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달과 별(소라 섬 소녀 이야기)
[우리들의 세계-창작동화 편]
by trustwons Aug 28. 2021
7. 달과 별[소라 섬 소녀 이야기]
겨울 밤하늘은 소라 섬에서는 너무나 깜깜했다. 소녀는 할머니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많은 대화를 가졌다. 할머니는 고향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할머니는 남포항에서 태어났다고 하셨다. 태어날 때부터 말을 하지 못하였으며 같은 동네에서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를 알았다고 했다. 동네 아이들이 할머니를 벙어리라고 놀리면 할아버지가 와서 혼내주고 할머니를 도와주셨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보다 열 살이나 많다고 하셨다. 나중에는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결혼하게 되었다고 하셨다. 그다음 해에 육이오 전쟁이 일어났다고 하셨다. 그리고 부산으로 피난 가서는 남포동에 살았다고 했다. 전쟁이 끝나고 난 후에는 할아버지는 어부생활을 하며 할머니와 바닷가에 살았다고 하셨다. 그리고 딸을 낳아 행복하게 살았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에 할아버지는 서남쪽 바다에 있는 작은 섬으로 가서 살자고 해서 온 곳이 여기 소라 섬이라고 했다. 소녀의 엄마는 여기서 20 년을 같이 살았다고 했다. 그리고 엄마는 육지로 나가고 싶다고 해서 혼자서 육지에서 살다가 소녀의 아빠랑 결혼을 하였다고 했다. 그런데 엄마는 결혼생활 2 년을 육지에서 살다가 소녀의 아빠가 행방불명이 되면서 이곳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소녀를 낳았다고 했다. 소녀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갑자기 엄마와 아빠가 그리워졌다. 할머니는 잠이 드셨고 소녀는 자기 방으로 돌아와 홀로 창가에 기대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에는 어둠이 짙은데 유난히도 별들이 총총히 나타나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초승달이 별들 속에 같이 있었다. 소녀는 초승달을 쳐다보면서 속삭였다.
“달아, 오늘은 너도 나처럼 외로운 거니? 왠지 힘이 없어 보이는구나.”
“나보다 네가 더 힘이 없어 보인다.”
“아~ 그렇지! 내가 외로우니깐 너도 그렇게 보이는 거였구나.”
“오늘 무슨 일이 있었니? 네가 많이 슬퍼 보인다.”
“아니, 오늘 할머니랑 대화를 하던 중에 엄마와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거든…….”
“그래서 엄마와 아빠가 보고 싶어진 거구나.”
“사실은 난 엄마도 아빠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아니 엄마는 보았겠지. 그런데 기억이 안 나~”
“맞아, 네가 너무 어릴 적에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지.”
“응.”
소녀가 달과 대화를 하는 것을 듣고 있던 별들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용기를 내! 우리가 있잖아~”
달 옆에 있던 별 하나가 소녀를 위로하는 듯이 말을 했다. 그러자 하늘에서 아름다운 노래가 들려왔다. 수많은 별들이 합창을 하며 소녀를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저 아침 해와 저녁놀
밤하늘 빛난 별 망망한 바다와 늘 푸른 봉우리
다 주 하나님 영광을 드러 냈도다.」
이어서 밤하늘에 빛난 별들의 합창이 소녀의 귀가에 들려왔다.
「너는 하늘 같아, 빛나는 별들로 가득 찬 하늘 같아서
내 마음을 주고 싶어,
너는 하늘 같아, 빛나는 별들로 가득 찬 하늘 같아서
넌 길을 밝혀 줄 거야,
너는 하늘 같아, 빛나는 별들로 가득 찬 하늘 같아서
나는 너를 본 것 같아,
너는 하늘 같아, 빛나는 별들로 가득 찬 하늘 같아서
너의 품에 안기고 싶어,
너는 어둠이 짙어질수록 빛나는 존재이니까
나의 모든 것을 주고 싶어,
하늘 속에서, 별들로 가득 찬 하늘 속에서
너를 본 것 같아, 너를 본 것 같아
너는 하늘 같아, 별들이 가득 찬 하늘 같아서
아름다워, 너는 정말 아름다워.」
소녀는 별들의 합창 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 소라 섬에서 늘 외로워했던 자신에게 해와 달과 별들이 친구가 되어주어서 소녀는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다. 갑자기 하늘에서 천둥소리 같은 소리가 울려왔다.
“소라야~ 소라야~ 너는 혼자가 아니란다. 우리가 너와 함께 있단다.”
소녀는 갑자기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놀랐다. 그리고 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울려오는 소리에 더욱 놀랐다. 소녀는 누굴까 하고 창문을 열었다. 소녀는 머리를 내밀고 주변을 살폈다. 그때에 하늘에서 별들의 노래가 다시 들려왔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받고 있지요.
태초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고,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에겐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소녀는 마음에 기쁨이 찾아왔다. 이번에는 소녀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소년도 마음속으로 함께 노래를 불렀다. 깜깜한 밤하늘에 별들이 얼마나 밝게 빛나고 있는지 모른다. 밝게 빛나는 별빛 속에서 초승달은 살며시 소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음……. 별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줘!”
“그래, 오늘은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지.”
“뭔데?”
“이 세상에 제일 먼저 생겨난 것이 뭔지 알아?”
“뭘까?”
“빛이란다. 태초에 빛이 있으라고 창조자가 명령을 했지.”
“나도 알아!”
“그래? 빛이 있어라 하니 무엇이 나타났을까?”
“어둠이 사라진 거야.”
“그래, 맞아. 그때부터 시간이 생겨났지.”
“시간?”
“그때부터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는 것이 이루어진 거지.”
“그렇구나!”
“그리고 셋째 날에 하늘에 해와 달과 별들을 창조하셨지.”
“그랬지.”
“그리고는 해는 낮을 주관 하라 명하시고, 달은 밤을 주관하라 했지.”
“알아.”
“그리고 별들을 창조하시고 그것들로 징조와 계절과 날과 해를 이루게 하라고 명령을 했단다.”
“그랬어.”
“이제부터야~ 인간들은 지혜로워서 과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알아낸 거야.”
“무엇을 알아내?”
“잘 들어봐! 지구가 자전을 하는 것을 알아낸 거야. 그리고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가는 이치를 알게 된 거지.”
“그랬구나.”
“지구가 한 바퀴를 돌면 그것이 하루가 되는 거야. 그리고 지구가 해를 한 바퀴 돌면 그것은 일 년의 한 해가 되는 거지.”
“그래?”
“응. 그리고 달이 지구를 한 바퀴를 돌면 그것은 한 달이 되는 거란다.”
“그러니까,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하면 하루가 지나가고,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돌면 한 달이 지나가고, 지구가 해를 한 바퀴 돌면 한 해가 간다는 거구나.”
“오~ 똑똑한데, 그것은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우리들의 생활이 진행되는 거란다. 그것을 셈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해와 달과 지구의 운동이란다.”
“와우~ 그런 거였어? 이젠 알 것 같아. 그러면 별들은?”
“별들은 두 종류가 있지. 하나는 하늘에 지정된 곳에 가만있는 별을 항성이라고 사람들은 말하지. 그리고 해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별들은 행성이라고 사람들은 말하지.”
“그렇구나. 항성과 행성. 책에서 봤어.”
“행성은 해와 달과 함께 지구의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면서 계절과 날과 해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지만, 항성은 징조와 때와 시대를 나타내고 사람들의 태어남과 죽음의 시기를 정하며 기록하고 창조자의 메시지를 알려준단다.”
“와~ 그래서 점성가들이 운명을 점치는구나.”
“그렇지, 서양 사람들은 별을 통해 운명을 알아내고, 동양 사람들은 땅에 동물로 십이신을 만들어 운명을 알아낸다고 생각하지.”
“좀 어렵다. 아~ 졸려.”
소녀는 하품을 하면서 졸리는 듯이 말했다. 그러자 달은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하자고 하면서 멀리 하늘로 사라졌다. 소녀는 창가에 기댄 채 잠이 들었다. 이때에 할머니가 방 안으로 들어오셔서 소녀를 침대 위에 눕히고 이불을 잘 덮어주시고 나가셨다.