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수학여행을 떠나다

[다르소녀와 달무리 검 5편]

by trustwons

[소년소녀들의 공상소설- 다르소녀와 달무리 검 5편]


2. 수학여행을 떠나다


저녁이 지나고 새 아침이 왔다. 핸드폰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었다. 침대 위에서 꿈틀대는 다르 소녀는 귀찮다는 듯이 핸드폰을 뒤집어 놓았다. 그래도 여전히 울리는 핸드폰 소리에 다르는 지그시 눈을 뜨고는 손을 뻗어서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한쪽 눈만 뜨고는 폰을 열어보니 하루의 전화였다. 다르는 후다닥 일어나 앉아서는 전화를 받았다.


“왜 전화를 안 받니? 나 하루야~”

“응 엉? 미안해! 너무 졸려서 그랬나 봐. 어쩐 일이야?”

“오늘 수학여행 가는 날이야~ 등교가 9시지?”

“응 9시지. 넌 그걸 내게 물어보는 거니? 너 선생님이랑 함께 있잖아~”

“선생님은 일찍 나가셨어! 나 혼자 있어. 뭘 준비해? 어떻게 하니?”

“어떻게 하다니? 어제 다 준비해 놓은 거 아니야? 우리 너무 늦도록 수다 떨었나 봐!”

“나도 그래, 수학여행은 처음이거든.........”

“나도 처음이야! 2박 3일이잖아~ 활동하기 편한 옷을 챙기고 필기도구도 챙겨봐!”

“그렇구나! 문 앞에 가방이 있었네? 어제 너랑 얘기하면서 챙겨놓았었네.”

“거봐~ 선생님은 왜 일찍 나갔어?”

“응, 직원회의가 있다고 먼저 나갔어! 여기 메모 해 놓으셨네.”

“내가 너의 집으로 먼저 갈까? 같이 가게.”

“그럴 수 있어? 그럼 좋아~”

“기다려 서둘러서 갈게~ 그때 보자! 하루 사랑해~”

“나도~”


다르는 전화를 끊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차림을 하고 있었다. 후다닥 세수를 하고는 부엌으로 달려가듯이 갔다. 이미 어머니는 아침식사준비를 해 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이제 나오니? 오늘은 늦게 가지?”

“네, 9시까지 가면 돼요. 두 분은 웬 외출복 차림이셔요?”

“응, 우리도 수학여행 가려고.......”

“예? 우리랑 같이요?”

“그럴까?”


옆에 웃으시며 앉아 계신 다르의 아버지가 말했다. 어머니도 덩달아 웃으며 맞짱을 치셨다.


“어때? 우리도 같이 갈까? 다르씨!”

“아침부터 뭐해요? 나 하루한테로 일찍 가야 해요.”

“그래, 누가 뭐라던? 어서 식사해라!”


다르는 서둘러 식사를 하면서 눈짓으로 식사하시라고 했다. 그러자 다르의 부모님도 같이 식사를 하였다. 거의 식사를 마칠 쯤에 다르는 재차 물었다.


“어머니, 아버지! 어디 가시는데요?”

“우린 민지 어머니와 함께 일본에 계신 하루의 어머니께 가려고 준비해 놨지.”

“일본에 가신다고요? 하루도 알아요?”

“모르지, 조용히 다녀오마! 넌 하루를 잘 챙겨주라!”

“네, 지금 가요?”

“아니다. 우린 2시 비행기거든........”

“고마워요! 어머니, 아버지~ 하루 어머니께 안부 전해주셔요.”


다르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바로 여행 가방을 메고는 나왔다. 그리고 어머니와 아버지께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가면서 곧바로 민지에게 전화를 했다.


“민지야! 나 일찍 나왔거든, 나랑 하루네 집으로 같이 갈래?”

“그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기다리고 있었다고? 뭐야? 너도 알고 있었니?”

“뭘 알고 있어. 당연하지. 우린 모두 하루랑 통화를 했었지. 넌 전화를 안 받는다고 하던데........”

“그랬구나, 좋아 그럼 예지네로 가자!”


다르는 빠른 걸음으로 민지네 집 앞으로 갔고, 민지를 만나서는 예지네 집으로 갔다. 다르는 민지와 함께 예지네 집 앞에 왔을 때에는 이미 은비와 예지가 아파트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 은비야! 너도 일찍 왔네? 어떻게 된 거니?”

“어떻게 되다니? 우리 모두 연락을 받고 막 가려던 참인데 민지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지.”

“민지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뭐야? 그럼 난 빼고?”

“뭔 소리~ 이렇게 같이 가잖니! 하루가 좀 전에 네가 올 거라고 말해줬어!”

“야~ 니들 웃긴다. 날 완전히 엿 먹인 셈이네.”

“뭘? 그리 섭섭하게 말하니? 언제 널 뺀 적 있니? 네가 늦장 부린 거지.”

“어젯밤에는 그렇게 수다를 떨면서도 아무 말이 없었는데....... 이 무슨 꼴이람.”

“우리도 이른 아침에 들었어. 넌 전화를 안 받는다고 하루가 안달이었지.”

“어떻든, 가자! 기다리겠다.”


예지는 앞장서서 친구들을 이끌고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곧 버스가 왔다. 일행은 모두 버스에 탔고, 버스는 가벼이 달려갔다. 드디어 하루네 집 근처에서 버스가 도착을 하자 약속이나 했듯이 다르와 예지와 민지 그리고 은비가 버스에서 내려서는 곧바로 급하게 걸어서 하루네 집, 아니 선생님의 집으로 갔다. 하루는 집문 앞에 앉아서는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에 은비가 먼저 하루를 발견하고는 말했다.


“어머, 하루가 나와 있네! 하루야~”

“언제부터 나와 있었니? 아직 시간은 있는데.......”

“마음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

“너, 아침식사는 했니?”

“응, 선생님이 차려놓으셨어.”

“역시, 우리 선생님 짱!”

“우리 걸어서 갈까?”

미수와도 같이 가자!”


하루는 친구들에게 옆집에 사는 미수와 같이 가자고 했다. 그래서 일행은 옆집, 미수네 집으로 향했다. 이때에 창밖을 바라보던 미수는 창문을 열고는 소리쳤다.


“얘들아~ 곧 나갈게 기다려!”

“어머, 창문에서 우릴 보고 있었어? 그냥 갔다간 큰일 날 번했겠다.”


은비가 그렇게 말하자. 모두들 그렇겠구나 하는 식으로 빙그레 웃어넘겼다. 그러자 곧 미수가 밖으로 나와서는 친구들에게로 달려왔다.


“넌, 우릴 계속 지켜보고 있었니?”

“아니, 난 아빠가 차로 데려다준다고 해서 여유롭게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야. 그때에 너희들이 이리로 오는 걸 봤지.”

“그랬어? 그럼 차로 가지 그래.”

“시간도 많은데, 뭘 그래. 너희들이랑 같이 가는 게 더 좋지.”


그렇게 다르와 예지와 민지 그리고 은비와 하루와 미수는 유유히 학교 쪽으로 걸어갔다. 학교에 도착한 그들은 교실로 가지 않고 소강당으로 걸어갔다. 운동장에는 관광버스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관광버스는 모두 다섯 대였다. 소강당 안에는 1학년생들이 반별로 앉아 있었다. 다르는 예지와 하루와 함께 1학년 3반에 가서 앉았고, 민지와 은지와 미수는 5반에 가서 앉았다.

이때에 단상 위에서 1학년 주임 선생님이 마이크로 학생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했다. 모두 조용해지자 교장선생님이 말씀을 하시기 시작을 했다.


“사랑하는 1학년 학생 여러분, 오늘 날씨가 참 좋지요? 멋진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네요. 담임선생님께서 여러분들에게 나눠준 ‘수학여행일지’를 잘 챙겨 왔지요?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일정에 따라서 신라의 문화를 배우고 친구들 간에도 좋은 우정을 만들고, 그리고 잊지 말아요. 감상문을 꼭 제출하도록 해요. 최우수상에는 멋진 상금이 있어요. 알았지요? 그럼 기대할게요. 잘 다녀오세요! 친구들~”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교장선생님이 주신 노란 모자를 손에 들고 흔들었다. 교장 선생님도, 담임선생님들도 모두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리고 반별로 담임선생님의 인솔에 따라서 소강당을 나온 1학년 학생들은 반 번호가 붙어 있는 관광버스에 차례로 올라탔다. 그리고 담임선생님들은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께 친히 악수로 인사를 나누시고는 버스로 와서는 올라탔다. 관광버스가 서서히 출발을 하자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이 손을 흔들어주시며 배웅해 주셨다.

관광버스는 반별대로 SH여고 정문을 빠져나와 송도 길을 지나 수원 쪽으로 달려가고 있다. 고속도로 길을 따라 천안을 지나 대전에 이르러서는 대전휴게실에 와서는 버스주차장에 일렬로 주차를 하자 학생들이 차례로 버스에서 내려서는 휴게소 내에 있는 식당으로 안내를 받으며 들어갔다. 이미 예약되어 있어서 충분히 여학생들은 점심식사를 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한 후에 다시 관광버스는 학생들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을 했다. 놀라운 것은 예전 같으면, 관광버스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는 버스 안에서는 학생들이 이리저리 춤추며 노래하며 야단법석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SH 여자고등학교 여학생들은 매우 차분한 분위기였다. 아니 선생님의 지도였는지, 아니면 학교장의 특별한 지시였는지, 버스 안에 있는 여학생들은 조용하게 옆 친구 랑만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간식을 나눠주는 학생들만이 일어나 이리저리 무엇인가를 배부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특히 1학년 3반 여학생들이 탄 버스 안에는 다르와 하루가 같이 앉아 있으며, 서로 열심히 무엇인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반장인 예지는 학급임원들과 함께 간식을 나눠주는 모습이 보였다.

여기서 집고 갈 이야기는 1학년 3반의 반장이 예지가 된 것이다. 담임선생님이신 이월희 선생님은 학기 초에 일일반장으로 일 번부터 끝 번호까지에 학생들이 하루씩 반장 직을 맡아서 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한 후에 반장선출을 하였던 것이었다. 물론 다르도 하루도 일일 반장을 했었다. 사실 학급 반장은 권위적이기보다는 봉사적인 것이어서 반 친구들을 도와주고 담임선생님의 일을 도와드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서로 돌아가며 반장의 일을 맡아본 반 학생들은 예지를 반장으로 선출했던 것이었다. 물론 중학교에 있을 때에도 반장의 일을 맡아온 예지는 친구들의 호감을 받았었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예지가 헌신적으로 잘하는 것에 대해 믿음이 있었는지, 특히 예지는 오빠들 속에서 자랐었는지 사소한 일에도 관심을 가지고 친절하게 반장의 일들을 잘 해내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매우 판단력이 빨라서 일 처리도 신속하게 해 내어서 반 친구들의 호감을 더 받았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반장이 된 예지는 버스 안에서 선생님의 말씀을 학생들에게 전하고, 또 학생들이 힘들지 않는지도 잘 살피기도 하였다. 지루해하거나 불편해하는 친구가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그 옆에 자리를 바꿔 앉아서는 지루하지 않게 불편하지 않게 대화를 만들어 가곤 하였다.

어느덧 관광버스는 대구휴게소를 지나쳐 갔다. 그리고 곧바로 경주로 가는 고속도로로 진입을 하였다. 그러자 여학생들은 들썩이기 시작했다. 역시 여학생들은 지루했었나 보다. 그렇지 않고는 저렇게 좋아할 수가 없겠지. 경주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데에 반기고 기뻐하는 모습들이 젊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얼마를 달리지 않아서 경주 시내로 들어가는 터미널 게이트에 왔다. 관광버스가 경주 터미널게이트를 통과하자 버스 안에 있는 여학생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물결치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을 질렀다. 그러자 뒤따라오는 버스에서도 여학생들이 똑같은 행동으로 물결치듯이 함성을 질렀다. 선생님과 운전아저씨까지 놀랐다가 웃고 말았다.

“경주! 경주! 경주! 와~”


관광버스도 덩달아 기분이 좋은지, 살짝 몸을 흔들고는 미끄러지듯이 경주 시내를 지나 숙소를 향해 가고 있었다. 바로 불국사 근처에 있는 경주 K유스호스텔의 주차장에 버스들이 하나둘씩 정차하였다. 그리고 학년주임과 담임선생님들의 지시에 따라 버스에서 내리는 대로 호스텔 안으로 안내되어 지체 없이 배정받아 여학생들은 지정된 숙소로 들어갔다. 각 숙소에 배정된 여학생들은 여덟 명씩 한 반에 다섯 숙소가 배정되었다. 그러니 총 숙소의 수는 스물다섯이 되었다. 이 호스텔에는 오백 명이나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다르와 하루는 반장인 예지와 함께 같은 숙소로 배정되었다. 이러한 숙소 배정은 예지의 지혜로운 방법으로써, 버스 안에서 서로 희망하는 학생의 이름을 써내게 하여, 서로 연결고리로 여덟 명씩 묶어 내어 숙소를 배정하게 하였다. 이러한 예지의 합리적인 논리에 반 학생들은 환영을 하고, 만족해하였던 것이었다. 이런 방식을 다른 반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반장들의 밀담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담임선생님들은 이런 식의 반장들끼리 연합하여 학급을 운영하는 반장들에게 만족해하시고 계셨다. 참 놀라운 것은 SH여고의 특징은 학급운영을 학생중심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학급반장들끼리 모여 회의하는 1학년 회의실, 2학년 회의실, 3학년 회의실 등이 있다는 것이다. 각 숙소에 있는 여학생들은 1시간의 휴식을 한 후에, 수학여행일지에 있는 일정에 따라서 먼저 버스를 타고 신라역사 과학관을 관람을 하고, 국립경주박물관을 관람하고, 불국사 박물관과 불국사를 돌아보고, 불국사 반야연지와 석가탑과 다보탑을 관람하고 나서는 하나같이 여학생들은 토함산 불국사 약수도 한 모금 마셨다. 그렇게 관람을 하고 나니 어느덧 저녁식사 할 시간이 다 되었다.

여학생들이 숙소로 돌아와 보니, 오백 명이나 들어갈 수 있는 넓은 식당 안에는 뷔페식으로 다양한 음식들로 가득 차려져 있었다. 정말 배가 고팠나 보다, 식당 안으로 들어오며 환호성이 식당을 가득 메우고 말았다. 놀라운 것은 여학생들이 반별로 조별로 질서 정연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식탁에 앉아서는 식사를 하고 있을 때에 호스텔 주방에서 악단을 불러와 연주를 하도록 해주었다. 여학생들도 신나서 덩실 춤추는가 하며, 아는 노래가 나오면 따라 부르기도 하였다. 식사를 하는 건지, 노래를 부르는 건지 정신이 없을 정도로 흥겨운 분위기에서 식사들을 했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즈음에 반별로 노래자랑을 하였다. 그리고 장기자랑도 하였다. 그렇게 신나게 놀다 보니 취침할 시간이 다가왔다. 학년주임 선생님이 오늘의 일과를 보고하고, 내일의 일정을 말씀하신 후에 학급별로 각자의 숙소로 이동하도록 말씀하셨다. 여학생들은 우르르 자리에서 일어나나 했더니 질서 있게 세면을 하고는 숙소로 들어가 피곤했는지 너무 일찍이 조용해졌다. 그렇게 수학여행의 첫날은 지나갔다.


[다음 날 - 수학여행 둘째 날]

저녁이 지나고 새 아침이 왔다. 호스텔에도 아침 햇살이 창가로 비추어주었다. 어느덧 아침 7시가 되었다. 각반 반장들은 숙소마다 돌아다니며 기상을 알렸다. 그리고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호스텔 마당으로 모이라는 것이었다. SH 여고 1학년생들은 숙소에서 줄줄이 나와서 반별로 관광버스에 올라탔다. 그러자 버스는 스르르 움직이더니 아침공기를 맞으며 석굴암 쪽으로 달려 올라가기 시작을 했다. 잠이 덜 깬 여학생은 그 짧은 시간에 버스 안에서 잠들어있었다. 어느 여학생은 왜 일찍 가야 하는지 수학여행일지를 뒤적이고 있다. 어느 여학생은 잠을 깨 보려고 버스의 창문을 살짝 열어서는 아침공기를 들이마셨다. 가파른 산길을 따라 올라간 관광버스는 석굴암 주차장에 정착을 했다. 반 순서대로 여학생들은 버스에서 내려와 동해바다가 보이는 곳에 떠 있는 태양을 바라보며 잠시 여학생들은 침묵을 하고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에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에 하루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잔잔히 눈물을 흐리고 있었다. 이를 본 다르는 하루처럼 묵묵히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으로 생각에 젖어 있었다.

‘그래, 하늘은 저 동해바다만 보고 있는 게 아니구나. 그 끝에 오사카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고 있구나.’


너무나 동해바다가 침묵을 불러오는 듯하였다. 여학생들도 그걸 느꼈을까? 하나같이 모두들 침묵에 빠져있는 것 같았다. 이때에 한 여학생이 소리쳤다.


“이 아침에 동해바다는 너무나 고요하다!”


조용하였던 여학생들이 신호탄이 터져 알린 것처럼 모두 소리쳤다.


“고요한 바다! 고요한 아침! 고요한 나라! 대한민국!”


그리고 여학생들은 반 순대로 석굴암으로 이동을 하였다. 거대한 구렁이처럼, 띠를 이은 것처럼 줄을 따라 석굴암으로 들어가고 나오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말이다. 어느 누구도 불평하는 학생이 없었다. 참으로 SH여고 여학생들은 어디서 그런 여유로운 모습,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기다리고 차분히 이동하는 모습을 바라본 담임선생님들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학교주도의 학급운영이 아니라 학생주도의 학급운영이 불러온 여학생들의 주체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역시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학교운영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선 오백 년의 쇄국정책이 불러온 ‘우물 안에 개구리’와 같은 정신적 쇄국에서 탈피하는 교육에 아닐까? 여전히 조선의 전통정신을 자랑하는 분들이 많지만,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교육하려고 노력하는 SH여고에서는 조선의 얼과 기독교의 영성을 잘 융합하는 교육을 기반으로 실험적 교육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겠다.

그 결과가 여기 수학여행을 통해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다르와 친구들은 SH여중에서 이미 많은 영향을 받아서인지 자연스럽게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에 살던 하루가 교환학생으로서 SH여고에 온 것은 아주 잘한 일인 것이다.

그렇게 석굴암을 세심히 관람하고는 하산하는 데에 여학생들은 버스를 타지 않고 산길을 따라 내려가고 있었다. 약 50분 정도 되는 길이지만 하산하는 길이어서 30분 정도면 숙소에 도달할 수가 있었다. 여학생들이 버스를 이용하지 않은 것도 반장들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가벼운 산책을 한 기분 이었는지, 아침식사를 매우 쾌적하게 하였다.

놀랍지 않은가? 이들의 수학여행은 담임선생님의 인솔 하에 이루어지기보다는 여학생의 눈높이에서 각 반장들의 봉사정신으로 유유하게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히려 선생님들이 편하게 된 셈이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가진 후에 여학생들은 관광버스를 타고 다음 일정에 따라 관람의 길을 떠났다. 다르는 항상 하루와 함께 했다. 버스 안에 같이 앉은 다르는 옆 자리에 하루에게 슬며시 말했다.


“하루야, 아침에 석굴암에서 동해를 바라보았을 때 오사카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했지?”

“응, 괜히 바다를 바라보니깐 엄마 생각이 났어!”

“근데....... 사실은 민지의 어머니랑 우리 엄마 아빠가 일본 오사카에 갔어. 네 어머니랑 함께 지내시려고 말이야.”

“어머, 정말? 너희 부모님이 우리 엄마랑 같이 지낸다고? 그걸 이제 말하니?”

“민지랑 나중에 기회 있을 때에 말하자고 했었어.”

“어찌 됐든, 고맙다. 너희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전해주렴.”

“네가 직접 해! 다녀오시면 우릴 보자고 할걸.”

“그래, 이젠 마음껏 경주구경하자!”


먼저 도착한 곳은 첨성대이다. 역시 각 반장들이 수고가 많다. 그렇게 자유로우면서도 질서 있는 관람의 모습이 어떤 단체관광이라기보다 수많은 또래들이 모여와서 관람하는 듯이 보여주었다. 참으로 SH 여고생답게 예쁜 꽃들이 나들이 가는 듯이 보였다. 첨성대를 지나 동궁과 월지를 거쳐서 경주 월정교를 지나서 교촌마을에 들렀다.


“어머, 얘들아~ 여긴 꼭 그림 같다 예.”

“그래, 조선시대로 간 거 같아~ 어쩜 골목마다 예쁘니?”

“여긴 누구네 집이지?”

“저기 안내표시판이 있다 가보자~”

“어머, 조선조 경주 최진립의 가문이래. 17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약 삼 백 년간 부자였다네. 12대손으로 가훈을 지켜온 집안이며, 나그네와 거지들에게 베풀었단다.”

“참 훌륭한 집안이다. 그러니 삽 백 년 간 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거네.”

“가훈이 뭘까?”

“여기 최부잣집의 육훈이 있네. 1)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 마라. 2) 1년에 1만 섬 이상 재산을 모으지 마라. 3) 흉년에 남의 논밭을 사지 마라. 4) 집에 찾아온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라. 5) 집 사방에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6) 집안에 시집온 며느리는 3년간 무명옷을 입게 하라.”

“와~ 그때도 가훈이 있었네?”


그렇게 관람을 하고는 질서 정연하게 버스를 타고는 선덕여왕의 묘지에 갔다. 선덕여왕릉에 꼭 가보라고 하시던 교장선생님의 부탁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여학생들은 선덕여왕의 무덤을 세심히 살폈다. 선덕여왕은 신라의 최초의 여왕이라고 한다. 그리고 27대 여왕이었으며, 재위한 기간은 632년에서 647년간 15년간 왕위에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역사 중에 최초의 여자 왕이 아닐까 싶다. 선덕여왕의 무덤의 크기는 높이 6.8m, 지름이 23.6m의 둥글게 흙으로 쌓은 원형 돔으로 봉토무덤으로, 밑의 둘레는 자연 돌로 2~3단으로 쌓아있었다. 그리고 선덕여왕이 첨성대를 세웠다고 한다. 왜 교장선생님이 꼭 선덕여왕릉을 보라고 하셨는지 학년주임이신 선생님이 자세히 설명해 주신 후에 강조해서 말씀하셨다. 그러니깐 SH 여고생들은 선덕여왕의 정신을 이어받기를 원하신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여학생들은 눈치가 백단이었다. 수학여행일지에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선덕여왕에 대한 정보를 이리저리 살피며 메모해 두는 것이었다. 나중에 수학여행일지를 제출할 때에 맨 뒷장에 있는 감상문을 꼭 써서 제출하라고 강조하신 교장선생님의 말씀의 의도를 여학생들은 눈치를 챈 것이었다.

그렇게 관람을 하다 보니 어느새 정오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간 곳은 경주월드였다. 경주월드에는 다양한 흥미로운 놀이기구들이 천지다. 그리고 근처에는 식물원과 동물원으로써 버드파크가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두 시간 동안 자유 시간을 주셨다. 호스텔에서 준비해 준 도시락을 하나씩 들고는 반별이 아닌 각자 개인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반장인 예지도 다르에게 왔다. 그리고 먼저 점심식사를 하려고 좋은 자리를 찾고 있을 때에 민지와 은비와 미수가 찾아왔다. 그래서 모처럼 모두 모여 나무그늘에 자리를 잡고는 도시락을 먹기 시작을 했다. 그렇게 이백 명이나 되는 여학생들이 서로 친한 친구들끼리 여기저기 모여 앉아서는 점심들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들도 역시 학생들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는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마친 여학생들은 여기저기 놀이기구를 타며 신바람이 났다. 역시 예지와 민지와 다르 그리고 은비와 미수와 하루도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다. 그리고는 특히 새를 좋아한다는 하루의 말을 듣고는 모두 버드파크에 갔다. 다양한 새들과 작은 동물들과 거북이 그리고 물고기 등을 구경하며 체험도 하며 재밌게 돌아보았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하루의 머리에 새똥이 떨어졌다. 깜짝 놀란 하루는 소리쳤다.


“어머, 어째~ 내 머리 위에 새똥이 떨어졌나 봐!”

“어? 뭐라고? 새똥?”


그리고는 다르가 곧 휴지를 꺼내어 하루의 머리에 똥을 닦아주었다. 예지와 민지 그리고 은비와 미수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버드파크 실내에는 쇠창살로 천장을 만들어 놓았다. 그것도 꽤 높이 말이다. 그래서인지 새들이 높이 날아가다가 창살에 매달려 있기도 하고, 여기저기 높은 나무 위에도 앉아 있고, 그리고 낮은 나뭇가지에도 앉아 있었다. 특히 앵무새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마다 가까이 나뭇가지나 창살에 앉아서는 아는 척을 하였다. 여학생들은 손에 과자를, 또는 들어오기 전에 직원이 준 먹이를 손에 들고는 새들에게 주며 친근감을 가졌다.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던 민지는 앵무새나 매나 솔개나 그런 것보다는 재빠르게 날아가는 작은 새, 참새나 박새 그리고 방울새와 뱁새, 진박새 등을 살펴보았다.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후투티 새였다. 하늘은 손가락으로 나무 끝에 앉은 후투티를 가리켰다. 다르는 하루의 손끝을 보았다.


“어머? 저 새는 참 귀엽다 그치?”

“저 새는 후투티라고 해!”

“후투티? 처음 듣는 이름이다.”

“처음이라고? 흔하진 않지만 여름새라고 해! 머리에 벼슬 같은 깃털이 있다고 해서 추장 새라고도 해!”

“우리나라에도 살고 있을까?”


옆에서 가만히 듣던 은비와 민지가 물었다. 이때에 예지가 나서서 말했다.


“맞아~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보기 드물지만 옛날에는 종종 여름에 나타나곤 했다고 하더라. 보통 농가나 밭이나 과수원에 가끔 나타난다고 해. 그리고 뽕나무 주변에 잘 서식한다고 해서 오디새라고도 불러.”

“예지는 모르는 게 없구나! 먹이로는 뭘 먹을까?”

“미수! 나도 들은 얘기거든. 먹이로는 곤충의 유충을 주로 먹고, 거미나 지렁이도 먹는데, 후투티는 높이 날지 않아, 한 3미터 정도 날고 나는 속도도 느린 편이라고 해!”


예지가 아는 만큼 자세히 설명을 하는데, 친구들은 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다. 예지는 눈을 흘기고는 하루와 대화를 하였다. 다르는 힐긋 예지를 쳐다보고는 살짝 미소를 짓고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하루는 예지의 설명을 끝까지 듣고는 예지에게 다가가서는 일본에 있을 때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다시 여학생들은 반장의 인솔에 따라 버스를 타고는 오릉과 무열왕릉과 진흥왕릉 그리고 신라법흥왕릉을 숨 가쁘게 돌아보았다. 그렇게 돌아본 후에 경주시 율동에 마애석불입상을 돌아보고 경주시 배동에 있는 포석정지를 돌아보니 어느덧 해가 기울어가고 있었다. 포석정지 그늘아래에 잠시 휴식을 가진 후에 여학생들은 버스로 숙소로 돌아왔다.

역시 수학여행은 피곤한 여행인가 보다. 여학생들이 하나같이 피곤한 기색이었다. 각자 숙소의 지정된 방으로 모두 들어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다르와 하루도 방바닥에 나란히 누웠다. 이때에 민지와 은비 그리고 미수가 들어와 말없이 다르와 하루 옆에 나란히 누웠다.


“뭐야? 니들.......”

“뭐긴 뭐야? 우리도 피곤해~”

“왜 우리 방에 와서 눕는 거야?”

“다르! 오면 안 되니? 우린 하루랑 있고파 온 거지.”


그렇게 민지가 하루 곁에 바싹 붙어 누웠다. 은비도 하루 쪽으로 옮겨 누웠다. 미수는 빙그레 웃으며 다르 옆에 바싹 누웠다. 그리고 미수는 다르에게 말했다.


“요즘은 심심하지 않니? 뭐......... 건수 없을까?”

“미수~ 넌 일 났으면 좋겠니?”

“좋다는 게 아니라....... 너무 조용하잖니?”

“우린 지금 수학여행 중이잖아~”


민지는 언짢은 듯 다르와 미수의 대화에 끼어들어 말했다. 그때에 하루가 사르르 잠이 들었다가 번쩍 일어나 앉았다.


“하루~ 왜 그래?”

“나 꿈꿨나 봐!”

“무슨 꿈?”

“바다에 커다란 손이 솟아있어!”

“바다에 손이 솟아있다고? 그건 포항에 있는 김대중의 손이 아니야?”

“그런 곳이 있어? 내가 그것을 보고 있는데 마음이 불안해지는 거야~ 자꾸 그 손이 보이는 거야.”

“뭘까? 그 손을 보고 불안해진다고?”

“응, 내가 그 손을 계속 바라보면서 불안해하는 거야.”

“음..........”


다르는 뭔가 생각에 빠지고 있었다. 버드파크에서 있었던 일이 자꾸 연상이 되는 것이었다. 왜 하루의 머리에 새똥이 떨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서양 사람들은 새똥을 맞으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양에서는 다르게 생각을 한다. 즉 불길한 일이 있을 거라는 등 말이다.

다르는 일어나 앉았다. 그러자 은비도 민지도 미수도 모두 일어나 앉았다. 그러자 다르가 입을 열었다.


“미수! 네 말이 발단이 된 것 같아~ 뭔 일이 있을 것 같아!”

“정말? 한 건 하는 거니?”


그때에 반장들과 선생님들이 회의를 마치고 각 방으로 반장들이 들어와 저녁식사를 하러 가자고 말했다. 예지는 방안에 민지와 은비와 미수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반가워하면서 말했다.


“너희들 여기 모여 있었니? 반갑다. 저녁식사를 우리 같이 하자!”

“예지야, 우린 좀.......”

“왜? 뭔 일 있어? 모두들 심각한 표정들인데.......”

“응, 뭔 일이 있을 것 같아~”

“우선 저녁식사부터 하도록 하자. 그리고 함께 생각해 보자!”


예지는 우선 하루의 손을 이끌고 식당으로 가고 그 뒤를 다르와 민지와 은비 그리고 미수도 따라갔다. 식당 안에는 여학생들이 가득했다. 여기저기 자유롭게 모여 앉아서 저녁식사를 하고 난 후에 취침 전까지 자유 시간을 가지도록 했다. 다르와 친구들은 다른 여학생들의 눈치를 피하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둘러앉아서는 무슨 일인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때에 다르가 입을 열었다.


“난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아까 버드파크에서 하루의 머리에 새똥이 떨어졌을 때, 예감이 좋지 않았어!”

“뭔 소리~ 그건 길조야!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징조라고.”


은비가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는 편이라서 좋은 방향으로 해석을 해주었다. 미수도 민지도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었다. 이때에 예지는 명석하게 이해를 하고 아직 아무 일도 없는 상황이니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러자 모두들 예지의 말대로 일단 긴장을 풀고는 옥상 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있었다.


“얘들아~ 하늘을 봐! 별들이 촘촘하게 하늘을 가득 채웠어!”

“어머! 정말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인다.”

“저기 달도 어쩜 그려놓은 것 같아~”


그때에 다르의 목에 있는 목검이 뜨거워졌다. 다르는 깜짝 놀라 일어나 앉아선 목검에 손이 갔다. 그러자 다르의 귓가에 속삭이듯이 말이 들렸다.


“뭐 하니? 달을 불러봐!”

“응? 달을......”


다르는 손으로 목검을 잡은 채로 고개를 돌려 달을 바라보았다. 달빛이 물결을 일으키고 있었다.


“얘들아! 달이 이상하지 않니? 달을 부르자~”


다르의 말을 듣자 모두 손을 뻗어 달을 불렀다. 그러자 달이 점점 다가오더니, 하루가 꿈에 본 바다에 손이 보였다. 그리고 한 어선이 손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그 어선만 보이고, 그 배의 어장 속에 아이들이 갇혀있는 것이 보였다. 아이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이었다.


“저거였구나! 하루가 꿈에 본 이유가 바로 아이들을 납치한 거야.”

“가만! 어선이 이상한데? 어디로 가는 걸까?”


은비가 어선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를 챘다. 매우 낡은 어선이었던 것이다. 다시 어선은 김대중의 손 조각상을 지나쳐 육지에서 멀어져 가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하루는 안절부절못하면서 말했다.


“어떡해? 애들이 불쌍해~”

“이렇게 하자! 우리 천사목걸이에 손을 대고 엘로이를 부르자~”

“그래~”


다르와 친구들이 그렇게 엘로이를 불렀다. 웬일로 엘로이는 다르가 아닌 하루의 어깨 위에 나타났다.


“무슨 일이니? 날 부르게.......”

“윽, 엘로이~ 하루의 어깨에 앉아 있어?”


다르는 실망하는 어투로 말했다. 항상 다르의 어깨에 와 앉고 그랬었는데, 어째서 하루의 어깨에 앉아 있다니. 엘로이는 빙그레 웃으며 다르에게 윙크를 보냈다. 그러나 다르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다르야! 넌 질투하니? 오늘은 하루를 통해 메시지를 준 거야. 하루가 용기를 갖도록 말이야.”

“음, 알았어!”

“부럽다~”


민지와 은비와 미수는 부럽다는 듯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하지만 예지는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란 듯이 말했다.


“엘로이!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되겠어?”

“어떻게 하다니?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닌데.........”

“지금 우린 수학여행을 온 거잖아! 어떻게 여기를 이탈할 수가 있어?”

“걱정 마! 선생님이 이리로 오실 거야.”


그때에 옥상으로 이월희 선생님이 혼자 올라오고 있었다.


“얘들아! 여기 옥상에서 뭐 하니?”

“선생님! 우리가 여기 있는 걸 아셨어요?”

“마침 각 방을 둘러보고 있는데, 옥상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서 올라왔지. 너희들이었구나~”

“선생님! 잘 오셨어요. 그렇잖아도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 예지~ 말해 봐!”

“사건이 하나 생겼어요. 포항 바다에 아이들이 납치된 듯해요.”

“납치? 아이들이?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이 생겼네? 어머? 이분은 엘로이 천사 아니에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협조해 주셔야겠어요.”

“여기 염려하지 않아도 돼요. 행동을 하도록 하지~”

“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다르와 친구들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라졌다. 선생님은 홀로 옥상을 둘러보고는 내려갔다. 다르와 민지와 하루는 엘로이 천사와 함께 포항 바다에서 도주하고 있는 어선으로 순간이동을 했다. 그리고 예지와 은비와 미수는 포항의 해양경찰서로 순간이동을 했다.

다르와 민지와 하루와 엘로이 천사는 어선의 아이들이 갇혀있는 어창 안으로 이동했다. 매우 좁은 공간에 남자 어린아이들이 세 명이 갇혀있었다. 다르와 민지와 하루와 엘로이가 있으니 공간이 매우 좁았다. 9살 정도 되는 남자아이들은 흘쩍 흘쩍 울며 매우 긴장되어 있었다가 갑자기 다르와 민지와 하루와 엘로이 천사가 나타나자 아이들은 뚝 울음을 그치고 놀란 표정을 하고 있었다. 다르와 민지와 하루는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면서 달랬다.


“놀랐지? 너희를 구하러 왔어. 걱정 마!”


그러자 엘로이는 어창의 입구가 잠겨있는 것을 저절로 열리게 했다. 그리고 다르와 민지와 하루는 세 남자아이를 데리고 어선 간판 위로 올라왔다. 그러자 조타실에 있던 건장한 남자 세 명이 중국말로 뭐라고 소리쳤다.

“간판 쪽에서 무슨 소리가 났어!”(자오파이 나비안 요 센메 셍인)


그리고는 두 명의 남자가 어슬렁어슬렁 간판 쪽으로 왔다가 남자아이들과 다르와 민지와 하루가 간판에 있는 것을 보고 놀라며 조급히 조타실로 가서는 몽둥이를 들고 다시 왔다. 민지와 다르는 빙그레 웃으며 상대를 해주었다. 민지는 태권도 돌려차기를 해서는 한 남자를 쓰러트렸다. 다르는 목검을 불러서는 한 남자의 목 등을 세게 내리쳐 쓰러트렸다. 그러자 이상한 소리에 조타실에서 조타수가 시동을 끄고는 간판으로 갔다. 조타수는 두 남자가 쓰러져 있고 다르와 민지가 그 자리에 서있는 것을 보자 바로 조타실로 도망을 갔다. 다르와 민지는 조심스럽게 조타실에 다가가자 조타실의 문이 잠겨있었다. 다르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조타실 문을 검으로 파괴했다. 그리고 민지와 다르는 조타실 안에 조타수를 단숨에 쳐서 쓰러뜨렸다. 그리고 하루는 세 남자아이를 보호하고 있었다. 잠시 후 다르와 민지는 조타실에서 축 늘어진 조타수를 질질 끌고 나왔다. 그리고는 세 건장한 남자들을 묶어놓았다. 어선은 동해바다 가운데에 시동이 꺼진 채로 잔잔한 파도에 흔들거리고 표류하고 있었다. 남자아이들은 남자들이 묶여있는 것을 보고서야 얼굴이 밝아졌다.

이때에 멀리서 해양경찰선 하나가 빠르게 오고 있었다. 마침 다르는 예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민지와 하루에게 전했다. 곧 해경선이 다가와 세 남자들을 체포했으며, 남자아이들과 다르와 친구들과 함께 해경선을 타고 해양경찰서로 갔다. 그리고 어선도 함께 끌고 갔다.

포항 해양경찰서에서는 이미 다르와 민지 그리고 예지를 다민예 명탐정걸스임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몇 가지의 절차상 기록을 위한 질문을 받고 난 후에 수학여행 중이라는 말에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경주에 숙소로 10인승 헬기로 보내도록 지시를 하였다. 그리고 납치되었던 남자아이 세 명에 대해서는 인적사항을 확인한 후에 부모에게 연락을 하여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가도록 조치를 취하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범인인 남자 세 명은 중국공안에 의해 중국으로 이송되었다는 사실을 다르와 친구들은 알게 되었다. 다르와 친구들은 매우 씁쓸한 표정들이었다. 특히 하루는 너무나 충격이 컸다. 그리고 더욱 하루는 불안해하였다. 이를 본 다르와 예지는 하루를 안심하도록 달래주었다.

해경헬기를 타고 다시 경주의 숙소로 돌아온 다르와 하루와 민지와 예지와 은비와 미수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환영을 크게 받았다.

숙소 앞마당에 헬기가 착륙을 하고 거기 헬기에서 다르와 친구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선생님들과 여학생들이 마당으로 몰려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이월희 선생님을 통해서 상황을 대충 들었기에 더욱 무사히 돌아온 것을 기뻐하였다. 한편 여학생들은 어느 정도 다르와 친구들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이들의 활동을 듣게 되어 대환영을 해주었던 것이다.

그렇게 이른 아침에 다르와 하루와 예지 그리고 민지와 은비와 미수는 숙소에 도착을 하자, 해경 한 분이 이월희 선생님과 학년주임 선생님을 만나서는 상황설명을 하시고 차후에 결과보고와 함께 표창장이 있을 것을 말씀하시고는 곧바로 헬기로 돌아갔다.

다르와 친구들은 여학생들에 둘러싸여서는 무슨 일이었는지 질문들이 쏟아졌다. 학년주임 선생님은 여학생들을 진정시키고 아침식사를 하도록 권유하였다. 이월희 선생님은 다르와 친구들을 이끌고 숙소로 갔다. 그리고 가볍게 대충 이야기를 듣고는 씻고 아침식사를 하자고 권했다.

조금 늦은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에 학년주임의 권유로 이월희 선생님은 자신의 반 학생들인 에지와 다르와 하루 그리고 옆 반에 친구들인 민지와 은비와 미수를 자리에서 잠시 일어나게 하고는 여학생들로 격려의 박수를 하도록 인도했다. 그리고 간략하게 사건의 전말에 대해 요약해서 보고형식으로 여학생들에게 알려주었다. 그렇게 술렁이는 분위기 속에서 여학생들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각 숙소에 가서 각자의 짐들을 정리하여 지정된 관광버스에 올라탔다.

관광버스는 여학생들이 모두 탄 것을 확인받은 후에 서서히 반별로 출발을 하였다. 버스 안에서의 여학생들은 수학여행보다는 아침에 헬기가 마당에 착륙하고 다르와 친구들이 내리는 장면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하지만 꼬박 밤을 새운 다르와 친구들은 버스가 서서히 출발을 하자 조용히 잠들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SH여고생들의 수학여행은 마치고 경주에서 서울로 인천으로 관광버스는 묵묵히 달리고 있었다. 중간에 잠시 휴식을 했을 때에도 다르와 친구들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채로 버스 안에 그대로 있었다. 선생님들도 여학생들도 다르와 친구들을 깨우지 않았다. 꼬빡 밤을 새우면서 먼 포항에까지 가서는 납치되었던 남자아이들을 구출해 냈으니 얼마나 피곤했을까 하는 마음들이었던 것이다. 버스는 다시 휴게실에서 떠나 인천 SH여고에 도착할 때까지 다르와 친구들은 한 번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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