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듣다

[愛詩]

by trustwons


빗소리 듣다


어둠이 내리는

이른 저녁 길에서

가로등 불빛에

애절히 보이는

빗 발레를 바라보며

멈춰 선 곳에서

빗소리를 듣는다.


깊은 밤하늘은

어디메로 갔는지

늦도록 내리는

빗소리에 젖어

잠 못 이루는 밤에

하늘 꿈 헤매며

빗소리만 듣는다.


날은 밝아오나

해는 얼굴을 숨고

새소리는 고요

바람조차 잠잠

창가엔 눈물 흐르고

어린 마음에는

빗소리만 들린다.


처마 끝 머무는

빗방울 방울마다

비춰주는 세상

환상의 나라에

정신을 빼앗기 소년

시간조차 멈춰

빗소리만 들린다.


뒷동산 언덕에

오뚝 서있는 채로

한없이 내리는

가랑비에 젖어

안개 속 마을을 보는

소년의 귀가에

빗소리만 들린다.


검정 고무신에

가득한 빗물 젖은

발고락 고락이

꼼지락 꿈지럭

때 국물에 몸부림쳐

빙글 웃는 소년

빗소리를 잊는다.


먼 하늘도 회색

먼 마을도 회색빛

내리는 빗줄기

회색빛 세상

텅 빈 마음을 채우며

쓸쓸함에 묻혀

빗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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