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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중학교를 졸업하다

[소년소녀들의 공상소설-다르소녀와 달무리 검 4편]

by trustwons

[소년소녀들의 공상소설-다르소녀와 달무리 검 4편]

11. 중학교를 졸업하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어느덧 다르와 친구들은 중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소녀들은 중학교에 입학한 지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새 세월이 유수같이 흘러갔나 보다 벌써 삼 년이 지나간 것이 되었다. 이제는 다르도 민지도 예지도 은비와 지수도 어엿한 아가씨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아니 일전에 납치되어서 중국으로 끌려갔을 때에, 이들은 숙녀처럼 취급을 받아서인지도 모를 일이다. 다르와 민지와 예지는 아직은 앳되어 보였지만, 은비와 지수는 매우 성숙한 편이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에는 부모들이 함께 동행을 하셨는데, 이제 중학교 졸업식에는 부모들이 나중에 오신다 하여 소녀들은 자유분방하였다. 다르와 예지와 민지와 은비는 한껏 멋을 내어 차려입고는 마치 숙녀들처럼 걸음걸이도 달랐다.


“은비야! 넌 너무 어른스럽다. 걸음까지 왜 그러냐?”

“뭐? 다르! 넌 더 웃겨~ 교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 해서 어디서 그런 촌스런 옷을 입고 왔니?”

“그런 넌 더 웃겨야~ 언제 적 옷이냐?”

“그 옷 차이나타운에서 산 거지? 은비~”

“그래, 민지~ 넌 뭐니? 남자냐? 여자냐? 복장이 그렇다~”

“얘들아! 그만하자~ 뭐 제멋이지 않니? 서로 이해하자!”

“그래 예지의 말이 맞아~ 서로 흉보지 말자! 모처럼 즐거운 졸업식 날이잖아~”

“얘들아~ 다민예은이 반갑다!”

“어? 지수잖아~ 어떤 아가씨가 달려오는 줄로 알았다.”

“야~ 다민예은이가 뭐냐? 그냥 반갑다 하면 되지~”

“미안~ 은빈 아줌마 같네? 크크"

“지수, 너! 그래도 내가 너보단 여섯 달 언니다.”

“유치하게~ 달수를 따지냐?”

“그럼, 지수는 여기서 막내인 셈이야! 다르 보다 두 달 어려~”

“이런 좋은 날에 뭔 나이 탓이냐? 그만하자!”


예지는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다. 좀 말에 힘을 주어가며 말했다. 그때서야, 모두들 한바탕 웃고 말았다. 그리고는 서로 팔짱을 끼고는 걷기 시작을 했다. 이런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시던 영어선생님이 빙그레 웃으시며 다가오셨다.


“모두 안녕! 멋쟁이 아가씨들이네? 어디 보자~”

“선생님, 왜 이러시죠? 오늘은 졸업식 하는 날이잖아요?”

“그렇지, 너희들이 벌써 졸업을 하게 되었구나? 그렇다고 너무 숙녀처럼 멋을 낼 필요까지는 없잖니? 그래봐야 열일곱 정도밖에 안 되는데 말이다.”

“선생님! 열일곱이 뭐예요? 십칠 세라고 하는 거예요.”

“어이쿠, 그러셔요. 이젠 같이 놀자하겠구나?”

“선생님~ 잊었어요? 우리랑 또래 하자고 했잖아요?”

“오! 그랬지~ 미안, 미안해요.”


선생님은 그리 말하시면서 곧바로 예지랑 팔짱을 끼고 함께 걸으셨다. 숙녀 여섯이 나란히 걸어오니 학교 정문이 좁아 보였다. 수위실에 계신 아저씨가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선 바라보시며 웃으셨다.


“놀랍습니다. 미녀들이 오는 줄로 알았습니다. 그려~”

“아저씨! 그럼 우리가 미녀도 못 된다는 거예요?”


역시 지수가 쾌활한 목소리로 수위실 아저씨께 쏘아보듯이 말했다. 친구들도 걸음을 멈추고는 수위실 아저씨에 눈총을 쏘고 있었다. 당황한 수위실 아저씨는 창문 안으로 쏙 들어가면서 한마디 했다.


“어이쿠~ 혼줄 날 뻔했네!”

“아저씨~ 우리가 삼 년 동안 아저씨를 얼마나 좋아했는데....... 실망이에요!”


다르와 민지와 예지 그리고 은비와 지수는 수위실로 다가와서는 합창하듯이 목청을 높여서는 톡 쏘았다. 옆에서 영어선생님은 팔짱을 낀 채 웃었다.


“얘들아~ 서둘러 가야겠다. 졸업식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네!”


그렇게 소녀들은 영어선생님 뒤를 따라 교실로 들어갔다. 이런 모습을 본 반 친구들은 눈동자가 달동만큼이나 커졌다. 영어선생님을 따라 교실로 들어오는 다르와 친구들을 보자 반 친구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뭔 일 날 것 같은 모습들이었다. 영어선생님은 교탁 쪽으로 가시면서 반 친구들에게 말했다.


“안녕! 친구들~ 모두 멋져요~ 졸업을 축하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영어선생님은 그렇게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교실을 나가셨다. 이때에 한 여학생이 예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예지! 영어선생님이랑 같이 오니?”

“응? 학교 앞에서 만났어!”

“그래? 늘 너희들은 영어선생님이랑 너무 친하게 지내는구나!”

“아냐~ 너희들도 보고 싶으니 교실에 왔다 가셨지?”

“그래! 나중에 우리 반창회 할 때에 한번 영어선생님을 모시자~”

“굿! 좋은 생각이야~”


이때에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셔서 간단하게 인사를 하시고 강당으로 학생들을 인솔하셨다. 강당에는 졸업생들과 학부모들이 가득해 있다. 역시 다르와 친구들의 부모들도 와 계셨다. 잠시 후, 사회를 맡으신 교무부장의 진행에 따라 졸업식이 시작되었다. 졸업식이 진행되는 동안에 SH 여중학교 정문 앞에는 린다와 줄리아와 하루가 나타났다. 먼저 린다와 줄리아는 정문 주변을 살폈다. 이때에 하루가 나타나자 린다는 반가워했다.


“하루! 반가워~ 오랜만이다. 그렇지?”

“안녕! 린다~ 줄리아~”

“우리 시간을 잘 맞춘 것 같아~ 거의 같은 시간에 우리가 여기서 만났으니 말이다.”

“그래, 줄리아~ 한국말 잘하네요?”

“어머? 하루야~ 웬 존댓말 하니?”

“미안! 나도 모르게 그리나 왔네? 린다~”

“하루의 손에 든 꽃바구니....... 참 예쁘다!”

“뭐, 린다도 줄리아도 각각 꽃다발을 준비했네?

“난, 어떻게 할까 했는데....... 린다가 라일락꽃다발을 준비해 줬어. 너무 예쁘지?”

“린다도 같은 라일락꽃으로 준비했네?”

“응~ 라일락 꽃말이 우정을 나타내잖니? 그래서 라일락꽃으로 준비했어. 괜찮지?”

“어머, 린다는 꽃말까지 생각했던 거야? 난........”

“넌 프리지어꽃바구니잖니? 무슨 뜻이지?”

“우리 일본에서는 졸업 꽃으로는 프리지어 꽃을 많이 하거든, 그래서 프리지어꽃바구니를 준비했어!”

“노란색의 프리지어 꽃이 참 화려하고 예쁘다. 꽃말은 뭐니?”

“음....... 당신의 시작을 응원합니다. 그런 뜻 이래.”

“꽃말이 참 좋다. 그렇지? 줄리아!”

“그러게~ 우리도 갖고 싶다. 그렇지? 린다!”

“그럴 줄 알고 여기 따로 더 가져왔어!”


하루는 꽃바구니와 다른 박스를 내밀었다. 그러자 린다와 줄리아는 하루가 내민 박스를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프리지어꽃송이들이 여러 개 더 있었다.


“어머, 너 이렇게 더 가져온 이유는 뭐니?”

“응, 우리 모두 새롭게 다시 시작하자는 뜻으로 응원용으로 더 가져온 거야.”

“멋지다. 하루~ 넌 생각이 깊구나!”

“이제 학교 강당으로 가자! 졸업식이 거의 끝났을지 모르겠다.”


린다와 줄리아는 하루의 말에 따라 학교 강당으로 향해 걸어갔다. 강당 안에서는 졸업식이 거의 끝났는지 강당 밖에서는 교가의 합창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벌써 끝난 거야? 노랫소리가 들려온다야!”

“줄리아, 저건 학교 교가를 부르는 거야. 정말 끝나가나 봐!”


하루와 린다와 줄리아는 강당 문을 조용히 열고는 안을 들여다보았다. 강당 안에는 졸업생들이 일어서서 학교 교가를 합창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층에는 부모님들이 일어서 있었다. 하루와 린다와 줄리아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고는 강당 뒤 끝자락에 조용히 서있었다. 교가합창이 끝나고 사회자가 졸업식을 마침에 대해 말하고는 몇 가지 안내를 하였다. 그리고 난 후에 졸업생들은 산만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이리저리 움직이었다. 하루와 린다와 줄리아는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자 이층에 계신 부모님들도 아래로 내려오시고 졸업생들과 부모님들은 서로 꽃다발을 전하고 사진을 찍고 야단들이었다. 하루와 린다와 줄리아도 친구들을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때에 다르와 민지가 먼저 하루와 린다와 줄리아를 발견하고는 달려왔다.


“어머, 어머~ 하루, 린다, 줄리아, 어떻게 된 거니? 너희가 여기엔 어떻게 왔어? 말도 없이 말이다.”

“축하해! 다르, 민지, 예지 그리고 은비와 지수도 모두 축하해!”


하루와 린다와 줄리아는 들고 있던 꽃다발과 꽃바구니를 다르와 민지와 예지 그리고 뒤에 오고 있는 은비와 지수에게도 꽃다발과 꽃바구니를 주었다.


“어머나, 너희들 이런 것까지 준비해 왔어? 놀랍다. 그리고 고마워!”


다르와 예지와 민지 그리고 은비와 지수는 합창하듯이 말했다. 이때에 이층에 계셨던 부모님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와 합류했다. 제일 먼저 예지의 어머니가 애들을 둘러보시며 말했다.


“아니, 너희들은 린다와 줄리아 그리고 하루 아니니?”

“네, 방금 왔어요.”

“뭐라고? 어떻게? 말도 없이......... ”

“깜짝 놀라게 하려고요. 몰래 왔어요.”

“미리 말해주었으면, 공항에 마중 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

“아니에요. 저희 순간이동을 해서 왔어요.”

“뭐라고? 순간이동? 또?”

“자세한 것은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그래, 그래, 하여튼 고맙다. 그 용기 칭찬할만해!”


그렇게 서로 분주하게 인사를 나눈 뒤에 어머니들과 다르와 친구들은 강당을 나왔다. 그리고 학교건물을 배경으로 사진들을 찍었다. 자세히 말하면, 졸업생들인 다르와 민지와 예지 그리고 은비와 지수는 린다와 줄리아 그리고 하루가 준비해 준 졸업축하의 꽃다발이랑 꽃바구니를 품에 안고, 하루가 준비한 프리지어 꽃송이를 모두 하나씩 들고서 사진을 찍었다.

이때에 한 여인, 노랑머리의 여인이 다르와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제일 먼저 본 다르는 눈이 커지면서 말을 잃어버렸다. 그러자 하루가 여인을 보자 달려가 인사를 했다. 뒤따라 린다와 줄리아도 인사를 했다. 이를 본 다르와 예지와 민지 그리고 은비와 지수도 다가가서는 여인에게 인사를 했다. 이를 본 어머니들은 놀란 표정을 하면서 누구지 하는 표정들이었다.


“모두들 잘 지내지? 졸업을 축하한다.”

“엘로이? 어쩐 일이세요?”

“하루가 애타게 그리워해서 도움을 주었지. 나만 빼고 그러면 안 되지 않니?”

“이래도 돼요? 자주 나타나시네요?”

“쉬! 자연스럽게 하자~”


그리고는 엘로이는 어머니들에게 다가갔다. 다르와 친구들도 뒤따라 와서는 어머니들께 엘로이 여인을 소개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엘로이라 합니다. 애들과 친구로 지냅니다.”

“어머, 서양인이신가 봐요? 어떻게 졸업식에 오셨어요?”

“네, 좀 늦었습니다. 함께 해도 괜찮지요?”

“어머나, 한국말도 잘하시네요? 물론 괜찮습니다. 함께 가시지요.”


다르와 친구들이 주차장으로 이동을 했다. 예지의 어머니께서 쌍둥이 오빠들에게 차를 가져오라고 연락을 했었다. 그래서 오빠들은 커다란 19인승 봉고차를 끌고 왔다. 그러고 보니 졸업생인 다르와 민지와 예지 그리고 은비와 지수 그리고 또 린다와 줄리아와 하루까지 하니 모두 여덟 명이 되었고, 어머니들도 다섯 분이 되었다. 거기다 엘로이 여인까지 하니 모두 열네 명이나 되었다. 어떻게 쌍둥이 오빠들은 알고 19인승 봉고차를 끌고 왔을까? 모두들 봉고차에 올라탔다. 운전석에는 쌍둥이 오빠들이 앉았고, 뒷자리에는 어머니들이 앉았고 뒤쪽으로 다르와 친구들과 엘로이 여인도 함께 앉았다.


“모두들 착석했습니까? 출발합니다.”


둘째 쌍둥이 오빠가 조수석에서 뒤를 돌아보더니 출발을 알렸다. 그러자 다르와 예지와 민지와 은비와 지수 그리고 린다와 줄리아와 하루가 손을 흔들었다. 이젠 하루도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는 듯했다. 봉고차는 스르르 출발을 해서는 SH 여중학교를 빠져나와 인근에 있는 숭의식당으로 갔다. 비록 넓은 식당은 아니지만, 한국의 일상음식들이 나오고 그리고 이런 날에는 불고기가 제일 무난했기 때문이라고 오빠는 설명을 했다.

모두 차에서 내려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오빠가 미리 예약을 해 두었나 보다. 넓은 곳에 열네 명이 앉을 수 있는 딱 좋은 자리였다. 이때에 예지가 오빠에게 눈총을 쏘며 말했다.


“오빠! 여기에 예약을 했었어?”

“그럼, 사람이 많잖아~ 예지는 처음이 아니지?”

“예전에 아빠 생일축하 할 때 왔었지? 당면 불고기가 맛있어!”

“맞아~ 당면불고기 끝내주지. 나도 여기와 봤다. 아빠엄마랑!”

“지수도 왔었어? 우린 기대된다.”


은비가 그냥 있을 수 없지. 그리고는 친구들을 식탁자리에 앉도록 안내를 했다. 제일 먼저 엘로이 여인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나서는 린다와 줄리아 그리고 하루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이를 본 어머니들은 미소를 지었다. 물론 예지나 지수가 가만있지 않았다. 서로 자리를 마련하려고 했다. 그러자 오빠가 교통정리를 해주었다. 먼저 엘로이가 앉은자리를 시작으로 해서는 어머니들이 앉도록 했고, 다음은 엘로이 옆에 하루와 린다와 줄리아를 앉도록 했으며, 그다음은 알아서 앉으라고 지시를 했다. 그때에 예지는 오빠들에게 소리쳤다.

“오빠들! 우릴 무시해? 오늘이 무슨 날이야? 우리 졸업식이잖아~”

“미안, 미안~ 우리 예지야! 그래서 너희들이 창가에 앉도록 했잖니! 주인공들이니깐, 괜찮지? 공주님들~”

“네! 좋아요~”


다르와 민지와 은비 그리고 지수는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예지만 콧바람을 씽씽 내면서 다르 옆에 앉았다. 모두 자리에 앉자 식당 아주머니가 오셨다. 그리고 주문을 받았다.

주문이라기보다는 오빠들이 일방적으로 음식들을 시켰다. 예지의 눈치를 보면서 말이다. 이때에 예지의 어머니가 한 마디 했다.


“예지야, 편하게 식사하자~ 오빠가 불쌍하잖니?”

“내가 뭐?”

“아니에요~ 재밌어요. 예지가 부러워요!”


오빠가 없는 친구들은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린다만 살짝 미소를 지었다. 묵묵히 앉아 있는 엘로이 여인을 바라보던 은비의 어머니가 말을 했다.


“음, 엘....... 여인께서는 한국음식이 맞을지 모르겠네요?”

“예~ 괜찮습니다. 좋아합니다. 오늘 불청객으로 죄송합니다.”


그러자 다르와 친구들은 이상한 미소를 짓는다. 눈치 빠른 쌍둥이 오빠들이 끼어들어 말했다.


“공주님들~ 표정이 요상합니다.”

“아니에요~ 재밌잖아요!”

“뭐가 재미있다는 거니?”


다르와 민지의 어머니도 이상한 표정을 하시면서 말했다. 이를 본 은비는 한바탕 웃으면서 말했다.


“거 봐요~ 어머니들도 이상한 표정이시네요! 그렇지? 얘들아~”

“우리 엘로이 아줌마는 이상하게 서리 얌전한 채 하시네요!”

“얘들아~ 그 무슨 버릇없는 말이니? 모처럼 오셨는데.......”

“우리는 처음이 아니에요. 그렇죠? 엘로이 아줌마!”


소녀들은 ‘아줌마’에 힘을 써서 말했다. 그러자 엘로이 여인은 애들에게 윙크를 보내며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러자 민지의 어머니가 고개를 앞으로 내밀면서 말했다.


“애들이랑은 어떤 관계이시죠?”

“우린 친구예요. 그렇지? 엘로이~”

“그럼 못써요. 이름을 함부로 부르니?”

“맞습니다. 우린 오랜 친구지요. 오늘 졸업을 한다고 해서 축하도 하고 어머니들께서도 인사를 드릴 겸 왔습니다. 반갑습니다.”


드디어 소녀들의 본색이 드러나고 말았다. 한바탕 웃어내는 소녀들, 결국 식사의 분위기 화기애애해졌다.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일행은 봉고차에 타고는 큰오빠가 운전하며 근처에 있는 카페에 갔다. 그리고 다시 비슷하게 자리들 찾아 앉았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엘로이 천사가 인간들과 식사를 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여기에 꼭 집어 말해주고 싶단다.

아브라함이 들에서 양 떼를 치고 있을 때에 이른 아침에 지나가는 세 나그네를 보았다. 그러자 아브라함은 그들을 간청하여 모시고는 아침식사를 대접을 했다. 그 나그네는 하나님과 천사 두 분이었던 것을 알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사람의 모습으로 아브라함에게 나타났으며, 아브라함이 제공한 아침식사를 맛있게 먹었단다. 이처럼 비록 영의 세계에 있는 천사일지라도 그들이 육신의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나타날 때에는 실제의 인간의 모습을 갖는다는 사실을 알기 바란다.

이처럼 엘로이 천사도 역시 인간의 모습으로 자주 나타나곤 하였지. 이러한 사실을 소녀들은 잘 알고 있다. 아니 소녀들은 보이는 대로 믿는 놀라운 믿음을 가졌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런 심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래서 예수는 어린이를 가까이하면서 말했단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태 18:3)


소녀들도 어린아이처럼 마음이 맑고 진실하여 이런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믿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어른들은 쉽게 믿으려 하지 않을까? 그것은 어른들의 머릿속에는 세상적인 지식들로 가득하여 그 지식에 의존하여 생각하고 바라보고 믿으려 하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대로 보는 눈을 가지고 있단다. 소녀들은 그런 눈을 가졌기 때문에 놀라운 일을 할 수 있었다. 다르와 민지와 예지 그리고 은비와 지수, 또 린다와 줄리아 그리고 하루가 그런 소녀들이었다.

그런데 어머니들은 소녀들과 다르게 세상적인 생각들이 많았다. 그래서 노란 머리 여인을 외국에서 온 분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린다와 줄리아에 연결된 분일 줄로만 알았었다. 그러나 엘로이 여인은 자신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았으며, 소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소녀들의 졸업식을 마치고, 어머니들과 오빠들이랑 졸업 기념으로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먼저 집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다르와 민지와 예지와 은비와 린다와 줄리아와 하루는 엘로이 여인과 함께 카페에 남아 있었다. 다르와 예지는 마치 대표 격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엘로이와 린다와 줄리아와 하루에게 정중히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엘로이 오늘 우리 졸업식에 함께 해주어서 고마워요. 그리고 린다와 줄리아와 하루가 이렇게 와 줘서 너무 고마워!”

“참, 어떻게 린다와 줄리아와 하루가 같이 올 수 있었니? 혹시 너희 같이 있었니?”


역시 의심이 많은 은비는 이들이 함께 와준 것에 대해 궁금해하였던 것이다. 먼저 린다가 입을 열었다.


“사실은 하루가 전날에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왔단다. 우리도 졸업축하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래? 하루가 전화했고, 같은 시간에 여기서 만난 거야?”

“응, 은비야, 사실은 엘로이가 우리 도와주었어!”

“하루야, 내가 말하지. 린다와 줄리아도 하루처럼 너희들의 졸업식에 대해 안타까운 생각을 하고 있었단다. 그래서 내가 순간이동을 하렴하고 말해주었지.”

“그럼 엘로이가 이일을 꾸민 거야? 하루!”

“응, 다르야, 사실은 네가 보고 싶었어~ 물론 다른 친구들도 말이야. 그래서 창가에서 달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그때에 엘로이가 창가에 와서는 내게 말해주었어. 순간이동을 하면 되지. 뭘 고민하니? 그래서 혼자보다는 린다와 줄리아랑 같이 가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지.”

“맞아, 줄리아랑 우리 집에서 너희들 중학교 졸업한다는 것에 대화를 하고 있을 때에 하루가 전화를 한 거야. 엘로이가 순간이동을 해서 가라고 말이야. 그래서 서로 시간을 맞추게 된 거지.”

“어머, 너희들 멋지다. 그리고 꽃다발이랑 꽃바구니도 준비했구나! 너무 고마워~”

“말로만 하지 말고 서로 안아주렴. 민민하게 그게 뭐니?”

“어머? 엘로이, 그런 것도 알아? 이젠 인간 다됐네?”

“민지, 넌 엘로이를 뭐로 아니? 우린 다 친구잖아~”


그렇게 은비가 먼저 일어나 린다와 줄리아와 하루에게 포옹을 하고는 엘로이도 껴안았다. 그러자 다르가 일어나고, 예지와 민지와 지수가 차례로 일어나 서로 안아주었다. 카페의 주인아주머니는 이런 광경을 멀리서 바라보고는 부러운 표정이었다. 그리고 다가와서는 소녀들에게 말을 걸었다.


“멀리서 보니 참 아름다워요. 뭐 마실 거라도 드릴까요?”

“네? 괜찮아요. 이제 일어나야죠!”

“아니, 오늘 졸업을 한 모양인데, 저도 축하해 줄 겸해서요. 시원한 차라도 드릴까요?”

“네, 그러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님의 축복 있으시기를.......”

“감사합니다. 교회에 다니시나 봐요? 저도 교회에 다니지요.”

“우리도요~ 이 아줌마는 특별한 분이셔요. 축복 주실 거예요.”

“어머? 그러세요? 목사님이신가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카페주인은 말하고는 곧 자리를 떠나 시원한 음료수를 제공해 주었다. 소녀들은 빙그레 웃었다. 엘로이가 목사님이라 하니깐 말이다.

이제 시원한 음료수까지 마시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그때에 다르가 하루의 손을 꼭 잡고는 말했다.


“하루야, 오늘 우리 집에 갈래? 참 린다와 줄리아는 예지네 가면 되겠다. 그렇지? 예지!”

“그래, 우리 집에 가자!”

“엘로이! 그래도 될까? 하룻밤만 자고 가면 안 될까?”

“하루야, 언제까지 물어보고 결정을 하려고 하니? 하늘 아버지께서 실망하시겠구나.”

“왜? 실망해! 하루가 얼마나 착한데.......”

“다르와 민지와 예지는 하루를 이해하지 못하지! 하루는 일찍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랑 살면서 많이 힘들었단다. 하루! 그렇지?”

“우리도 그래요~ 민지야! 너나 난 아버지가 안 계시잖니, 그렇지?”

“은비 말이 맞아요. 그래도 친구들이 있어서 괜찮아요.”

“참, 다르와 예지와 지수는 아빠가 계시잖니? 왜 오늘 안 오셨어?”

“린다야, 그건 말이다. 여자끼리 지내라고 아빠들이 작당을 한 거야.”

“작당? 그게 뭔데?”

“참, 줄리아는 한국말이 짧지~ 그건 말이야, 빠지고 싶으니깐 그런 거지.”

“그러니깐, 다르와 예지와 지수의 아버지들끼리 모의했다는 거구나!”

“역시 린다다워~ 그런 셈이지. 사실은 우리끼리 편하게 지내라고 그랬을 거야?”

“다르! 네 말이 맞겠다. 여자들끼리 모이는 게 훨씬 편하긴 해!”

“음, 친구들~ 이젠 난 가보아야겠다. 하늘에서 부르시는구나!”

“예? 부르시다니요? 더 있으면 안 돼요?”

“우리는 명령에만 따를 뿐이란다. 너희들처럼 자유의지로 스스로 행동하고 결정할 수 없는 존재지.”

“예? 그럼 인간만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천사들은 아니에요?”

“그래서 천사들이 사람들을 부러워하지! 너희들처럼 말이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단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결정하고....... 얼마나 아름다우니!”

“어머? 우리가 그런 존재였어요? 아멘! 할렐루야~”


소녀들이 그렇게 놀라면서 기쁨에 찬 모습들을 바라보던 엘로이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그럼 하루와 린다와 줄리아는 하루만 친구들이랑 잘 지내고 집으로 돌아가요! 알았죠?”


그렇게 말하고는 엘로이는 카페의 문을 나가서는 사라졌다. 소녀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는 엘로이의 말에 너무 기뻐서 둥실둥실 식탁 주변을 맴돌았다. 멀리서 이를 바라본 카페 아주머니는 빙그레 웃으시며 계셨다. 그렇게 다르와 민지와 예지와 은비와 지수는 자신들의 중학교 졸업식을 마치고, 이렇게 멀리서 친구들, 하루와 린다와 줄리아가 와주어서 마음들이 들떠서 카페를 나왔다. 그리고 그들은 버스를 타고는 예지의 집으로 향했다.

역시 소녀들은 오늘밤에 어찌 보냈을까? 당연하지. 소녀들은 예지의 집에 모여 밤새도록 수다를 하며 잠을 설치고는 다음날 아침에는 잠에 깊이 빠져서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런 모습을 예지의 어머니는 방문을 살짝 열어보고는 빙긋이 웃고 거실로 가서는 어딘가에 전화를 하고 있었다.

소녀들의 졸업식 날에 가장 큰 선물은 하루와 린다와 줄리아가 찾아와 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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