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던 소녀는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 속 책상에 놓여 있던 엄마의 일기장을 열었다. 첫눈에 와닿는 단어를 담은 소녀는 입에서 맴돌았다.
"하늘, 하늘, 하늘..."
소녀는 동굴을 향해 걸어오면서 바라보았던 하늘을 뇌로 읊조리지 않고, 그냥 글자로써 아닌 하늘을 맘에 가득 채우며 동굴로 온 거였다. 그런 소녀가 엄마의 일기장 속에 쓰인 하늘, 하늘, 하늘... 반복되어 쓰인 단어가 입안에서 맴돌았던 것이었다. 소녀는 그만 엄마의 일기장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나 동굴 밖을 바라보았다. 동굴 속이 그토록 어둡다고 소녀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왜냐면, 동굴 안에는 양어머니의 도움으로 자가발전으로 밝은 전등이 켜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동굴 밖을 바라보던 소녀는 눈앞에 밝은 해가 열렬히 동굴 안을 비추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소녀는 햇빛과 열기로 하늘 아버지의 온유하심을 느꼈던 것이었다.
"아버지, 당신의 따스함을 어찌 내가 모르겠어요. 당신이 내게 있기에 나는 외롭지 않아요. 하늘에 있는 내 엄마도 그러했을 거라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