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달린 여우는 병신이야!
[엽서 우화 편]
꼬리 달린 여우는 병신이야!
어느 날 여우 한 마리가 민가에 내려왔다가 인간의 덫에 걸려 꼬리가 잘리고 만다. 겨우 살아난 여우는 꼬리가 잘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곰곰이 생각을 하였다.
“이 모습으로 여우 마을로 돌아가면 모두들 나를 놀리겠지. 옛날 우리 할아버지도 꼬리가 잘려서 여우들을 선동하여 꼬리를 자르자고 했다가 쫓겨났었지.”
그때에 이 여우는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할아버지처럼 여우들을 모아놓고 선동하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는 꼬리가 잘린 여우는 처음 만난 여우부터 설득하고 좋은 이벤트를 창작해 들려주었다. 새로운 록음악을 만들었던 것이다.
“여기 꼬리 없는 여우가 있었네. 꼬리가 없어도 행복해. 꼬리가 없으니 몸도 가볍네. 꼬리가 없으니 잡힐 일없네.”
‘여기 꼬리 없는 여우’라는 제목의 록음악을 꼬리가 잘린 여우가 처음 만난 여우에게 선사하면서 불러주었다. 그러자 처음 만난 여우는 여우 마을로 돌아가서는 여우 친구들에게 자랑하며 록음악을 들려주었다. 하나하나 여우들은 이 음악을 매우 좋아하게 되고 많은 여우들이 신나게 부르면서 꼬리를 자르게 되었다. 그때에 나이 많은 여우가 선동한 꼬리가 잘린 여우에게 찾아왔다.
“어찌하여 이런 짓을 하느냐?”
그러자 꼬리 잘린 여우는 나이 많은 여우에게 대답을 했다.
“누구나 선택의 자유는 있는 거지요. 그들은 스스로 꼬리를 잘랐습니다. 이젠 새로운 바람이 필요한 것이지요.”
나이 많은 노장 여우는 말없이 자리를 떠나갔다. 얼마 후에 대부분의 여우들은 꼬리를 잘랐다. 여우 마을에는 이제는 꼬리 달린 여우는 거의 사라졌으며, 꼬리 없는 여우들로 가득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마을에 꼬리를 달고 다니는 여우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자 꼬리 없는 여우들이 몰려와 그 꼬리 달린 여우에게 돌을 던지며 소리쳤다.
“야~ 꼬리 달린 병신아! 당장 이 마을에서 떠나가라!”
꼬리 없는 여우들은 꼬리 달린 여우를 마을에서 쫓아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