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곳

[愛詩]

by trustwons

머무는 곳



어릴 적

뒷산에 올라

풀밭 위에 누워

팔베개하며

바라본 하늘

구름이

유유히 흐르니

바람이

가슴 곁에 안기니

산새 소리 들으며

잠든 아이에게

여기

오래 머물라 하더라.

청년 되어

다시 찾아올라

언덕 위에

청송 그늘에

홀로 앉아

멀리 떠나는

구름을 바라보며

걷어올린 소맷귀

젖어든 땀냄새로

긴 한숨 내쉬며

미래를 허우적일 때

여기

머물라 아니 하더라.

언덕을

중년이 되어

오름도 힘겹고

노송에 기대어

숨소리 고르지 못해

뿌연 하늘만 바라보니

늙음이

하늘같아서

쓴 미소 지으며

여기

오래 있으려 하나

옛 모습 사라져

머무는 곳 어디메뇨.

※ 돈암동 바위산, 현재는 성신여대가 있는 산.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