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엄마의 일기장(소라 섬 소녀 이야기)
[우리들의 세계-창작동화 편]
by trustwons Aug 24. 2021
5. 엄마의 일기장 [소라 섬 소녀 이야기]
“끼륵 끼륵 끽 끽~”
마당으로 들어온 갈매기들이 장독 위에 앉았다. 소녀는 할머니의 설거지를 도와드리고 마당으로 나왔다. 갈매기들을 본 소녀는 다시 부엌으로 가서 먹다 남은 생선 있는 접시를 가져와 들고 있었다. 갈매기들이 날아와 하나씩 물고 갔다. 재미를 느낀 소녀는 다시 부엌으로 가서 이번에는 찐 감자를 가져왔다. 갈매기들은 소녀의 손에 있는 감자를 보고는 빙빙 돌았다. 그러자 한 갈매기가 와서 톡 쪼았다. 다른 갈매기가 와서 톡 쪼았다. 또 다른 갈매기가 와서 톡 쪼았다. 그러자 소녀의 손에 있는 감자가 산산이 부서졌다. 그때에 갈매기들이 달려와 하나씩 물고 갔다. 이번에는 소녀가 말린 오징어를 가져왔다. 그러자 덩치가 큰 갈매기가 날아와 통째로 물고 날아갔다. 다른 갈매기들이 달려들어 뺏으려고 난리가 났다. 소녀는 껑충껑충 뛰며 웃었다. 덩치가 큰 갈매기는 멀리 날아갔다. 다른 갈매기들도 따라 날아갔다. 소녀는 멀리 날아가는 갈매기를 지켜보더니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온 소녀는 할머니가 방안을 청소하는 것을 보고 다가가 안았다. 할머니는 얼굴을 소녀에게 돌리며 눈짓을 했다.
“에고, 왜 그러니?”
“할머니가 너무 좋아!”
“나도다.”
할머니는 고개를 끄떡이며 표현을 했다.
“할머니, 저 동굴에 가도 되죠?”
“엄마가 보고 싶은 거구나~”
할머니는 그렇듯이 말한다고 소녀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대답을 했다.
“응.”
“그래 가보렴. 어둠기전에 와야 해!”
소녀는 할머니가 그런 눈빛임을 잘 알았다. 소녀는 일어서며 말했다.
“그럼.”
소녀는 방문을 나와 경주하듯이 대문을 뛰쳐나왔다. 그리고 해변을 달렸다. 집에서 만난 갈매기들이 아직도 오징어를 가지고 서로 싸우고 있었다.
“야~ 사이좋게 나눠 먹어!”
소녀는 바다 수평선을 주시하고 바라보더니 하늘 위에 있는 해를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해를 직접 바라보면 눈이 부시다고들 하는데, 소녀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소녀는 해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소녀는 손을 높이 들어 해를 반겨주었다. 해도 반갑다고 함박웃음을 보냈다. 소녀는 두 손을 양쪽 주머니에 쑥 넣고는 모래사장을 걸었다. 한 걸음 두 걸음 소녀는 모래 위에 조개껍질들을 발로 차면서 걸었다. 그때에 주머니에서 소라 집이 말했다.
“우~엉~ 야, 왜 조개껍질을 발로 차고 그래!”
“그래서 뭐?”
“나도 모래 위에 있으면 발로 찰 거야?”
“너?”
“나 말고 누구?”
“안 그러지.”
“정말?”
“그럼 내 친군데…….”
“그래도 그렇지~ 제네들이 불쌍하잖아!”
“그렇군, 미안해!”
소녀는 다시 조개껍질을 발로 차지 않았다. 그리고 모래 위에 발자국을 하나 둘 만들며 걸었다. 어느덧 동굴이 있는 곳까지 왔다. 소녀는 바위산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동굴로 들어갔다. 해가 동굴 안을 비춰주었다. 소녀는 햇빛을 받으며 동굴 안을 어슬렁어슬렁 돌았다. 그러다 소녀는 상자를 열었다. 소녀는 상자 속을 뒤척이더니 한 노트를 발견하고 집어 들었다. 노트 표지에는 일기장이라고 쓰여 있었다. 소녀는 노트를 들고 동굴 입구로 와 앉았다. 소녀는 노트를 열었다. 그리고 첫 장을 소리 내어 읽었다.
“나는 다섯 번째 일기장을 쓴다. 아버지는 내가 일기를 다 써갈 때쯤이면 어김없이 노트를 사 오셨다. 오늘은 아버지께서 「영어 첫걸음」이란 책을 사 오셨다. 이제 영어공부도 하라고 하셨다. 내 나이 12살인데 말이다. 지금 나는 여기 동굴에서 영어 첫걸음의 책을 펴고 하나하나 읽고 썼다. 너무나 신기하고 재미있다. 에이(A, a), 비(B, b), 씨(C, c)……. 나는 동굴 바닥에 써보고 지우고 그렇게 하며 놀았다.”
소녀는 읽고 다시 읽고 그랬다. 마치 엄마가 말하는 것처럼 읽었다. 그리고 소녀는 나도 영어 공부해야지 하고 생각을 했다. 소녀는 일기장을 옆에 내려놓고 일어나 상자 쪽으로 갔다. 그리고 상자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뭔가를 찾는 것이었다.
“여기 있네. 이거구나.”
소녀는 엄마가 공부했다는 「영어 첫걸음」을 찾았다. 그리고 집어 들고 동굴 입구로 다시 와 앉았다. 소녀는 영어 책을 열었다. 그러자 엄마가 쓴 내용들이 있었다. 에이, 비, 씨, 하며 읽어보았다. 다시 소녀는 읽었다. 그리고 영어책을 덮고 일기장을 들었다. 다음 이야기가 소녀는 궁금했었다. 일기장을 열고 다음 쪽을 폈다. 그리고 소리 내어 읽었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비가 올 것 같다. 아버지는 일하러 나가시지 않았다. 나랑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버지는 미국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셨다. 콜럼버스란 사람이 처음 미국 땅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 영국의 크리스천들이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왔다고 했다. 그 후에 많은 유럽 사람들이 자유를 찾아 미국 땅에 왔다고 했다. 미국은 자유의 정신으로 나라를 세웠다고 했다. 특히 미국은 신앙의 자유를 중요시했다고 했다. 나는 자유가 무엇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자유는 소중한 것이었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미국에 대해 많은 것을 더 알고 싶었다. 더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소녀는 엄마의 일기장을 한 장 한 장 읽었다. 그리고 소녀는 엄마처럼 미국을 알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녀는 엄마가 공부했던 영어책을 다시 열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소녀는 엄마처럼 하루 만에 영어 에이 비 씨 철자를 모두 외웠다. 소녀는 할아버지가 처음에 한글을 가르쳐 주셨던 것을 생각했다. 한글의 가나다라를 외우게 했을 때에 소녀는 노래하듯이 가나다라를 하루 만에 다 외웠었다.
어느덧 해가 산을 넘어가자 동굴 안에는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소녀는 동굴 안을 둘러보았다. 책상 위에 등이 있었다. 소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갔다. 그리고 등불을 켰다. 그랬더니 동굴 안이 환하게 밝아졌다. 소녀는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상자에서 꺼내온 공책에다 다시 영어 알파벳을 외우며 썼다. 또 외우며 썼다. 소녀는 잠시 멈추고는 동굴을 다시 둘러보며 생각했다. 엄마도 나처럼 이랬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역시 그 엄마의 그 딸이었나 보다. 소녀는 단숨에 영어 알파벳을 다 외우고 쓰고 했다. 점점 어두워지려고 하자 소녀는 동굴을 나왔다. 그리고 바위산을 내려와 해변을 걸으며 연시 영어 알파벳을 중얼중얼했다. 집에 도착한 소녀는 할머니에게 영어 알파벳을 다 외웠다고 자랑을 했다. 할머니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옆에 있던 메모지에 할머니는 뭐라고 글씨를 썼다.
“그래, 어떻게?”
“엄마의 일기장에서 봤어! 엄마도 이렇게 했을 거야. 나처럼.”
“그래, 네 엄마도 그랬단다. 영어 알파벳을 단숨에 외우고는 나에게 자랑을 했었지.”
“그랬어? 나도 다 외워~ 봐!”
소녀는 할머니 앞에서 영어 알파벳을 줄줄 외웠다 그리고 마루에다 손으로 알파벳을 썼다. 그러나 글씨는 보이지 않고 소녀의 손만 움직이는 것을 할머니는 바라보았다. 그리고 웃으셨다. 할머니는 소녀를 힘껏 안아주었다. 그리고는 메모지에 할머니는 흥분되어 글씨를 썼다.
“어쩜 네 엄마랑 똑같을까?”
“뭐가?”
“네 엄마도 내게 달려와 영어 알파벳을 외우며 여기 마루에다 손으로 철자를 썼단다.”
“엄마도 나처럼? 햐~”
“그럼, 어쩜 똑같니!”
소녀는 할머니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 그리고는 마루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할머니는 소녀를 붙잡고 메모지에 뭐라고 글씨를 썼다.
“아니 춤까지 똑같니?”
“예? 엄마도 여기서 춤췄어요?”
“호 호 호”
소녀는 방에 들어가서도 계속 영어 알파벳을 노래하듯이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