? 자연은 참 아름다워~ 하지만 인간들은 왜 서로 불안감을 주는 걸까? 무엇 때문에?”

“아마도 인간의 자유의지 때문이지 않을까? 선을 행할 수도 있고, 악을 행할 수도 있잖아? 인간만이 말이야.”

“언니야, 그거? 자유의지가 뭐야? 인간에게는 이성이 있다고 배웠는데....... 이성과 자유의지는 다른 거야?”

“철학에서는 이성을 생각하는 능력, 또는 판단하는 힘이라고 정의를 내리지. 하지만 성경에서는 뚜렷하게 이성이나 자유의지에 대해서 말해준 것은 없어! 하지만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해서는 많은 사례들을 말해주고 있지. 그리고 예수님도 선하신 선생님 하고 말했을 때에, 하나님 한 분밖에는 선한 분이 없다고 했지.”

“그러니깐 어느 누구도 선해질 수는 없는 거네?”

“그렇지, 인간의 선행은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다고 봐야 해! 그렇지 않다면 말이야. 다른 길로도 선한 길이 있다는 것이 되지.”

“그렇구나! 그러니깐 인간은 악할 수밖에 없다는 거네.”

“그런 셈이지. 다르는 생각을 많이 했구나? 이토록 깊이 생각하고 있는 줄 몰랐네?”

“실종아이들을 찾을 때마다 의문이 들었어. 이런 짓을 해야 하나 하고 말이야. 특히 얼마 전에 친구들이랑 집에 가는 길에 납치되어서 중국에 까지 갔었던 적이 있었어. 너무 놀랐었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잡히지 않는 거야.”

“그런 일이 있었어? 납치? 너희들이? 집단 납치였네?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

“예지와 민지가 힘을 줬지. 침착하게 때를 기다렸던 거야. 나중에 알았지만 우리를 인신매매로 팔아넘기려고 했던 거야.”

“인신매매?”

“나중에 알았지만, 이미 납치되어 인신매매로 팔려간 여성들이 많았어.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뒤늦게 알았어.”

“물론 너희들이 힘을 합해서 그 여성들까지 구출했겠구나!”

“응, 그렇지만 너무 충격적이었어. 아동실종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야.”

“그래서 다르가 생각을 많이 하는구나?”

“글쎄? 그리고 그 검은 만도를 한 남자도 자꾸 생각하게 돼!”

“다르야! 너무 생각이 많다. 네가 조금 믿음이 흔들리는 것 같구나?”

“그 할아버지도 그리 말했어!”

“그래서 너에게 나타났구나. 네 나이엔 충분히 그럴 수 있어. 아담과 이브도 그랬었지. 선악의 나무만 궁금했던 것은 아니었을 거야. 에덴동산 밖에 대해서도 궁금했었을 거야. 그래서 그들은 뱀의 유혹에 넘어갔던 것이지.”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하지?”

“너나 내가 공통점이 뭔지 아니? 자신에게 정직하려는 거지.”

“맞아! 난 늘 내 마음을 살피고 있었어. 그런데 점점 난 어떻게 하지? 어떻게 되지? 이런 생각이 더 많아~”

“그래서 어른들이 사춘기 시절에는 생각이 많아진다고들 하잖니? 그걸 시간에 성경을 읽어봐! 읽기만 하지 말고, 그 말씀으로 하나님 아버지를 생각해 봐!”

“어떻게?”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해 봐!”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하나님 아버지는 멀리 계시지 않아! 늘 네 곁에 계시지.”

“그건 나도 알아! 우린 그런 경험이 많아~”

“그렇겠다. 천사 엘로이가 널 도우고 있다고 했지?”

“응,”

“네 꿈이 뭔지 알겠다.”

“내 꿈? 뭔데?”

“내가 만물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듯이, 넌 인간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런가? 난 친구들을 좋아해! 언니도 외동이지? 나도 외동이고 민지도 은비도 외동이야.”

“그래도 넌 친구들이 많아서 좋지만, 난 어릴 적에는 친구란 섬에 있는 갈매기와 소라뿐이었단다.”

“그래도 언니는 미국에도 노르웨이에도 뉴질랜드에도 친구가 있잖아!”

“그건 나중에 일이었지. 어릴 적에는 얼마나 외롭겠니?”

“조금은 이해가 돼~ 외로움이 뭔지 나도 알아~ 그래서 달이 내게 친구가 되어주었나 봐!”

“나도 그랬지. 달을 쳐다보면 말이다. 생각이 절절 흘러나와~ 아니 내 마음을 알아주거든.......”

“언니야~ 나도 그렇다. 언니의 달이랑 나의 달은 같은 걸까?”

“ㅋㅋ, 달이 두 개 세 개 있니? 하나님이 하늘에 해와 달과 별들을 만드신 이유를 알지?”

“응, 내 친구야.”

“나도 달의 친구다. 그럼 우린 친구가 되는 거네?”

“그럼, 언니야~ 린다가 그랬어! 파파도 마마도 친구래~ 친구 간에는 나이를 따지지 않는데......”

“미국은 그런 면이 있지. 예수님도 우릴 친구라고 했단다.”

“정말? 예수님이 우리 친구야?”

“그럼, 하나님 아버지는 예수님에게도 아버지이고, 우리에게도 아버지라 하잖니?”

“와~ 예수님은 나의 친구!”

“그거 아니?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하셨지.”

“맞아! 그게 예수님의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었구나.”

“또 있지. ‘내가 너희에게 명한 것을 다 행하면 너희는 내 친구다.’라고 말이다.”

“그렇구나! 친구들에게 말해주어야겠다.”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우리 이만 내려갈까?”     


  다르와 소라언니는 뒷산 바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에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해는 이미 서해로 넘어갔고, 하늘도 점점 어두워져 가고 있었다. 이미 땅 위에는 어둠이 내려앉은 지가 오랬다. 다르는 소라언니와 팔짱을 하고는 뒷산을 내려와 학교담장 길을 따라 집으로 갔다.

  소라언니가 한국에 들어온지 이틀이나 지났다. 미국 시카고를 떠나기 전에 먼저 다르에게 전화를 해서는 도착할 시간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다르는 친구들이랑 함께 인천공항에 몰려갔었다. 그리고 소라언니랑 함께 공항에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하고는 리무진 택시를 타고는 다르의 집으로 왔었다. 그리고 밤늦도록 좁은 다르의 방에서 수다를 떠드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었다. 그리고는 늦은 시간에 친구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소라언니는 다르의 침대에 함께 잠자리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에 예지의 어머니께서 간단하게 환영파티준비를 해주셔서 다시 다르와 친구들은 예지의 집에 모이게 되었다. 그 친구들, 예지, 민지, 은비, 미수 등 네 명이었다.

  예지네 집에 다르 어머니 그리고 민지 어머니와 은비 어머니들도 오셔서 파티에 참석해 주셨다. 아니 파티 준비를 함께 해주셨던 것이었다. 이제는 아이들만 모이는 것이 아니다. 쩍 하면 어머니들도 모인다. 이런 모습을 바라본 소라언니는 참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사실 소라언니는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없기 때문이었다. 오로지 외할머니와 함께 외딴섬에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 커서야 미국에 있는 양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소라언니에게는 북적되는 이런 모습에 낯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움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대환영을 해주신 것에 소라언니에게는 감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소라 섬에 홀로 계신 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잠시 틈을 내어서는 소라 섬에 계신 할머니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마침 간호사인 인선씨가 받았다. 그리고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후에 내일 내려간다고 알려드렸다.

  그렇게 신나게 환영파티를 즐기고 있을 동안에 다르와 친구들은 소라언니에게 청문회 하듯이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많았다. 특히 미국생활에 대해 많은 질문을 소라언니는 받았다. 그리고 어머니들도 궁금한 것이 많았는지 여러 가지 물어보시기도 하셨다. 특히 학교에 다니지 않았는데, 어떻게 대학에 갈 수 있었는지에 대해 많이 물어보셨다. 소라언니는 학교문턱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중에 미국에 계신 양부모의 도움으로 미국교육과정을 홈스쿨링으로 마치게 되었고, 미국 대학교에 갈 수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자 어머니들은 눈이 커지면서 자녀들의 미국유학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르와 친구들은 소라 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물어보았다. 그리고 소라 섬에 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침 겨울방학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다르의 친구들은 흥분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환영파티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오후가 되어갔다. 그래서 다르의 친구들과 어머니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고, 소라언니는 다르네 집으로 왔다. 다르 어머니가 커피를 내주었더니 다르는 소라언니랑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던 다르는 창밖을 바라보더니 해가 지기 전에 갈 때가 있다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소라언니랑 함께 초등학교 뒷산에 있는 바위가 있는 곳으로 갔었던 것이었다. 사실 다르는 남모르게 심적으로 방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유 없이 우울하기도 하고, 까닭 없이 암담하기도 하고, 답답한 마음도 들고 그랬었던 것이었다. 그런 다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분은 소라언니뿐이라는 것을 다르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할아버지는 나타나 다르에게 소라언니를 만나라고 했고, 소라언니도 다르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둘은 이심전심으로 오후 늦게 해질 무렵에 학교 뒷산으로 향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둘은 서로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아니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게 되는 기회가 생긴 것이지 모른다.

  이 밤에는 특히 다르와 소라언니는 한 침대에서 더욱 가깝게 느껴져서인지 서로 꼭 안은 채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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